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러를 보고 망상을 한 이야기

시내의 한 학교.
이미 시간이 흘러 모든 수업은 마치고
노을이 져서 모두들 돌아가고 있을 때,

학급 위원장인 아마네 카나타는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었다.

남은 작업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학교에 남아 작업을 처리하는 것도 있지만
그런 자신을 불쌍히 여겨 도와주겠다며
같이 남아준 호쇼 마린이 자신의 어깨에 기대
잠에 들고 만 것이다.

"(뭐야 이 녀석, 방해만 되잖아..)"

물론 마린을 깨운다던가
슬쩍 책상에 엎드리게
자세를 바꿔주면 되지만

왜인지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냥 하교를 하면 될 것을
머리도 좋지 않으면서
자신을 위해 남아준 사실에
그러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번만 봐준다.)"

어깨에 기댄 마린의 무게가 무겁고
찰싹 달라붙어 있어서 신경 쓰이지만
카나타는 참으며 서류를 둘러보기로 했다.

그렇게 한 서류를 들어 올리자
팔꿈치에는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보잉?)"
그렇게 무심코 팔 쪽을 바라봤을 때,
닿은 그것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다...닿고 있잖아아...?!!)"
아무리 실수라 하더라도
팔이 가슴에 닿았다는 사실이
카나타의 얼굴을 붉게 만드는 것은 충분했다.

"(이, 이건 위험해.. 팔을 쓸 수도 없어!)"

그렇게, 카나타는 움직이지도 못한채
지옥의 몇십분을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던 와중에.. 문득 떠올렸다.
"(나도 참 뭘 하는 건지.. 깨우면 그만이잖아.
뭘 혼자 두근대고... 두근? 아, 아니야.
단순히 작업에 방해되는 마린이 신경 쓰일 뿐이야.)"

그렇게 자신의 마음에 합리화를 하며
그 사실을 부정하고 있을 때

여전히 옆에 보이는 것은 편하게
기대서 자고있는 마린이었다.

"(아니아니아니, 원인을 따지자면
이 녀석 탓이잖아.)"

이젠 더는 시간을 지체할 수도 없고
또 마린이 언제 깰지 미지수이기에
카나타는 마린의 이마에 딱밤을 날려 깨웠다.

"아팟! 뭐, 뭐야 뭐야?"
"네네~ 작업을 방해하는 사람은
돌아가 줬으면 하는데요?"

자신이 얼마나 잤는지 모르고,
카나타의 깨우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든
마린은 되려 카나타에게 화를 냈다.

"하아!? 너 말이야~ 굳이 딱밤으로 깨워야 해?
마린쨩 졸지 말고 일어나줘.라고 말로 해도
되는 거잖아 무식하게 힘만 쓰기는!"

"너야말로 도와주겠다고 남은 주제에
사람에게 방해만 하니까 그렇지!"

"말 잘했네! 선행을 베풀어준 사람에게
그런 태도는 아니지!"

"보상을 원하고 하는 선행은 선행이라
볼 수 없겠는데? 이걸 계기로 나에게
무언가의 보상이나 나를 이용하려
했던 거 아니야?"

"너는 무슨 말을 그렇게-!"

그렇게, 마린이 남아서 도와주겠다고 했을 때의
분위기는 전부 사라지고, 평소대로
티격태격 싸우며 그렇게 둘은 헤어졌다.

마린은 짜증을 내며 하교를 했고
카나타는 작업을 이어서 하기로 했다.

"참나, 나 같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 녀석 분명 나중에 후회할 거야."

힘껏 투덜대며 집으로 가던 마린은
잠시 자신의 스마트폰을 켰을 때
무언가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

"어라?"
그 점은 자신이 졸기 시작한 시간대랑
카나타가 자신을 깨운 시간대가
확연하게 몇십분이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카나타, 설마.. 자는 걸 방해하지 않고
잠시나마 깰 때까지 기다려준 건가-?"

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기억이 애매했고
카나타에게 직접 질문하면 화낼 거라 생각해
그 생각은 마린의 머릿속에만 남겨두기로 했다.

한편 카나타는 남은 작업을 하고는 있지만-
"(젠장- 전혀 집중이 안 되잖아.)"

물론, 마린과 싸워서 화난 것도 있지만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집중을
망가트렸다.

"하아- 다 그 녀석 때문이야."

일단 서류는 내려놓고
카나타는 의자에서 축 늘어졌다.

그리고 교실 전체를 봤을 때는..
공간은 의외로 넓고 조용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외롭네"

카나타의 기분이 급강하하려는 순간에
스마트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와앗?! 뭐야?"

카나타는 놀라며 폰을 확인하였다.
마린이 메시지를 보낸 거였다.

[카나타]
[저기, 화내서 미안해.]

"....에"
의외였다.
마린이 이렇게 나오다니..라고 느끼며
카나타도 답장을 보냈다.

[아냐, 이쪽이야말로 잘못했어]

"뭐야- 이러면 마냥 미워할 수 없잖아."

마린의 행동에 당황을 한 카나타이지만
한편으론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우울한 기분이 풀어졌다는 것이.

"...그럼, 힘내볼까."

무언가 오늘은 서로 의문이 많았던 날이지만
어차피 평소대로 웃으며 대화하고
티격태격 싸우기를 반복할 것이다.

단지, 둘 다 자신의 깊은 마음속 진심을
어느 정도 인지하게 된 레벨에 도달했다는
것의 차이점이 있을 뿐이었다.

end.

후기 같은 거?

위의 일러를 보자마자 망상이 제 뇌를 덮쳤으며
"이거다"라고 생각이 든 작품입니다.

이벤트 같은 것은 첫 참가인데
부족한 실력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