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녀는 얀데레다 1-2 (번외)


누키게에 중독된 참참못 응애독타를 위한 야설 연습 겸 서비스로 짧게 쿠키를 준비했다. 아무래도 시랑 독타가 친밀해지면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시가 독타에 대한 뒤틀린 애정을 발달시키는 과정이 오래걸릴것 같아서 

야설은 처음인데 약간 몬가 삘 오는대로 썼다. 본인 뇌내망상 적당히 끄집어낸 거니까 앞으로 더 다듬어서 올릴꺼임


도입부 빌드업 단계인 본편이랑 같이 올릴까 하다가 잘라서 올리는게 낫겠다 생각했음

 

 


수묵담채로 선을 이루고 하얀 여백이 공(空)의 미를 자아내던 풍경은 온데간데없고 다만, 칠흑의 어둠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마치 화지 위에 실수로 먹을 쏟은 것처럼, 달과 별 모두가 잠자리에 든 밤하늘처럼 어두운 심연 속에 다만 한줄기 빛이 비친다.

 

“어서 일어나 박사.”

 

뿌연 시야속에 희끄무레한 형체가 말을 걸어온다.

 

“나를 기다리게 하지 마. 시간은 있어도 부족하고 없으면 없을수록 더 아쉽지.”

 

“시? 여기는….”

 

어안이 벙벙해 넋을 놓고 있는 가운데 시 로 보이는 형체가 서서히 다가와 귓가에 나직이 속삭이며 뺨에는 서늘한 손길이 느껴졌다.

 

“걱정마. 나와 너 단 둘 뿐이야.”

 

거동을 쉽사리 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창작만을 추구하는 화백의 손은 여느 서생의 손처럼 차갑고도 가냘펐다. 그리고 마치 초봄 새벽녘의 서리처럼 차가운 손가락은 서서히 아래쪽으로 내려가며 풀을 간지럽히는 이슬과도 같은 감촉을 주었다.

 

“박사, 너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아무것도…”

 

“잠깐! 시? 뭐하는…”

 

번쩍 하며 전류가 흐르며 뺨에는 얼얼한 느낌이 불현듯 박차고 들어왔다. 니엔의 불꽃은 아쉽다고 느껴질 만큼 화끈한 열기. 나도 모르는 새에 이미 손은 얻어맞은 뺨을 문지르고 있다.

 

“벌써 욕정한거야 박사? 나 때문에? 아니면 내 모습에 비친 내 자매를 상상한건가?”

 

허벅지위에 올라탄 시는 불쾌하다는 듯이 눈길을 내리깔았다. 그 눈에는 니엔의 화염보다도 강렬한 정욕의 불꽃이 벌겋게 타오르고 있었으며 호박색의 눈동자는 그 정도를 더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 시선 끝에 향하는 것은 검붉은 빛을 내는 질투, 스스로도 주체할 수 없는 소유욕. 시의 목소리는 점차 고조되며 인간 그 이외의 무언가의 소리로 변해갔다.

 

“넌 내 꺼야 박사. 어디에도 갈 수 없어!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줘서는 안 돼!”

 

“시 정신차려! 지금의 너는… 너 제 자신이 아니야! 너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

 

힘이 들어가지를 않는다. 온몸에서 정기가 빠져나가는 것처럼 손에도, 팔에도, 다리에도 전혀 감각이 없다. 다만 무력하게 시에게 안겨 키스를 받을 뿐. 접문의 순간 미약하게나마 시도하던 항변도 반항의 몸부림도 모두 가로막히고 말았다.

 

영겁을 홀로 지새운 괴물의 혀는 쾌락을 탐하고 애정을 갈망한다. 그녀는 외로움을 잊어버리기 위해서, 그녀의 생명이 다하는 그 날까지 함께할 동반자를 찾고 있던 것이다. 그 누구의 간섭도, 그 누구의 관심도 없이, 그저 단 둘만의 세계에서 함께하기 위해.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한 폭의 그림 속에서 당신의 남은 생명을 불사르기 위해 여지껏 그 짝을 찾아왔던 것이다.

 

“하아아… 하아.. 하으으.”

 

기나긴 교접 끝에 찾아온 잠시 동안의 휴식. 허벅지 위에 올라탄 그녀와 나의 입술을 잇던 가느다란 실이 작은 물방울이 되어 복부에 힘없이 떨어졌다.

 

“시. 나에게는 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 너도 그렇고. 이건 옳지 않아.”

 

“뭐? 박사 너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어? 나한테 도대체 왜 이러는 건데?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아무일 없다는 듯이…”

 

시가 목소리를 낮추고 잠시 호흡을 가다듬더니,

 

“너는 내 세계를 흔들어 놓았지… 그렇기에 나는 너를 내 그림속에 가둘 꺼야. 나는 그럴 자격이 있어. 천지신명을 현혹한 죄는 달게 받아야겠지?”

 

“나는! 읍!”

 

다시 이어진 맹공. 강한 의지를 가진 혀가 짓쳐들어와 수줍게 뒷걸음질 치는 혀를 붙잡아 놓지를 않는다. 헤어나올 수 없는 뱀의 속박처럼 강하게 조여오는 맛은 정신을 혼탁하게 만든 것도 모자라 순식간에 욕정의 구렁텅이로 사냥감을 끌고 들어간다.

 

입술이 맞붙고 혀가 서로를 어루만지는 사이 가슴께에 있던 시의 손은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가며 매혹을 시작했다. 입으로는 타액을 섞고 뺨을 어루만지는 동시에 다른 한 손으로는 꿀을 찾는 것처럼 옷을 풀어헤쳐 외설스러운 움직임을 가속한다.

 

“하아… 하아… 어때? 박사. 내가 니엔 그년보다 더 잘해줄 수 있어. 나와 하나가 되는거야.”

 

열렬한 사랑으로 끓던 타액을 식히면서 떨어진 입술 사이로 미풍이 지나가고 이내 서로의 이마가 맞닿았다.


“니엔… 나 여기…”

 

검은 먹에 서서히 물들어 생명이 꺼져가는 느낌에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잠시나마 스쳐지나간 그 얼굴. 유일하게 시에게 대적해 나를 구해줄 수 있는 그녀.

 

『도와줘 니엔』

 

“아직도…”

 

하릴없이 니엔을 찾는 내 목소리가 시를 더욱 격노하게 만든 듯하다. 정욕과 질투로 가득 찼던 시의 눈은 이제 분노와 증오로 바뀌었음을 보여주듯 흰자위는 검게 물들고 아름답던 호박색 눈동자는 점차 핏빛이 감도는 황혼의 색으로 변해갔다. 사시나무 떨리듯 전율하는 그녀는 분노에 이기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는 내 것이어야만 해! 내꺼라고! 그년을 머리속에서 지워주겠어!”

 

뺨을 사랑스럽게 어루만지던 손길은 내 목을 부여잡고 조르며 하반신을 부드럽게 쓰다듬던 다른 한 손은 우악스럽기 그지없는 세기로 남근을 쥐고 상하 운동을 반복했다. 안간힘을 써서 사라져가는 니엔의 허상을 붙잡으려 간신히 손을 뻗자마자, 손가락부터 먹물이 되어 서서히 사라지는 내 팔은 이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어둠과 동화되었다.

 

“커헉! 켘! 시… 제발!”

 

“그래 좋지? 나만이 널 만족시킬 수 있어. 안 그래?”

 

전혀 소녀답다고 할 수 없는 괴력으로 찍어 누르며 애무를 계속하는 시의 악마와 같은 눈동자를 코앞에서 마주했을 때,

 

“여기는 내 세계야 박사. 팔다리를 묶어 두면 방법을 깨우친다 해도 나갈 수 없겠지. 걱정 마. 어차피 내일이 되면 팔 다리는 다시 자라나니까.”

 

팔다리가 기괴하게 뒤틀리며 먹물로 녹아 심연에 융합되면서 오는 고통, 신체가 산소를 갈망하면서 오는 불타는듯한 몽환, 그리고 섬뜩한 미소를 짓는 시의 열정적인 구애에서 오는 쾌락. 이 모두가 어우러져 일생동안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희열이 몸을 훑는다. 온 몸에 전류가 달리고 허리에는 경련이 일어나 흠칫 흠칫 떨리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시! 나 이대로는…”

 

“아하하하핳! 갈 것 같아? 박사. 어서 나에게 사랑을 줘!”

 

시뻘건 피부 위에 살아있는 먹이 꿈틀대는 팔과 손은 이미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손톱은 손가락만큼 자라 그 색과 더불어 인외마형(人外魔形)을 실감나게 한다. 거기가 부러질 것만 같다. 하지만 시는 아는지 모르는지 이미 괴물같이 흉측하게 변한 거뭇한 피부의 손으로 속도를 더욱 높여 사정감을 촉진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사랑해 박사. 사랑하는 것 같아. 아니 사랑이어야만 해!”

 

이제는 목소리도 더 나오지를 않는다. 그저 무력하게 희뿌연 액체를 시의 가슴에 뿌려 댈 뿐 내게 더 이상 선택지는 없다. 니엔은 오지 않는다. 올 수가 없는 것이다.

 

“아흐으아응~! 헤읏... 하아…”

 

“허억 헉 허억…”

 

사정의 순간 긴 신음소리를 내며 황홀경에 빠진 시는 그 여운을 천천히 음미하다가 서로의 가쁜 숨이 잔잔해지자 가학적인 미소를 띄었다. 

 

“아아… 자궁 밖에서 덧없이 죽어가는 아기씨들. 나랑 같은 운명이구나. 때가 되면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리겠지.”

 

시의 가슴과 내 복부에 흩어진 정자들을 보고 측은하게 여겼는지 시는 허리를 뒤로 조금씩 빼면서 몸을 밀착해 왔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이고 혀를 내밀어 하나씩 핥기 시작했다.

 

“이히 어여. 아라 하하아 헤하흐아. 츄르릅. 쮸왑. 쯉.

 

끈적하게 아래에서 위로 핥아 끌어올리며 천천히 맛보고는 삼킨 뒤,

 

“『우리』와 하나가 되자꾸나 얘들아. 그 늙다리들이 없는, 나와 너희들과 너희 아빠만이 있는 이 그림 속에서. 영원히… 함께 하는 거야. 그치? 박사.”

 

“시…”

 

탈진한 몸에서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입으로 나직이 시를 불렀다.

 

“그래 박사. 난 널 사랑하고 있어. 그러니까 영원히 짜내줄께 너와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그날까지.”

 

“사랑해 박사”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생명을 빼앗긴다는게 이런 느낌인가. 눈꺼풀이 내려오는 것을 저지할 수가 없다. 니엔… 마지막으로 너의 얼굴이 보고싶다. 이 끔찍한 사랑을 속삭이는 시한테서 나를 좀 구해줘.











마음에 든다고 하면 더 안써줄거야

싫다고 하면 더더욱 안써줄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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