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키노 소라 씨에게


초기 소라의 디자인과 모델링을 담당했었던, 이카키입니다.

이번 Youtube 구독자 수 100만명,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금까지의 발자취를 따라가본다 하셔서,

서투르게나마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모처럼이니, 잠시 추억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문득 기억을 되짚어보니, 이제 곧 그때로부터 6년이 지나려 합니다.

최근에는, 나날이 커져만 가는 소라쨩과 홀로라이브의 날갯짓을 볼 수 있었습니다.

활동을 시작하고부터 햇수를 세어보려해도,

이제 곧 한 손으론 부족하게 되겠네요.

감회가 깊습니다.


실은 처음으로 이름을 알게된 건,

데뷔 직전에 우연히 Twitter에서 보게 된 공지 트윗이었어요.

그 시절의 저는 기쁜 마음과,

놀라움이 섞인 심정이었어요.



지금은 홀로라이브의 아이돌로써,

끊임없이 달려나가며 멈추지 않는 소라쨩이지만,

디자인 했던 당시에는 이름 조차 없는 "버츄얼 JK" 라는 키워드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디자인부터 3D 모델링의 완성까지, 한 달 남짓의 기간이었지만,

제 안에서는

"산뜻한 학원물 애니메이션과 같은"

"청초하고 온화한"

"맑게 갠 이른 아침의 하늘"

과 같은 키워드가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어떠신가요.

지금의 소라쨩에게도 딱 맞다고 생각되지 않으세요?

이러한 키워드를 한데 모아 디자인했기에,

"디자인으로 알아차려 주신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딱 맞는 인상이었습니다.

천재군요(웃음) 



자 그럼, 방송 활동이 시작하고 나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이야기.

짧은 시간이지만, 저에겐 자신을 잃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초기 의상 디자인에는,

하나 더 담아냈던 키워드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무개성에, 미완성인"

지금의 소라쨩을 보면 상상할 수 없는 이미지네요.



처음엔, 평범하고 화려함이 적은 디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의 저는 소라쨩의 개성을 연출하고 싶어! 라는 미래에 기대하는 희망보다도,

기다리게 하고 싶은 인상을 우선시하고 말았던 겁니다.


조금 다른 관점일지어도 모르지만,

자기 자신을 "물"에 빗대었던 소라쨩의 고민은 저 자신에게도 통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어쩌다가 읽게 된 매정한 코멘트에 상처입었던 때가 있는가 하면,

완벽한 모델링으로 완성시키지 못했던 점까지도요.



주변을 둘러보면 환상적인 크리에이터 분들만 보였고

열등감에 시달리던 나날이었습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담당해선 안되는 거였어"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런 고민으로부터도 소라쨩과 소라토모 분들께 구원받았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떨런지요,

언제 어느때나 앞을 향해 꺾이지 않고 맞서는 노력과 강인함,

투명하고 상쾌한 노랫소리에도, 몇번이나 용기를 받았습니다.

훌륭한 개성으로 당당히 활동하고 있는 소라쨩은 언제나 눈이 부시네요.

그걸 지켜봐주시는 소라토모 분들도 모두 따뜻하시고, 있는 그대로를 기꺼이 즐겨주셔서...

3주년 라이브 때에도 문득, 계속 고집을 부리고 있던 제 자신이 갑자기 부끄러워졌어요.



...눈 앞에 빛나고 있던 가희(歌姫)를 향해 응원봉을 흔들며 응원하며 감동하고,

매일의 방송에서는, 화면 앞에서 같은 게임을 즐기며 웃고,

새로운 의상이나 생일, 기념일에는 마치 내 일인양 기뻐하며 일러스트를 그리고.

신곡의 동영상 공개를 기다리거나,

팬 작품을 보고, 듣고, 감격하고,

때로는 서투르게 소라토모 분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해보고...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지만,

이 수많은 추억은 모두 정말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분명 다른 소라토모 분들도,

각자의 멋진 추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것이나 전부, 소라 씨로부터 생겨난 것입니다.

당신의 에너지에 모여든, 수많은 "추억"

그것이 있기에, 0부터 매 걸음을 걸어온 당신이,

"지금"이라는 대무대에 도달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무척이나 근사한 여행길이 남아있어요.

지금 이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기쁩니다.

다시 한 번, 100만명 축하드립니다.

가득 쌓아 올린 감사를 전합니다.


이카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