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 거 회사 떠내려가불게 은제까지 허벌나게 퍼붓는 페코 다냐.”


사무실에 선 우사켄의 사장, 우사다 페코라는 피우던 27번 담배를 재떨이에 문질러 끄며 말했다.

짙은 회색의 하늘은 먹물 같은 빗방울을 뿌려대며 세상을 더 검게 물들이는 듯 했다.

자신이 내뱉은 한 줌 담배연기를 바라보며 페코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카나타야, 넌 우짤라그냐. 내 니 느자구없이 간나구 맹키로 여기저기 싸댕겨도 뒷말 안나오게 아랫것들 당게고 단도리하느라 얼매나 고상이었는줄 아냐페코? 안그래도 도독쌔깨미인지 뭔지 대부업 헌다고 우리 구역에서 나부대는 판국에, 인자사 와서 니 나간다 하면 아들이 가만 안둘꺼인디.”


사장의 질문을 받은 카나타는 말이 없었다.

그저 바스라져 빛을 잃어가는 담뱃재를 쳐다보며 서있을 뿐이었다.


“기어이 내 손으로 든내뿔게 할랑가페코”


“…성님.”


카나타의 떨리는 목소리에, 페코라는 신경질적으로 담배갑을 열어 새 담배를 꺼내물었다.


“성님도 알잖소. 나까지 보둠고 가믄 성님이 다친당게요. 지 챙긴다고 아들 무참주고 그러믄 안그래도 어레분 회사, 뎁되 미꼬미 웂어 지는거 모르요. …지가 내뺀다는거 성님이 잡아가 모감지 짤라불거 손목때기로 봐줬다 하게요.” 


카나타는 담담히 말하며 가느다란 팔 끝에 달린 조막만한 들어 올렸다.


“니 지금 뭐더냐페코…?”


페코라는 뱃속이 차가워지며 담배를 든 손이 얕게 떨리는걸 느꼈다.

저 작은 손을 빌려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던가.

그녀의 조직이 우사켄이라는 기업이 된데에는 카나타의 무력을 빼놓고 말할 수 없었다.

그 손을 잘라내고 조직을 지키라는 것이었다.


“적어도 성님이 직접 짤라주게요. 후배들 보기 남사시러운깨”


“니…낭참에 한으로 냉구지 않을 자신 있냐페코? 외팔이로 무신 일을 한다고그냐.”


“지 악력 암시롱 무담시 그런 걱정을 한당께요. 요샌 기술이 좋아갖고 손목때기 하나 없는거루는 모지랜걸로도 안친답디다. 싸질대없는 소리 하덜 말고 오린손이랑 작별하기 전에 댐배나 하나 주게요.”


카나타는 일 없다는 듯 너털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페코라는 한숨을 내쉬며 담배갑 속 마지막 남은 담배를 건네주곤 말했다


“니 그래뿔고 나가면 바깥 일은 누가허냐. 니 동기 토와는 지금도 현장서 쎄빠지게 구르고 갸랑 니 후배 보탄 빼고나믄 외국인 아들밖에 안남는페코다 안그냐. 부사장이라고 안체놓은 아도 바다건너 아고, 갸도 건설 일말고는 암것도 모린다 페코.”


“참말로, 지가 있으면 될 것도 안된당께요. 아무리 이 바닥에서 성님이랑 살어남을라고 그랬다지만 나가 이따그믄 다른 조직 일 한것도 사실 아니요. 성님 말마따나 아쿠킨, 시라켄, 이젠 도독년들까지 지롤인데 안에서 지기들끼리 끌탕나면 좋을거 없은께로, 여그서 지만 손목때기 하나 짤라뿌고 쳐내는게 맞다 안허요.”


페코라도 사실 카나타의 말이 맞다는 걸 알고 있었다.

기존의 경쟁자였던 건설사들과 대부업을 통해 막대한 자본을 끌어모은 신흥 건설사까지, 그들과의 힘겨루기에서 승리하려면 내부적으로 잡음이 있어서는 안됐다.

산하 조직이었던 키류회의 해체, 불경기 등으로 위태로워진 우사켄에서 과거 이중스파이 행적이 있던 카나타를 품고 가는 것은 리더로서 상당한 리스크였다.


“…그라믄, 손목때기 하나로는 수지타산이 안맞지라 페코.”


페코라는 사시미칼을 꺼내, 눈 깜짝할 새에 카나타의 양쪽 어깻죽지 부근을 베었다.


“엣?”


카나타의 흰 셔츠위로 붉은 얼룩이 번졌고, 예리한 날에 끈이 잘려나간 브레지어가 땅에 떨어지며 묵직한 소리를 냈다.

떨어진 브래지어에서는 알파벳 G라고 크게 써있는 뽕 두개가 굴러나왔다.


“니 G컵 아닌거 내 모릴줄 알았페코다냐. 니 양 손목때기 짤라분 셈 쳐줄껑깨 누가 물어보믄 우사켄 사장이 후체내믄서 니 가심 뜯어갔다 혀라페코.” 


“ㅅ, 성님…!”


카나타는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꼈다.


“짓지마라 니가 그 손으로 입에 풀칠은 하고 살아야 내사 맴이 편한께로. 인자 나가봐라 아들 눈에 안띄도록 페코.”


(‘씨발련아 그게 아니잖아…’)


“이번 비바람꺼정도, 우사켄은 이겨낼꺼이다 페코.”


겨울이었다.





난 사실 노우사기까지는 아니고 프로 방송인으로서 방송을 대하는 페코라의 태도와 자세를 존경하는 평범한 홀붕이중 하나임

물론 페코라 라이브 스트리밍 티켓은 살거임

ID, EN쪽으로 홀로 유입 후에 첫 JP멤 컨텐츠들로 우사켄 컨텐츠를 정말 재밌게봤고, 그걸로 홀로라이브 멤버들간의 재밌는 관계들을 알게된 홀붕이로서 이제는 사그라들어가는 우사켄을 추억하며 짧은 소?설을 써봣음

전라도사투리는 1도 모르기때문에 전부 나무위키, 국립국어원, Corpus Concordancer를 참고함.

근데 이게 숭?배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