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와사키 사쿠라의 오프일


《띵ㅡ동. 카와사키 사쿠라님 진료실로 들어와 주십시오ㅡ.》


"하, 하이!"



   심장의 정기검사를 받는 날을 겸해서, 사쿠라는 하루를 통째로 쉬게 되었다. 평소와 같이 스즈짱과 시즈쿠짱을 깨운 뒤, 멤버들과 기숙사의 텃밭에서 간단한 스트레칭과 아침노래연습을 한 후에 아침밥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했다.


"오늘 아침밥은 뭘까나~?"


힘차게 주방문을 열었는데 모두가 식탁에 퍼질러져있다.


"에? 다들 무슨일이야?"


놀라서 묻는 사쿠라에게 시즈쿠가 고개를 들어 말했다.


"오늘 아침당번.. 스즈.. 늦잠.. 밥.. 없어.."


그리고 주방구석에서는 사키에게 혼나고 있는 스즈가 보였다.


"이 나루미야 가의 영애인 제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면목 없사와요.."


"스즈, 오늘 일정이 다 끝나면 면담을 할테니까 제 방으로 오세요^^"


"히익ㅡ"


사키의 서슬퍼런 미소에 스즈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바..방법이 있사오ㅘ요!! 지금 당장 아침을 준비하겠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여러분!!"


스즈는 주머니에서 스마폰을 꺼내 급히 전화를 걸었다.


"메..메이드씨! 우리 기숙사로 출장 뷔페를 불러주세요! 네. 지금 당장!"


"그치만 스즈쨩.. 오늘은 아침부터 스케줄이 있으니까 그럴만한 시간은 없을거야.."


치사가 식탁에 기대앉아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히엑."


"스즈냥.. 메이는 스즈냥이 좋지만 아침밥을 굶는건 싫어.."


"그..그럼 어떻게 해야..앗!"


스즈는 머리위에 전구가 켜진듯 눈을빛내며 뛰쳐나갔다.


"마네ㅡㅡㅡㅡㅡ쟈!!!!"


잠시 뒤 스즈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주방으로 돌아왔다.


"자 모두 듣도록 하세요! 이 나루미야가의 영애인 제가 문제를 해결했답니다?"


하지만 모두들 배가 고픈지 식탁에 처박힌채 고개만 들어 스즈를 바라보았다.


"마네ㅡ쟈에게 부탁해서 첫 스케줄이 있는 건물의 근사한 레스토랑을 예약해 두었답니다! 지금 바로 이동해서 조식뷔페를 먹은 다음! 스케줄을 할 수 있도록 했사오니 모두 저를 원망하는 눈초리는 이만 치워주시와요.."


스즈가 점점 작아진다. 그러나 멤버들은 신이났는지 분주히 나갈 준비를 한다.


"아침부터 조식뷔페라니 이런일은 자주 없지~? 코토노?"


"아 응. 하지만 괜찮은가요? 매니저.. 스케줄시간은 정해져 있을텐데요"


"그건 걱정하지 마시와요! 마네ㅡㅡㅡ쟈가 전화기를 켜고 어딘가 90도로 전화를 했더니 스케줄이 변경되었답니다! 그리고 마네ㅡ쟈 미안하지만 요금은 대신 지불해 주시와요!"


"내 급료야.. 스즈의 잘못이니까 스즈가 책임을 져야지."


"명품을 사느라.. 이번달에도 통장이 텅 비었사와요.. 다음달에 2배로 드릴테니까 부디.."


스즈가 또한번 한없이 작아진다.


그 모습을보고 멤버들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다. 사쿠라를 제외하고.


"에? 사쿠라? 표정이 안좋은데 무슨일 있어?"


"아.. 하루코쨩.. 사실 나는 오늘 정기검진이 있어서 스케줄이 없거든. 바로 나가봐야해서 나는 같이 못 갈것 같아"


한없이 작아진 스즈가 비틀거리며 사쿠라에게 다가간다


"미..미안합니다.."


"스즈냥 말투가 이상해!"


"미..미안해요.."




   결국 사쿠라는 혼자서 병원으로 향했다. 미안해 하는 스즈와 걱정어린 멤버들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이내 밥을 달라고 요동치는 배를 달래며 원무과에서 접수를 하고 대기실에 앉았다.


"후우.. 역시 아침에 운동을 하고도 아무것도 먹지 않으니까 힘드네."


"어? 너 사쿠라맞ZE?"


갑자기 옆자리에서 들려온 소리에 흠칫 놀라며 사쿠라가 돌아보자

검은 피부의 금발 남성이 앉아있었다.


'누구?.. 팬일까나? 어떡해야..'


불안한 눈빛을 읽었는지 금태남이 허둥지둥대며 입을 열었다.


"나야 나 K군이다ZE! 호라 그 예전에 같은 병실에 있었던ㅡ"


사쿠라는 생각에 잠겼다. 사실 어린시절 내내 병원신세만 졌단 터라 친구가 많지 않았기에 금방 기억해 낼 수있었다.


'K군ㅡ?'


어린시절의 기억을 조금 더듬어 보았더니 금세 기억들이 손에 엉겨붙어온다. 가냘프고 마른 몸과 창백한 피부. 아무렇게나 길렀어도 늘 깔끔히 정리해 묶고 있던 검고 긴 머리카락.. 하지만 자신을 K군이라고 주장하는 눈앞의 남성은 족히 180센티는 되어보이는 신장에 초콜릿빛 피부, 집에서 염색을 한 듯 군데군데 색이 번져있는 금발머리를 하고 있었다.


'나야나 사기.. 그런걸까나.?'


사쿠라가 영 반응이 없자 K군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정말 오랫이다ZE! 안그래도 요즘 써니☆피스의 인기가 대단한데 이런곳에 혼자 오다니 쵸 럭키다!"


"에? 응.. 그런데 K군, 뭔가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것 같달까.."


"아ㅡㅡㅡ 그건,"


K군이 뭔가 말하려는 찰나, 진료실에서 벨이 울렸다.


《띵ㅡ동. 카와사키 사쿠라님 진료실로 들어와 주십시오ㅡ.》


"ㄴ, 네!"


사쿠라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대답했다.


"벌써 진료시간인가 언 럭키다ㅡ. 하지만 사쿠라! 나는 예전부터 너의 팬이었다ZE! 앞으로도 마찬가지다ZE!! 오랫만에 다시만나 기뻤고,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쵸 럭키☆였다."


"아 응. K군. 나도 반가웠어.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같이 식사라도 하자. 그럼.."


너무 배가 고팠던 탓일까 아니면 팬을 향한 립서비스였을까? 사쿠라는 본인이 왜 그런말을 했을까 의아해 하며 진료실로 향했다. 그리고 K군은 사쿠라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뭔가 깨달은듯한 표정을 지었다.


"...우효~☆"


   정기검진때마다 만나는 얼굴이지만 사쿠라는 아직도 의사선생님의 얼굴만 보면 긴장이 등을타고 흐른다. 심장이 미칠듯 쿵쿵뛴다. 하지만 이 심장의 고동은 평소처럼 설레는 느낌이 아닌, 마치 망치로 책상을 퉁퉁 내리치는듯한 무거운 느낌이다. '언젠가 혹시 마나씨에게 받은 이 심장마저도 망가져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게 되는것은 아닐까?' 사쿠라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상자에 눌러담아 마음속 깊은곳에 있는 걱정의 선반에 올려두었다. 하지만 이 상자라는 녀석은 병원에 올때마다 자꾸 선반아래로 떨어져 부정적인 기운을 스멀스멀 뿜어내 사쿠라를 괴롭기 했다.


"흠..."


"선생님..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을까요?"


차트를 들여다보던 의사선생은 안경을 벗어서 테이블 위에 내려두었다. 약간의 침묵과 함께 선생은 왼쪽눈에 손을 괴며 입을 열었다.


"사쿠라.. 혹시 이번에도 보호자가 같이 왔습니까?"


"보호자.. 라니 어떤.."


"저번에 왔었던 젊은 청년 말입니다. 사쿠라의 심장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었는데.. 그 청년의 말이 신경이 좀 쓰여서요."


사쿠라의 낯빛에 그늘이 드리워지자 선생은 아무렇지 않다는듯 쓴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저어보였다.


"심장에는 문제가 없어요. 하지만 심장을 이식받은 이후, 사쿠라는 변했다고 들었습니다. 간혹 그런일이 있어요. 이식받은 장기에  옛 주인의 흔적이 남아 이식자를 변화시키는 일이. 물론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고 밝혀진 바도 없지만, 사쿠라도 비슷한 일을 겪은 것 같아서 줄곧 신경이 쓰였답니다."


"그건.. 제 매니ㅡ, 제 보호자에게 들으신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만, 역시 본인에게 듣고싶은 이야기라.. 불편하다면 말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사쿠라는 말했다. 자신의 심장이 누구의 것인지 어렴풋이 알고 있다는것을. 그리고 심장을 이식받은 후 자신이 어떻게 변했고, 어떤삶을 살았는지. 그리고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듣는 내내 의사선생은 흥미로눈 표정을 지었다. 유령이 된 마나의 이야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이야기를 마치자 선생은 다시 안경을 썼다. 그리고 밝은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군요. 고생도 많았겠지요. 하지만 잘 이겨내 준 것 같아 정말 기쁘고 대견스럽습니다."


"아하하.. 대견.. 스러운가요?"


사쿠라는 멋쩍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사쿠라는 이 병원에서 꽤 오랜시간 지냈지요. 사실 우리는 그날의 심장이식을 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럴게 원래 사쿠라가 받았어야 하는 심장은 지금의 그 심장이 아니었으니까요."


"네..?"


사쿠라는 흠칫 놀라 선생을 바라보았다.


"사실 사쿠라가 원래 받았을 심장은 우리 병원으로 오기 직전에 문제가 생겨서 발이 묶여 있었어요. 하지만 이미 사쿠라는 이식을 위해서 중환자실에 항체까지 모두 죽여둔 상태로 대기중이었지요. 심장이 오지 못한다면 사쿠라는 매우 위험해지는 상황이었어요. 대부분의 의료진이 사쿠라의 회생에 대해 회의적이었고, 몇몇은 울기까지 했지요. 그런디 그때 마침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가 있었어요. 교통사고 환자인데 이미 가망이 없었지요.. 그런데 그 환자의 심장이 사쿠라에게 딱 맞았지 뭡니까? 장기조직기증까지 신청되어 있었기에 바로 가족에게 연락을 해서 허락을 받아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기적이 일어났다고 쾌재를 불렀지요. 기증자가 마지막까지 기적을 일으켰다고.. 사쿠라는 그렇게 해서 그 심장을 이식받게 된거에요."


"그런... 전혀.. 몰랐어요.."


"네. 기적같은 일이긴 했지만, 기증자에 대한 정보는 노출을 절대적으로 금하고있었기에 이야기 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꼭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지금이라도 말을 하게 되었네요.. 미안해요 사쿠라.."


"아.. 아니에요! 그런일이.. 있었군요.. 하하.."


마나씨는 삶의 마지막까지도 기적을 일으켜 나를 구해준 거구나..사쿠라는 생각했다. 다시한번 감사의 말을 전해야지 싶었다. 하지만 요 근래 마나와 대화는 할 수 없었다. 메이도 마네ㅡ쟈도 마나의 안부를 물으면 대충 둘러대며 도망가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귀가하자마자 마나씨와 대화하리라 마음먹는 사쿠라였다.


"아, 그리고 심장에 관한것은.."


"ㄴ..네!"


"이제는 정말 걱정할것이 없겠네요. 심장은 아주 건강하고, 이미 사쿠라의 몸의 일부가 되었어요. 이렇게 가끔씩 정기 검진만 받는다면, 아이돌 생활을 해나가는데 심장이 발목을 잡는 일은 더이상 없을겁니다."


"혼또오 데스카-?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센세-"


사쿠라는 꽃처럼 활짝 웃어보였다. 맑고 화창한 미소에 선생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져나간다.


"감사합니다. 그럼.."


   달칵. 진료실 문을 닫고 나온 사쿠라는 뭔가 싱숭생숭한 느낌을 받았지만, 밝은 미소를 띄우며 병원을 나섰다. 그러자 병원 벤치에서 수다를 떨던 아주머니들과 눈이 마주쳤다.


"어라라 사쿠라쨩 아니니?"


"에? 네 제가 사쿠라인데요.."


"엄멈머 얘 실물로 보니까 훨씬 더 이뻐졌다 얘!"


"네? 가 감사합니다!"


사쿠라는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보는것이 마냥 싫지는 않았다.


"날 기억 하겠어? 그 사쿠라가 요만~할 때 이 병원에서 내가 손집고 산책도 시켜주고 그랬는데."


"맞아맞아 나는 휠체어도 밀어주고 그랬어!!"


사쿠라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자 다시 반가운 얼굴들이 떠올맀다.

사쿠라가 심심할까봐 외출할때마다 그림책을 한권씩 빌려다 주시던 옆방 아주머니.(허리디스크) 사쿠라가 적적할거라고 하루에 한번씩 휠체어로 병원을 돌아주시던 맞은편 침대의 아주머니.(허리디스크)그리고ㅡ


"나야 나!! K네 엄마!! 사쿠라짱 정말 몰라보게 변했어-!!"


K군의 어머니. 사쿠라의 부모님이 자리를 비우면 K군과 같이 사쿠라를 돌봐주시던 정이 많던 아주머니. 지금은 시간이 꽤 지난터라 한번이 알아보지 못했지만 아직도 그 푸근한 미소가 얼굴에 남아있었다.


"아ㅡ 안녕하세요! 이제 기억이 나요! 다들 잘 지내셨어요?"


"그럼~ 잘 지내지! 다들 정기검진 왔다가 만나서 이야기 보따리나 풀고 있었어~"


"우리K도 사쿠라랑 똑같이 심장이 안좋았잖아? 그리고 사쿠라가 먼저 

퇴원을 한다니까 울고불고 난리친거.. 기억하지?"


"아하하! 네 기억나요.. 그땐 먼저 나가게 되어서 미안했는데.."


"사쿠라짱이 퇴원하자마자, K도 이식을 받았어. 그게 원래는 사쿠라짱한테 가야 할 심장이었다나봐. 그런데 사쿠라짱이 다른사람 심장을 식받아서 우리K도 수술을 빠르게 받고 퇴원 할 수 있었어. 퇴원하는늘 얼마나 신나 하던지, 하루종일 들고 뛰고 난리도 아니었다니까~?"


"정말 다행이에요! 그러고보니 K군은.."


"응! 근처에 있을텐데.. 하여간 얘는 수술끝나고 밖에 나돌아 다니자마자 애가 이상하게 변해서는.. 유효?라거나 럭비라거나 이상한 소리나 하고 다닌다니까..?"


"아하하.. 그랬군요.. 정말K군이었군요..."


"응? 벌써 만났어?"


사쿠라가 심심한 미소를 짓자 갑자기 배에서 탱크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흐에?"


"어머, 사쿠라짱! 아직 밥 안먹었니? 안되지 안돼! 아이돌은 힘을 많이 써야 하니까 끼니를 놓치면 안된다구ㅡ!"


"제가.. 아이돌 하고있는거 알고 계셨네요?"


"그럼! 알다마다! 사쿠라짱이 얼마나 유ㅡ명한데! 여기 아줌마들 전부 사쿠라짱의 팬이야!"


"서니피ㅡ스 화이팅!!"


"써니피!! 써니피!! 으아아아아아!!!!"


"모두.. 고맙습니다!"


사쿠라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바로그 때.


"우효~! 미츠케타ZE☆!!"


"어머, K 어딜갔다 이제 오는거야?"


"엄마.. 사쿠라짱은 내가 빌려가겠다ZE! 거절은 거절한다ZE☆"


"에?"


"자, 사쿠라짱 나와 갈곳이 있다ZE! 럭키ㅡ한 곳이니까 하야꾸하야끄"


"엣? K군 잠깐..."


사쿠라는 K군의 성화를 못이겨 발걸음을 돌렸다. 기숙사와는 반대인 방향. 얼마나 걸었을까 허름한 골목길에 도착했다.


"이제 모 춋또다."


"K군? 어째서 여길..?"


"난 기억났다ZE.. 우리가 아주 어릴적에.. 한가지 약속을 했던것을.. 그리고 나는 오늘 그 약속을 받아낼 수 있게 된것easy 쵸 럭키다."


"약..속?.. 나는 전혀.."


"거의 춋또다. 따라오라ZE"


나란히 3명만 걸어도 가득 찰 듯한 좁고 음침한 골목을 지나, 눈앞에 나타난 것은.


"K군.. 여긴.. 러브호텔ㅡㅡㅡㅡ?????!!!"


"우효☆ 럭키다"


사쿠라는 당황했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상냥하던 K군이 어째서? 외견은 조금 바뀌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었지만 이대로 있을수는 없었다.


"K..K군! 여기는.. 왜..?"


"약속을 했으니까.."


"미안, 나는 그 약속이란게 기억나지 않는걸.."


"괜찬다ZE 사쿠라.. 너도 금방 기분좋아 질테니까.. 우효☆"


너무나 대담한 K군의 언행에 사쿠라는 두려움을 느꼈다. 심장이 ㅣ친듯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그러나

'에? 거짓말-, 이 심장의 고동은..? 마나씨의 심장이 나를 이끌때의-'

말도 안되는 이 상황에 사쿠라의 심장은 흥분한 듯 빠르게 뛰고있었다.

마치 러브호텔로 들어가라는듯. 들어가면 기분좋은 일이 잔뜩 있을거라는 듯이.

'마나씨.. 이게.. 정말 맞는걸까요..?'


"우효! 뭘 멍하게 있고 그런다ZE? 하야꾸 들어오라ZE!"


"아, 응."


사쿠라는 자신도 모르게 심장의 고동에 이끌려 러브호텔로 발을 들였다.


"잠깐 거기 앉아 있어주어야 겠다ZE"


"아? 여기?"


사쿠라는 로비 옆방의 테이블에 앉았다. 고즈넉한 분위기에 사쿠라가 생각하던 러브호텔과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네모 반듯한 테이블에 푹신한 의자. 레드와인빛 커튼과 노란색 벽지. 과연 여기서 무얼 하게 되는걸까?

'-나..나도참 왜 이런곳에.. 그야 심장이 이끌어주는곳으로 가면 늘 행복해졌었지만. 이런곳까지 오게 되다니.. 마나씨는.. 이런곳에 자주 왔던걸까..?' 생각이 들자마자 가슴이 그게 아니라는듯 쿵! 하고 뛰었다. 그때마침 ㅡ


"우효오... 오래 기다렸다ZE☆.. 오늘은 초 럭키다 평소와는 다른걸 가져와버렸다ZE?"


그렇게 말하는 K군은 아까와는 다른복장에 손에는 트레이를 들고있었다. 트레이 위에는 온갖 것들이 가득 올려져 있었다.


잠시 뒤


"맛있어- K군-!! 이거이거!"


"이게 그렇게 좋단말이ZE? 그럼 모 잇카이다!"


"응-! 이거! 이거! 대체 어떻게 한거야? 와타시.. 곤나노 하지메떼."


"나에게는 이것이 일상이다ZE 능숙한건 당연(쑻)하지. 좀 더 즐겨줘도 좋다ZE, 사쿠라 오늘의 너는 초 럭키ㅡ다!!"


"화아아아아아....."


사쿠라의 양쪽 볼엔 붉은 홍조가 드리워졌고, 우물거리는 입은 더이상 스스로 멈출 수 없었다. 마나씨의 심장은 늘 옳았고, 그건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멈출수가 없어..!"


"조금 천천히 속도를 늦춰도 좋다ZE 사쿠라. 아직 많이 있으니까"


"그ㅡㅡㅡㅡㅡ"









"치ㅡㅡㅡㅡㅡ"









"만ㅡㅡㅡㅡㅡ!!"









"이렇게 바삭바삭하고 맛있는 돈카츠는 난생 처음 먹어보는걸-!!"


"최애에게 이런 찬사를 듣다니 나는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다ZE.."


사쿠라는 테이블 가득 차려진 돈까스 정식을 와구와구 먹고 있었다.


"하지만 놀랐어. K군이 이 레스토랑의 셰프일 줄은.."


"부모님의 호텔이랑 우리 가게는 이어져 있으니카라, 놀래켜 주고싶어서 뒷문으로 데려온건데, 지금 생각해보면 여자아이를 데리고 올만한 루트는 아니었던것 같다ZE, 고맨나 사쿠라쨩."


"으ㅡ응-! 괜찮아 K군! 그런데 아까말한 약속이라는게 뭐야?"


"사쿠라도 나도 어릴적부터 돈카츠를 좋아했다ZE.. 하지만 우리는 심장병을 앓고 있어 돈카츠를 마음대로 먹지 못하고 이키테타.. 다까라 사쿠라짱이 침울해 하고 있을 때, 나는 사쿠라짱한테 약속한거다ZE.. 우리 둘 다 병이 나으면.. 언젠가 내가 눈물이 날 정도로 맛있는 돈카츠를 꼭 사쿠라에게 먹여주겠다고 말이ZE..  그리고 나는 셰프가 되었고, 언젠가 사쿠라에게 대접해 주기 위해서 요리실력을 갈고 또 닦았다Ze!"


"앗, 그런약속.."


사쿠라는 과거를 되짚어 보았다. 꽤 멀리 가라앉아있는 기억의 편린들 중에, 어린K군이 활짝 웃고 있는 조각을 어루만졌다.

'나중에 우리 둘 다 건강해지면- 내가 사쿠라에게 눈물날정도로 맛있는 돈카츠를 만들어 줄게-! 손가락 걸고 약속이야!'

반가운 추억을 찾아내었을 때 K군은 활짝 웃고 있었다. 마치 어린시절의 모습처럼.


"뭐야.. K군, 맞았네.."


"응? 그렇다ZE 나는 나라ZE"


"약속 지켜주어서 너무 고마워.. 정말 감동이야.."


사쿠라는 오늘 행복의 눈물을 한방울 흘렸다. 그 눈물은 사쿠라의 마음 속 걱정의 선반을 흠뻑 적셔, 부정적인 감정들을 씻어내 주었다.


"그런데 K군, 그 모습과 말투는 어떻게 된 거야?"


"모르겠다 우효오.. 심장을 이식받았더니 이렇게 되어버렸다ZE.. 언 럭키다.."




중간에 흰색글씨 있음

끝ㅌ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