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https://arca.live/b/hypergryph/31285449(서장)

https://arca.live/b/hypergryph/31325211(번외)

 

 

시 그녀는 얀데레다 - 1장   - 계약 -

 

 


“박사님 이 서류들 결재 부탁드립니다. 아직 쉬시면~ 안 돼요.”

 

아미야는 영업 미소를 머금고 다가와 서류 뭉치를 손에서 놓았다. 책상이 흔들릴 정도로 큰 서류뭉치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할 정도로 나 또한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아무리 근 한 달간 업무태만을 몸소 실천하며 아미야한테 일을 이것저것 떠넘기긴 했다지만 이 정도로 들볶이는 것은 사양하고 싶다.

 

“박사님, 시 씨와 관련해서 한 가지 더 신경 써주셔야 할 일이 있어요.”

 

또 무슨 일을 부탁하려나 싶어서 아미야를 물끄러미 바라보니

 

“지금 시 씨가 배정된 숙소를 거부하고 임의적으로 거처를 마련한 것은 알고 계시죠? 시 씨가 창조한 공간 때문인지 현재 로도스 구내식당이 사라져서 직접 말씀 좀 해 주셔야 할 것 같아요.”

 

“로도스 구내식당이 사라졌다고? 그게 무슨…”

 

“시 씨의 능력과 관련이 있는거 같아요. 켈시 선생님과 저는 다른 업무로 시간을 낼 수 없으니 이 일은 박사님께 믿고 맡길께요. 로도스 오퍼레이터들이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서는 안되잖아요?”

 

한 쪽 귀만 까딱이며 다시 한번 영업미소. 항상 이런 식이다. 아미야는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도 화를 직접적으로 내지 않는다. 저 웃음이 그녀 나이 또래의 어린아이와 같은 밝은 웃음처럼 보인다면 그 사람은 아미야를 전혀 모른다고 할 수 있다. 로도스의 대외적 실무자로서 단련된 그녀에게 감정을 숨기고 사무적으로 대하는 것은 일상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항상 아츠를 억누르며 감정을 조절하는 아미야에게 추가적인 감정노동을 강요했다는 생각에 마음 한 켠에 불편한 감정이 자리잡았다.

 

‘나중에 반드시 사과를 해야 하겠지.’

 

“더 자세한 설명은 없고? 처음 보고를 올린 오퍼레이터는?”

 

“오퍼레이터 마터호른씨와 굼이 점심 메뉴 조리를 위해 식당 문을 열었는데 새까만 벽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처음 보고를 올렸어요. 그 이외에 특별한 단서는 저도 얻지 못했어요.”

 

“알았어. 서류는 저녁 전까지 다 해결해 놓을께. 그리고…”

 

아미야에게 그간의 행태에 대해서 지금 얘기를 꺼낼지, 추후에 따로 얘기를 할지 머뭇거리는 사이에 아미야가 말을 가로챘다.

 

“아니에요 박사님. 저는 괜찮아요.”

 

“아미야…”

 

“하지만 켈시 선생님께는 반드시 제대로 사과하도록 하세요 박사님.”

 

“그래”

 

역시 아미야는 내 머릿속을 훤히 꿰뚫고 있구나. 가끔씩은 내가 아미야의 보호자로서 혹은 적어도 아미야와 동등한 위치에서 로도스 아일랜드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미야의 손바닥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인형이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생각을 들여다보지는 못하고 감정만을 읽을 수 있다지만 가끔은 정말 섬뜩한 기분이 등골을 시리게 한다.

 

“박사님은 단순하니까요.”

 

또 들켰네.



 


아미야가 서류를 놓고 나간 집무실은 명상을 해도 될 정도로 조용하다. 마음에 평안을 주는 코발트블루 계열의 벽지, 사무 능률을 고려해 단조로운 회색톤의 업무책상, 그리고 옆에 늘어져서 자고 있는 케오. 항상 점심을 배불리 먹고 오면 집무실에 와서 낮잠을 청하곤 한다. 낮에는 다들 이리저리 분주해서 마땅히 잘 곳이 없다나 뭐라나. 낮에는 벌컨도 항상 풀무질과 망치질을 하기 때문에 개인 숙소가 떠나가리 만치 시끄러운 마당에 케오에게 소박한 행복 정도는 주고 싶었다.

 

“자 그럼! 으으으그그윽!”

 

시원하게 기지개를 한번 피고 서류를 들여다본다. 케오도 정말 피곤한 날이 아니면 코를 골지 않기에 오늘 같은 날 서류 정리를 다 끝내 놔야 한다. 물론 케오가 코를 골기 시작하면 그날 사무 업무는 못하는 것이 당연지사.

 

얼마나 지났을까. 문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

 

“Das ist Schwarz.”

 

“Bitte komm herein.”

 

슈바르츠가 홍차를 들고 들어오는 것은 어느새 업무를 끝낼 시간이 되었다는 알림처럼 되어 버린지 오래. 처음에는 경호만이 주 업무라면서 단호히 거절하던 슈바르츠가 언제부터인가 홍차를 끓여서 들여오기 시작했다.

 

“Danke schön, fräulein Schwarz.”

 

달그락거리며 최소한의 소음만 내며 다소곳이 홍차 다기 세트를 내려놓은 슈바르츠에게 간단한 감사 인사를 한 것에 슈바르츠는 약식으로 인사를 하고 다시 집무실을 나갔다.


 


“박사! 박사! 방금 슈바르츠랑 무슨 얘기한거야?”

 

“슈바르츠한테 고맙다고 했어. 자 여기 벌꿀쿠키.”

 

“와아!”

 

케오가 집무실에 같이 있을 때면 항상 홍차랑 같이 벌꿀쿠기도 들여보내준다. 다소 무뚝뚝하긴 해도 슈바르츠도 나름 배려심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홍차로 입술을 적셨다.

 

“근데 슈바르츠는 왜 컬럼비아 공용어를 못하는 거야?”

 

“글쎄… 림 빌리턴에서 자라고 시에스타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서 그런게 아닐까? 요즘 조금은 노력하는 것 같던데.”

 

케오는 컬럼비아 공용어를 못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다시 벌꿀쿠키에 매진. 헤벌쭉 하며 웃고 있다.

 

“아 참! 내 정신좀 봐. 케오. 이제 다른 업무 때문에 집무실에서 나가야 하니까 쿠키 다 먹으면 벌컨 도와주러 가줄래? 다른데로 새지 말고.”

 

“알았어!”

 

홍차를 한모금 정도 남긴 것은 슈바르츠에게 미안하지만 오늘은 아미야가 부탁한 건으로 조금 더 일찍 자리를 비워야 해서 어쩔 수 없다. 게다가 마터호른과 굼이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전에 일을 해결해야 모두가 저녁을 먹을 수 있을 것 아닌가.

 

다들 분주한 오후 시간대에 복도를 걷다 보면 많은 사람들과 만나긴 하지만 다들 저마다 바쁜지라 간단히 인사만 하고 지나가기 마련이다. 의료 오퍼레이터, 엔지니어, 후방근무 사무직 오퍼레이터 등등 로도스 아일랜드가 가동하고 체르노보그와 용문에서의 일을 겪고 나니 이제는 한가했던 복도가 직원들로 북적이기에 이르렀다.

 

“여긴가…”

 

벌써부터 답답한 마음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대화 성립도 어려운데 어떻게 시를 설득하란 말인지 어질어질하다. 아무리 그래도 로도스 오퍼레이터 인사와 후속 관리 전반을 전부 나한테 맡기는 것은 너무하다는 것을 좀 알아줬으면 하는데… 가끔은 담당 업무를 한 번씩은 바꿔서 했으면 하는 바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미야는 대외 사업 추진 활동으로, 켈시는 의료부문 총괄 책임으로 바쁜 것을 보면 또 목구멍까지 솟아오른 말을 끄집어내기 힘든 것도 사실.

 

“인간관계가 제일 힘들어…”

 

혼잣말을 하며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일전에 찾았던 시의 방문에 노크를 했다.

 

“…”

 

“시? 안에 있어? 들어간다?”


 


방문을 열자 전과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이미 한번 본 풍경이라 그런지 이번에는 압도당하지 않고 오히려 시의 등 뒤로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다가가 적당히 팔이 닿을 정도 거리에서 헛기침을 했다.

 

“…”

 

하지만 여전히 이어지는 침묵.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시가 앉아있는 책상 정면으로 돌아와 보니 정답은 간단했다. 아리따운 소녀는 명주실과 같이 고운 흑발을 늘어뜨린 채 팔을 턱에 괴고 선잠을 자고 있었다. 아마도 화지에 붓을 대기 전에 구상을 하고 있었던 것이리라. 그 모습이 신비롭고도 아름다워 마냥 넋을 놓고 보고있자니 다리가 아파와 주변에 적당히 있던 의자 하나를 끌어와 앉았다.

 

저녁시간은 다가오는데 저걸 깨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미치겠네. 하지만 책상에 앉아 졸고 있는 시를 보고 있다 보면 그 누구도 억지로 깨우고 싶은 마음은 어림 반 푼어치도 들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이건…”


 


흑과 백, 그리고 연한 안료로 그려진 그림 한 폭. 전형적인 수묵담채화다. 먼지가 날리는 황야 사이로 로도스 아일랜드 본함이 쾌속 질주를 하고 있는 모습이 마치 비슷한 속도로 달리는 열차에서 창 밖으로 바라본 것만 같다. 아마 로도스 아일랜드 본함에 도착한 당일날 영감을 얻은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하며 시의 눈치를 다시 한번 살폈다.

 

“어? 그거 내놔!”

 

타인이 자신의 그림을 보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졸음에서 깬 시는 몽롱한 눈빛에서이내 각성해 책상을 발로 밀어내고 다짜고짜 손을 뻗어 그림을 홱 하고 가로채갔다.

 

“어떻게 들어온거야?”

 

“문이 열리길래 전할 말도 있고 해서 들어왔는데…”

 

“아니! 일반적인 사람한테는 전혀 보일리가 없는데 어떻게 문을 찾은거야!

 

“윽!”

 

윽박지르는 시의 목청이 하도 커서 눈이 제멋대로 질끈 감겼다.

 

“그리고 내가 말하지 않았나? 노크해도 대답이 없다면 들어오지 말라고.”

 

한번 크게 소리를 지르고 나서 조금은 진정됐는지 다소 차분해진 시. 하지만 어째서인지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뺨은 진정되지 않는 모양이다.

 

“…째서… 너는… …않는거야…”

 

“어?”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서 전할 말이 뭔데? 이쪽은 구상을 하던 중이니까 용무가 끝났으면 나가. 훠이. 훠이.”

 

뺏어든 그림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지고 책상을 드드득 거리며 의자 앞으로 끌어와 앉아서 다시 구상에 잠기는 시. 적당히 물러가라는 듯한 손짓에 다소 기분이 언짢아졌지만 전해야 할 말은 전해야 하니 나직이 입을 열었다.

 

“이 방 말인데, 시 너가 오고 나서 로도스 구내식당이 없어졌다고 여러 오퍼레이터들의 불만이 속속들이 접수돼서 말야.”


 


멍청한 문외한을 바라보는 듯한 시의 눈길이 팔목을 들어 시간을 살피던 내 몸을 찔렀다.

 

“그건 당연한 것 아니야?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할 수는 없어. 공(空)은 영원불멸한 것. 물(物)은 유한한 것. 나 또한 다른 공간을 대가로 이 공간을 창조한 것에 지나지 않아. 지난번에 니엔이랑 친구들이 와서 내 거처를 몽땅 부숴놨잖아. 하아… 넌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소녀는 자신이 우월한 존재라는 것을 은연중에 과시하듯 꺼드럭거리며 말을 내뱉고는 이어서 당당히 요구사항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언제부터 말을 놓기 시작했지? 앞으로는 『시 님』 이라고 부르도록 해. 구내식당이 없어진 것은 내가 알아서 다른 공간을 매개로 할 테니 해결될 꺼야. 만약 숙소를 따로 배정해 줄 거라면 되도록이면 큰 방으로 부탁해. 여기 있는 서가가 전부 다 들어가야 하니까.”

 

다시 작품 구상에 골몰하며 적당히 손짓하는 시. 하대하는 태도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마음 속으로 불을 꺼뜨려야 한다. 일개 소녀의 모습이지만 어찌되었건 그녀는 붓 한 획으로 생명을 창조하고 죽일 수 있는 불로불사, 전지전능한 천지신명의 파편이니까. 오히려 내쪽에서 먼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 더.”

 

“뭔데?”

 

이제는 아예 이쪽을 보지도 않고 대꾸한다. 적당히 듣고 흘러넘기려는 심산이 뻔히 보이는 와중에 계속해서 보여준 시의 태도에 결국 분노가 터지고 만다.

 

“상대방 말을 다 듣기는 커녕 제 할말만 하고 먼저 나가버린 사람이 누구더라? 어이 시 씨. 귀하는 공공장소를 무단 점거하고 오퍼레이터 규약에 규정된 의무를 거절하고 계십니다.”

 

버럭 화를 내면 도리어 이쪽이 참변을 당할 수도 있기에 차분하지만 이쪽의 기분을 노골적으로 알릴 만큼 낮게 깔린 목소리, 그리고 존대와 섞인 평어, 그리고 귀머거리도 들릴 만큼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으로 응수한다.

 

“뭐? 공공장소를 무단으로 점거하고 있다고? 오퍼레이터의 의무를 거절하고 있다고? 아아… 이 배에 갇혀버리고 말았어~. 네~ 네~ 안녕하세요. 이 방에 갇혀있는 거장 『시』 입니다~. 요구사항이 있으면 나를 데려온 장본인한테 얘기해. 난 그저 새장에 갇힌 카나리아일 뿐이니까.”

 

이제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니엔은 어떻게 저런 괴짜를 로도스에 데리고 올 생각을 했는지 폭발하려던 찰나, 니엔이 했던 말이 기억났다. 시를 골탕먹일 기가 막힌 생각과 함께.

 

“그렇게 말씀하시면 이쪽에서도 요구할게 있지. 앞으로 한 달간 매일 제 집무실에 와서 어시스턴트를 하도록 하세요. 하루 6시간 제 업무시간에 맞춰서.”

 

“하?”

 

자신의 시간을 강제로 빼앗아 가겠다는 말에 위기감을 느낀 시는 내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 한숨을 지었다. 니엔이 얘기해준 것과 판박이다. 그리고 니엔은 시가 불응할것에 대해 대책 또한 같이 알려주었다.

 

“…….”

 

시의 귓가에 살며시 속삭이자 시의 얼굴이 점차 굳어가면서 결국 의자에서 일어나 나를 똑바로 보게 되었다. 일어나면서 고운 흑발이 어깨 뒤로 사르르 흘러내리고 하얀 민소매 전통의상이 아름다운 곡선을 자아냈다. 봉긋한 가슴에 청초한 분위기. 어깨를 완전히 드러내 야릇한 감상을 주는 시. 피로에 절은 다크서클과 그 괴팍한 성격만 아니면 참 좋을텐데…

 

“그래. 하면 될거아냐. 다만 내 시간을 너무 많이 뺏지는 말아줘. 내 요구사항도 들어주고.”

 

적당히 고분고분해진 시는 체념한듯 타협안을 제시하며 손을 내밀었다.

 

“팔 줘.”

 

시가 요구하는 대로 팔을 내밀자 예사의 붓으로 문양을 이리저리 그리기 시작했다.

 

“물은 역으로 거스르지 않으며 법도를 그르치는 일이 없으니 이를 내 먹으로써 새긴다.”

 

“계약이야. 제반사항을 어기면 어떻게 될지는 나도 장담 못해. 내일부터 박사의 집무실로 나오면 되는거지? 이제 어서 가.”

 

제멋대로 할말을 다 하고 다시 의자에 앉아 구상에 골몰하는 시를 뒤로하고 나와 기묘한 느낌에 팔을 어루만졌다. 니엔이 여기까지는 얘기해주긴 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왜인지 모르게 로도스 아일랜드 본함의 사고없는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솟는다. 앞으로 잘 하면 계약도 무탈히 완수 될 것이라 믿으며 구내식당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런 할라 그랬는데...

런 할라 그랬는데...


덜미 잡혔노


독타의 1인칭 시점으로만 진행하는 것은 인물 심리묘사에 다소 제한이 있다 생각해서 가끔은 석이 1인칭 시점으로도 쓸거 같음

기본적인 골자는 서장에 링크 걸어둔 게이의 요청대로 얀데레 쪽으로 가는게 확실한데 그 과정은 내맘대루 다만 전체 분량은 얼마나 될지 모르겠음 쓰면서 자작 소설 초짜답게 계속 콘티 수정중


짤 링크는 가능하면 달려고 노력할텐데 안될 수도? 몰?루



간단한 설정

로도스 아일랜드에서는 컬럼비아 공용어(미국식 영어)를 제 1언어로 쓰고 있다.

슈바르츠는 림빌리턴(독일어) + 시에스타 언어를 할줄 알지만 영어는 1도 모른다. 다만 배우려고 노력중

(공식) 아미야는 상대방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당나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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