출입문,창문,모든 종류의 출입로전부 조사  봤지만 범인의 흔적을찾을  없었어요이렇게까지 철두철미한 범인은  오래간만이네요.”


나는 티컵에 담긴 적당히 식은 홍차를 입으로 옮기며  앞의 경관에게 이야기했다.

이곳의 홍차는 생각보다  맛있는 홍차다아무래도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근무하고 있나보지.

달그락 하고 티컵을 내려놓는 소리와 함께  앞에서 진지하게 말을 들어주고있는 경찰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꽤나 꼼꼼한 성격의 범인일거에요게다가 방의 구조를  알고있어요면식범의 가능성이 높고 계획된 살인이였겠죠범행 시각은 대충…”


저기…”


 미스 스바루질문은 짧게 부탁드릴게요


 앞의 경관이 살짝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을 끊었기에 나는 다시 티컵을 손에 들고 한모금  홍차를 마셨다.


지금은 아멜리아씨의 범행현장 무단침입과 현장훼손에 대한 취조중입니다만…”


그런 사소한걸 신경쓰고 계셨나요?”


사소할리가 없잖아!”


 나라 탐정은 직접 조사도 못하는 건가요탐정의 기본은 탐문과 조사랍니다


허가를 받았으면 아무도 뭐라 안했겠죠!”


홍차가  떨어졌네요 마실  있을까요?”


아니하아…”


한숨을 쉬면서도 밖으로 나가 티포트에 홍차를 채워서 돌아오는 스바루씨.

역시 귀여운면이 있는 아가씨였다.


이런 일을 벌이면 이쪽도 곤란하다구요국가간의 문제로 번질수도 있고 아멜리아씨의 담당사건에도 지장이…”


후우역시 홍차는 따뜻할  마시는게 제일 좋네요.”


사람 말을  들어!”


하지만 경찰도 곤란한거 아니였나요이번 사건 꽤나 애먹고 계셨죠?”


그건그렇지만…”


스바루씨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눈을 피했다.

 밑에는 살짝 다크서클도 있고 아마 며칠간은 밤을 새며 조사를 했기 때문일것이다.


피해자의 자택은 양옥이였죠그것도 꽤나 오래된


그렇죠?”


피해자는 언제부터 그곳에 살고 있었죠?”


아마 태어나면서 부터 계속이였을거에요몇대째 대를 이어서 살고있는 모양인지라


일본에서는 보기 힘든 주택이죠멋들어진 벽난로까지 가지고 있는 집이였는데


대부분은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해버리니까요벽난로 같은거 쓰기 불편하기도 하고…”


스바루씨는 말을 하다 문득 무언가 생각난듯이 말을 멈췄다.

역시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이라니까.


산타클로스 이야기는 아시죠원래는 굴뚝을 타고 선물을 전해준답니다.”


아멜리아씨 그럼…!”


거기에는 있었어요 이른 산타클로스씨의 흔적이.”


스바루씨는 잠시 얼빠진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버렸다.

홍차를 마시며 잠시 기다리니 박스채로 자료를 들고  스바루씨는  맞은 편에 앉아서 급하게 서류를 뒤지기 시작했다.


굴뚝을 타고 내려오는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야그렇다면


범인은 관련된 기술을 가지고 있었을거에요예를들면


굴뚝 청소를 하는 사람이였다면그렇다면 장비도 있고 경험도 충분했겠지?”


 근처엔 벽난로가 흔치도 않죠그렇다면 기술자의 수도 그렇게 많지는 않을거에요


게다가  집은 대를 이어서 내려온 그렇다면 업자 역시 같은 곳을 계속 사용해 왔을 가능성이 높아.”


그러면 마지막 퍼즐 조각은 하나 남았네요.”


“”범행동기””


두사람의 목소리가 합쳐진다.

아무래도 마음이 맞은 모양이다.

스바루씨의 표정이 밝아지며 꾸벅 인사한다


고맙습니다아멜리아씨!”


아뇨초보적인거죠익숙치 못한 구조물에 맹점을 찔린것 뿐일거에요그럼 추가 조사를 위해  풀어주실  있으실까요?”


….그건 시간도 너무 늦어버렸고 절차라는게 있어서하지만 내일 아침엔 반드시 풀어드릴게요죄송합니다!”


어머 아쉬워라시간이 아까운데.

스바루씨는 사건 기록이 담긴 상자를 다시 들고나서 몇번이고 죄송하다고 사과한다.

역시 근본은 착한사람인 모양이다.

그렇게 취조실을 나가려 하는 스바루 씨를 나는 멈춰 세우고 다가간다.


저기요?”


무슨일……?!”


목에 걸려있는 넥타이를 끌어 당기자 중심을 잃은 스바루씨의 손에 들려있는 상자에서 서류가 우수수 떨어진다.

하지만 스바루씨는 바닥에 떨어진 서류를 주울 정신조차 없는 표정을 하고있었다.

맞닿아 있는 부드러운 입술을 떨어트리자 엄청나게 빨개진 스바루씨의 표정이  보인다.

맛있는 홍차보다  빨개진 귀여운 표정몇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다니까


….….….”


고마워요 미스 스바루도움이 됐네요


….….이게 무슨




-찰칵-




회중시계의 뚜껑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눈을 뜬다.

주변은 익숙한  사무실 시간은 아침아무래도 제대로 돌아온 모양이다.

내가 범행현장을 함부로 어지럽힌 일도,취조실에서 조사를 받던 일도,스바루씨의 입술을 멋대로 훔쳐간 일도

전부 없던일이 되어버렸다.

나는 회중시계 뒤에 적힌 메모를 바라봤다.


[사용시엔 허가를 받고 함부로 사용하지 말것절대로!]


나는 코웃음을 치며 얼빠진 시계아가씨의 메모를 무시하고 회중시계를 주머니에 넣는다.

 이제 예의바른 영국숙녀탐정의 시간이다.

나는 책상 위에 올려진 모자를 뒤집어 쓰며 중얼거렸다


다음에도  부탁드려요,오리 경찰 아가씨



——————————-


이벤트가 있길래 예전에 구상해본 아메스바 써봤음

역시 마이너 커플링은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