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스스로가 선하다고 생각한 적 없었다.



단지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싫었을 뿐이다.



그래서,  침식을 잊어가며 광석 병에 파고들었다.



광석병에 대한 논문을 미친듯이 읽었다.



광활한 테라를 떠돌며, 광석 병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시간을 들여서라도 찾아갔다. 염국과 빅토리아,카시미어와 라이타니엔등 다양한 나라를 마주치며

익숙하면서 다른 문명, 다양한 종족들, 다양한 사람들을 겪었다.



같은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렇게 남자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하나의 세력을 이루었다. "바벨" 이라는 이름으로 기치를 세운 의료회사



시간이 흐를수록 남자는 광석병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광석병의 진행을 극단적으로 늦춰주는 억제재 개잘에 성공을 하기도 했다.



기적적인 성과에 주변사람들은 그를 권위자라며 치켜세우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점점 남자를 부르는 수식어도 남자 본인의 이름보다 다른 수식어로 불러지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 날, 남자는 박사가 되었다.





박사가 되어버린 남자는 이해를 하지 못했다.





저들은 어째서 저렇게 기뻐하는가?



치료제가 만들어진 상황도 아닌데 축하를 받을 일이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시체 위에서 쌓아올린 영광

아니, 이것을 영광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게 가능한가?





박사가 되어버린 남자는 회고했다.



자신이 구하지 못한 사람들을



자신의 능력밖이라고 외면해온 사람들의 얼굴을



왜? 구해주지 못하냐고, 당신은 의사가 아니냐고



자신의 옷깃을 틀어진체 원망과 슬픔과 고통을 호소하던 사람들을





그렇기에 박사가 되어버린 남자는 아직 멈춰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버려두고 달려온 생명들이 자신을 얽매이기에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시선에 담긴 감정이 무겁게도 느껴졌다.

경탄 질시 신뢰 긍정 분노 동경

선의가 찬 시선도,악의가 찬 시선도

그 모든게 자신의 숨통을 얽매이는것 같아서





그렇기에 더욱 자신을 몰아붙였다.

어깨를 짓누르는 사람들의 기대를 배신하기가 싫어서 또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반복되는 악몽으로 잠에 들기가 쉽지도 않았다.



박사가 되어버린 남자는 철야로 연구와 논문을 검토하며 시력이 나빠지는걸 느꼈다.



부담감을 덜기 위해서, 폭식을 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잠에 들기 위해서, 폭음을 반복했다.



기껏 몇시간의 곁잠에, 피로감에 시달리는 일이 늘어났다.



스트레스성 탈모가 나타나기도 했다.



박사가 되어버린 남자를 바라보며 조금이라도 쉬라며 걱정하는 사람들도 소수존재했다.





박사가 되어버린 남자는 문득 거울을 비춰진 자신의 모습에 웃음이 흘러나왔다.



듬성듬성 휑한 자리를 드러내는 머리

푸석한 피부와 충혈된 눈동자

거뭇하게 눈밑에 드리운 다크서클과 갈라진 입술까지



박사가 되어버린 남자는 깨달았다.



자신이 다른사람에게 걱정을 끼쳤구나



그렇기에 자신을 숨기기로 결심했다.



전신을 가리는 재킷을 몸에 걸쳤다.



특수처리된 합금으로 만든 헬맷과 후드로 얼굴을 숨겼다.



박사가 되어버린 남자는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만족스럽게 웃었다.

더 이상 타인의 염려를 받을 일이 없었기에





연구와 논문을 살피고, 환자의 진료와 수술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하루를 일상을 반복할때

익숙한 얼굴이 박사를 찾아왔다.



연녹색 단발을 가진, 고양이 특유의 삼각형 귀와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예쁘장한 얼굴에 무색하게 냉기가 풀풀 날리는 필라인 여성



바벨의 창립멤버이자 스스로를 켈시라고 소개했던 여성





박사는 켈시의 방문이 신선하다고 느꼈다.

자신과 켈시는 동업하는 협력자, 그 정도의 관계이며, 예고도 없이 켈시가 찾아오는 경우는 없었으니까



사적인 교류는 존재하지 않는 사무적인 관계

과거 박사가 그녀에게 던진 훈수도 문제였겠지만





과거와 한치도 다름이 없는 냉막한 켈시의 얼굴이 묘한 회한을 불러일으켰다.





차가운 켈시의 얼굴에 추파를 던진적이 있었다.



그렇게 미인인데, 그렇게 인상을 쓰고 다니면 죽을때까지 결혼은 못하고 갈거라고



그 날, 눈이 뒤집어진 켈시와 몬삼터라는 괴생명체에게 몸이 잘게 저며질뻔 했다.



후에 켈시의 제자, 폴리닉에게 듣길 켈시는 유독 나이에 대해서 민감하다고





그땐 진짜 죽는줄 알았는데





과거의 회한에 킬킬, 실없이 웃음을 흘릴때, 켈시의 입이 열렸다.





네가 날 도와줬으면 좋겠다.



사람을 구하는 일이다.



그리고 오직 너만이 할수가 있는 일이며





너의 능력이 필요하다.





박사는 처음으로 듣어보는 켈시의 부탁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저 사람을 구한다는 일이기에 수락을 했을뿐





켈시가 처음으로 내민 손, 그 손을 잡은 박사

켈시도, 박사 본인도 이 일이 어떠한 파장을 불러올지 알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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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어떠한 인물인지,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떡밥이 많이 풀린게 아니라, 그냥 뇌피셜로 글을 끄적여봄, 설붕이나 이런게 있을거야

오타하고 맞춤법 지적은 환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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