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상 하는 말이지만 법학도 법학자가 읽을만한 글 아니니 가볍게 볼 것.
* 그렇다고 비판과 첨삭을 받지 않겠단 뜻이 아니니 오해하지 말 것. 오히려 환영함.
23년의 연애 읽으면서 와 이거 진짜면 대박이네 했음. 이런거 넘모조타

근데 이 글에서는 반대로 좀 어두운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머리 하얘질때까지 행복하게 잘 살면 참 좋은데, 그게 당사자들 마음만 안 변한다고 해서 글케 되는게 아니거든.
사랑하는 남편/아내 고생시키기 싫어서 열심히 일하는데, 잔인한 사회에 짓눌려서 실패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라는건 다들 알거라 생각한다.
아래 사례도 그런 경우.
아내 A씨는 자그마한 사업을 하나 하고 있었는데, 직장인이던 남편 B씨가 희귀병으로 쓰러져서 맞벌이를 못하는 상황이 됐음.
그래서 집안 수입이 크게 줄어 생활이 어려워졌고, 남편 병원비 + 생활비 충당을 위해서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려고 시도했는데,
이게 역효과가 나서 빚만 십수억원을 지는 상황에 몰려버렸고, 사업도 망해버려서 어떻게 복구하기도 힘들어졌음.
그래서 아내는 자기가 다 책임을 지되 남편만은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주려고 자기 앞으로 돼있던 부동산을 싹 팔아서 현금화시켰고,
그걸 다 남편한테 증여한 다음 남편을 설득해서 합의이혼함. 눈물난다 진짜.
문제는 아내에게 돈을 빌려줬던 C가 여기에 이의있소 한거임. 두 가지 문제를 제기했는데,
첫째는 A씨가 강제집행을 면하려고 대상이 될법한 재산을 남편 앞으로 빼돌린 후 거짓으로 이혼을 했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A씨는 자신에게 빚을 지고 있으니 그 돈을 받기 위해 이혼으로서 발생한 A씨의 재산분할청구권을 대신 행사하겠다는 것이었음.
첫 이의제기는 가장이혼과 채권자취소권, 다음 이의제기는 채권자대위권과 관련된 사항인데,
그래서 오늘은 채무자의 재산을 보전하는 제도인 채권자대위권과 채권자취소권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채무자가 아직 채무를 불이행하지는 않았지만 채무이행에 필요한 자신의 재산을 감소시켜 앞으로 있을 채무이행에 영향을 끼치려 한다면, 채권자로서는 해당 행위를 막을 필요가 있다. 때문에, 민법은 채무자가 가용자산을 모두 모아도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태인 무자력상태가 된다면 예외적으로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에 대해 간섭할 수 있는 제도를 두고 있다. 하나는 채권자대위권이며, 다른 하나는 채권자취소권이다. 두 제도 모두 채무자의 채권자를 위한 재산(책임재산) 보전에 그 목적을 둔다.
채권자대위권이란, 무자력인 채무자가 제3자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고 있지 않을 경우, 채권자가 자기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채권자 자신의 이름으로 채무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 가능한 권리이다.(404조 1항) 청구권은 물론 취소권, 해제권 등의 권리도 행사 가능하며, 소 제기를 통한 집행권원 확보가 필요 없으므로 행사 조건만 충족한다면 강제집행보다 편리하다. 때문에 채권자대위권은 강제집행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채무자의 책임재산 보전이라는 본래 목적과는 좀 어긋나지만, 금전채권 외의 채권 보전을 위해 이 제도가 적극적으로 사용된다. 이때는 금전채권인 경우와 달리 채무자가 무자력상태에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없으므로 더욱 빠르고 간편하게 채권을 보전할 수 있다.
채권자대위권은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을 보전할 필요가 있고, 해당 채권의 이행기가 도래하였다면 행사가능하며, 이때 행사하고자 하는 권리는 채무자의 일신전속권이 아니어야 하고, 채무자가 그 권리를 행사하고 있지 않아야 한다.(404조) 보전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는 금전채권인 경우 채무자의 재산이 모든 채권자들에게 지는 채무를 모두 변제하기에 부족한 상태, 즉 채무초과상태일 때를 의미하고, 그 외에는 채무자가 보전하려고 하는 채권과 그걸 위해 대신 행사하려고 하는 채무자의 권리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면 된다. 쉽게 말해 대위권을 행사했을 때 채권의 실행가능성이 높아져야 한다.(대위권 행사가 채권의 실행가능성을 높이지 못한다면 보전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93다289 참조.) 이는 금전채권인 경우에도 적용되는데, 예를 하나 들어보자.
A는 B가 가진 건물을 사용하면서 계약기간이 끝나면 A는 건물에서 퇴거함과 동시에 B는 보증금을 돌려주기로 계약을 했다고 하자. 그리고 A는 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C에게 넘겼고, 마침내 계약기간이 끝났다. 이때 C가 보증금을 받기 위해서는 A가 건물에서 나가야 하고(나가지 않으면 B는 A가 아직 의무이행을 하지 않았다는 항변을 할 수 있다.), 이 때 C는 자신이 가진 금전채권인 보증금반환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B가 A에 대해 가지는 건물명도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으며, 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건물명도가 이행되어야 하는 상황이니 두 권리는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 경우 B의 무자력, 즉 채무초과상태가 아닌 때에도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 결국 금전채권이든 비금전채권이든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권리와 채무자의 권리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경우에는 무자력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관련하여 대법원은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권리와 채무자의 권리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는 것이 채권의 현실적인 이행을 적절한 방법으로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며, 그 행사가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아니라면 채권자대위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2013가71784)
또한 채권자대위권은 법원의 허가를 받거나 보존행위를 하는 경우라면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았더라도 행사할 수 있다.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청구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요건을 갖춘 채권자대위권은 채권자의 이름으로 행사된다. 채무자의 동의는 필요없으며, 더 나아가 채무자가 반대해도 행사할 수 있다. 이 때 채권자는 제3자에 대해 ‘채무자에게 당신이 지고 있는 채무를 빨리 이행하세요’라고 할 수 있다. 즉, 제3자가 채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상대방은 채무자이지 채권자가 아니다. 채권자는 채무자가 뭉개고 있는 권리를 대신하여 행사한 것 뿐이고, 결국 그 권리는 채무자와 제3자 사이에서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단, 제3자가 채무자에게 뭔가를 줘야 하는 경우라면, 채권자는 채무자가 받아야 할 그것들을 자기한테 내놓으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채무자가 권리행사를 안 해서 채권자가 팔걷고 나선건데, 채무자가 아 안받을래요 해버린다면 채권자가 한 수고는 모두 의미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채권자는 자신에게 직접 인도할 것을 제3자에게 요구할 수 있으며, 이렇게 급부를 직접 받았다면 그것이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해 가지는 채권과 같은 종류이며 상계가 가능한(상계적상에 있는) 급부라면 바로 상계함으로서 다른 채권자들보다 먼저 자기 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다. 이를 사실상의 우선변제라고 표현한다.
채권자대위권으로 보존행위 외의 권리를 행사했다면 채권자는 채무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통지를 받은 채무자는 해당 권리를 처분하여도 이로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405조) 이는 채무자가 권리를 처분하거나 포기함으로서 채권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므로, 채권자가 통지하지 않았더라도 채무자가 다른 루트를 통해 채권자대위권이 행사되었다는 사실을 안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러한 처분행위에는 제3자와 해당 권리가 발생한 계약을 합의해제하는것도 포함되는데, 이 역시 채무자의 의사로서 권리를 소멸시키는 행위이기 때문이다.(2006다85921) 마찬가지로 채무자가 채권자대위권 행사를 안 후에 받은 관련 채권의 압류 및 전부명령도 무효이다.(2015다236547)
단, 채무자가 변제를 받거나 자기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받는 등의 행위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통지를 받은 후에도 채무자는 스스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채권자대위권이 행사되었다고 해서 채무자의 지위가 불리해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단, 합의해제가 아니라 계약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법률 규정에 따라 해제했다면 그건 405조가 적용되지 않음에 유의해야 한다.(2011다87235)
채권자대위권 행사 시 채권자는 그저 권리를 대신 행사할 뿐이므로, 해당 권리행사의 효과는 채무자가 직접 받는다. 해당 권리의 시효중단 효과 등이 채무자에게 생기는 건 당연하다.
채권자대위권 행사로서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위치에 있게 된 제3자는 채무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모든 사유로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채권자는 자기와 채무자와의 관계를 들어 제3채무자에게 무언가를 주장할 수 없고, 제3자 역시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에 있는 일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제3채무자는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해 가지는 채권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사라졌다는 주장을 할 수 없다. 이는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일이기 때문이다.(92다35899) 다만,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해 가지는 채권이 원인무효라거나, 이미 변제 등으로 소멸한 권리라는 등의 주장은 가능하다.(2013다55300)
만일 채권자대위권이 재판상으로 행사되었다면, 즉 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행사되었다면 그 당사자는 채권자와 제3자이며, 채무자는 당사자가 아니다. 하지만 이는 타인을 위하여 하는 소송이므로 채무자에게도 효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며, 채무자가 채권자대위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어떠한 방법으로든 알았다면 그 판결의 효력은 채무자에게 미친다.(74다1664) 단, 어디까지나 채무자가 제3자에 대해 가지는 채권에 관하여 효력이 미친다는 것이지,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에 대해서는 미치지 않음에 유의해야 한다.
채무자가 권리 위에 잠자고 있다면 채권자는 스스로의 채권보전을 위해 위의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재산을 감추거나 증여하는 행위를 한다면 어찌해야 할까? 이 때 행사할 수 있는 또다른 권리가 바로 채권자취소권이다.
채권자취소권은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을 처분하여 감소시키는 등 고의로 채권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함으로서 무자력이 되는 경우, 채권자가 직접 그 행위를 취소하고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406조 1항) 채권자대위권과는 달리 채무자의 적극적인 행위를 제재하는 권리이며, 이미 이루어진 법률행위를 취소한다는 점에 있어서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때보다 제3자가 입을 피해가 더 크다. 때문에 채권자취소권은 반드시 재판상으로 행사하여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채권자취소권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치는 행위를 하였고(객관적 요건), 채무자가 자신의 행동이 채권자를 해칠 것을 알고 있었으며, 또한 그로부터 이득을 얻은 제3자들이 이득을 얻을 당시에 해당 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임을 알고 있었어야 한다(주관적 요건).(406조 1항) 또한 행위를 취소하려는 채권자의 채권은 채무자가 저러한 행위를 하기 이전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어야 한다. 사해행위 후에 획득한 채권을 근거로는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사해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채권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행위가 이미 있었고,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성립될 것이라는 점에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그것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한 경우라면, 그 채권을 근거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다.(95다27905) 단, 채무자의 위 행위는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행위에 한정하며, 혼인, 이혼 등의 신분상의 행위거나 설령 재산권이라도 법률상 압류가 불가능한 종류의 권리거나 채무자의 자유의사에 전적으로 맡겨야 하는 권리라면 취소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위의 요건들을 종합한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친다는 것을 알면서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행위’를 사해행위라고 한다. 채권자를 해친다는 말의 의미는 채무자의 행위로 인해 재산이 감소하여 모든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를 전부 변제할 수 없게 되는 무자력을 초래하는 것을 말한다. 사해행위인지 판단하는 기준시점은 그 행위 당시이며, 채무자의 무자력여부 역시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2010다64792) 법원에서는 이를 사안별로 판단하기 때문에 각 유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보통 아래와 같은 경우 사해행위로 본다.
1. 우선변제권이 없는 채권자에게 하는 대물변제
2. 연대채무 부담
3. 피담보채권액이 재산가액을 초과하지 않는 저당권이 설정된 재산 매각
4. 담보제공. 단, 변제자력을 가지기 위한 자금융통 과정에서의 담보제공 제외(2000다50015)
5. 새 채무부담을 위한 약속어음 발행
6. 재산을 매각하여 돈으로 바꾸는 행위. 단, 변제목적의 매각은 제외
7. 강제집행 회피목적의 무상양도
8. 상속재산 분할협의
9. 물상보증, 명의신탁,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보전용 가등기
10. 소멸시효 이익 포기
11.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이 과도한 경우
만일 위의 사해행위가 성립하였더라도 거기에 더해 채무자는 물론 채무자로부터 물건을 매입하는 등으로 이득을 얻은 자(수익자, 전득자) 모두가 해당 행위가 사해행위임을 알고 있었어야 한다. 이는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입증하여야 하나, 물건을 팔아서 돈으로 바꾸는 행위처럼 상황에 따라 추정될 수도 있다.(99다2515) 판단 기준시점은 채무자는 사해행위 당시, 수익자나 전득자는 수익/전득 당시이다. 단, 채무자와 달리 수익자는 채무자의 사해의사가 증명되기만 하면 악의로 추정되며, 이를 면하려면 수익자가 직접 반증할 책임이 있다. 단, 과실이 있었는지는 문제삼지 않으며 자기는 몰랐다는, 즉 선의라는 사실만 증명하면 된다. 전득자의 경우, 채무자와 수익자 상의 행위가 사해행위임을 알았는지만 문제될 뿐 수익자와 전득자 사이의 법률행위가 사해행위여야 하는 건 아니다.(2004다61280)
또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는 채권자의 채권은 금전채권이어야 하며, 그 발생원인은 묻지 않는다. 기한이 도래하지 않은 채권이어도 상관없으며, 다만 저당권 등 담보물권이 설정되어 있는 채권이라면 그 가액이 피담보채권액보다 부족한 한도에서만 취소권 행사가 가능하다.(2002다41589) 또한 모든 채권자를 위하여 효력이 있어야 하므로 특정물에 대한 채권을 근거로는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없다.
상기 요건을 충족하여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는 경우, 채권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재판상 행사해야 한다. 즉, 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방법으로만 행사가능하며, 이 소 제기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던 날로부터 5년 내에 하여야 한다.(406조 2항) 사해행위 취소의 소만 기간 내에 제기하기만 하면, 원상회복의 청구는 기간 이후에도 할 수 있다. 이 취소원인을 안 날이라는 말의 의미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칠 목적으로 사해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채권자가 안 날이며, 사해행위가 있었다는 것만 알았다면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할 수 없다.(2002다23857)
행사 대상, 즉 피고는 수익자 혹은 전득자이며, 이 중 악의인 자에게 청구하여야 한다. 채무자는 피고가 될 수 없다. 전득자가 악의라면 재산반환을, 수익자가 악의라면 가액배상을 구할 수 있다.
채권자취소권 행사 시 취소의 범위는 취소권을 행사하는 채권자(취소채권자)의 채권액을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다른 채권자가 배당요구를 할 것이 명백하거나, 목적물이 동일인 소유의 토지와 건물처럼 나눠서 청구할 성질의 것이 아닌 경우에는 취소채권자의 채권액 이상이어도 취소할 수 있다. 만일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를 취소했다면 채권자취소권은 사해행위의 취소와 원상회복, 두 가지를 청구하는 것이니 법원은 원상회복으로 부동산 자체를 반납하라고 명해야 한다. 다만, 앞서 알아본 조건처럼 선의의 전득자가 부동산을 취득했다면, 결국 악의의 수익자를 대상으로 돈으로 내라는 요구, 즉 가액배상을 구할 수밖에 없다. 또한 부동산에 저당권 등이 있는 상태에서 사해행위가 있었는데, 이후 변제 등으로 말소된 경우에는 그 사해행위는 (부동산 가치 – 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 범위에서만 성립하는 것이므로 부동산을 통째로 반환하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 경우는 가액배상을 하여야 한다. 부동산이 양도담보로 이전되거나 유치권 목적물이 처분된 경우에도 같다.
결국,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거나 극히 어려운 상태라면 가액배상을 한다고 보면 되겠다.
이렇게 행사된 채권자취소권은 참으로 복잡한 효과를 지닌다. 권리의 행사효과인 사해행위 취소판결은 소송의 당사자들인 채권자와 그 상대방(수익자 혹은 전득자)에게만 관계가 있고,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를 상대적 효력이라고 한다.
앞서 설명했듯 채권자취소권의 효과는 사해행위의 취소와 원상회복이다. 따라서 수익자 혹은 전득자는 원물반환 혹은 가액반환의 방법으로 취득한 재산을 반환할 의무가 생긴다. 이 취소와 원상회복은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그 효력이 있으므로(407조), 취소권을 행사한 채권자라고 해서 다른 채권자들보다 우선해서 변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 외형상 재산은 채무자 소유로 회복되며 이를 경매하는 등의 강제집행을 하려면 별도의 집행권원이 필요하다. 단, 사해행위의 목적물이 돈이나 물건 등 누군가가 수령해야 하는 것일 경우, 취소권을 행사한 채권자는 그것들을 채무자가 아닌 자신에게 인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그것이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채권과 같은 종류이고 상계가 가능한 경우라면 바로 상계함으로서 채권의 목적을 다른 채권자들보다 먼저 달성시킬 수 있다. 이러한 사실상의 우선변제는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했을 경우와 같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 채무자는 과연 어떠한 위치에 있느냐는 것이다. 앞서 재산이 ‘외형상’ 채무자 소유로 회복된다고 한 것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사용한 표현이다. 사해행위의 취소로 채무자에게 돌아온 재산은 채권자들과 채무자의 관계에 한정해서만 채무자의 재산으로 취급될 뿐, 실제 채무자가 다시 재산의 소유권을 회복한다거나 어떠한 권리를 다시 취득하는 것은 아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채권자들은 돌아온 재산을 채무자 것처럼 취급해서 채무불이행 발생 시 해당 재산을 채무자의 다른 재산들마냥 경매에 내놓고 배당을 받는 등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채무자가 그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팔 경우, 자신의 것이 아닌 재산을 판매한 것으로 취급되어 무권리자의 처분에 불과하여 효력이 없게 된다. 즉, 이걸 산 사람 역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그렇다면 그 재산의 소유권은 대체 누구에게 있다는 말인가? 채무자는 수익자(전득자)와 정상적으로 거래하였으므로 그 소유권 역시 수익자에게 있다. 즉, 그 물건은 아직 수익자의 소유이다. 다만 수익자는 채권자취소소송에서 패함으로서 채권자들과의 관계에 한해서는 상대적으로 그 재산의 소유권을 주장하지 못할 뿐이다. 따라서 만약 그러한 재산이 경매에 나와 1억원을 받았고, 총 채무가 8천만원이라 모두 갚고도 2천만원이 남았다면, 그 2천만원은 채무자가 아니라 수익자(전득자)가 가져가게 된다. 만일 채무자가 이를 가져가면 그건 남의 재산을 가져간 것이므로 부당이득이 되며, 수익자(전득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
여기서 이상한 점이 생긴다. 재산이 부동산이라면, 채권자취소권 행사에 의해 해당 부동산의 등기명의는 채무자로 회복된다. 그런데, 위의 상대적 효력이론에 의해 채무자는 등기명의자이면서도 소유권이 없는 상태가 되고, 수익자(전득자)는 등기명의자가 아님에도 소유권을 가지는 상태가 된다. 이는 부동산물관의 득실변경은 등기하여야 그 효력이 생긴다는 186조의 내용과 상반되며,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것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는(185조) 물권법정주의에도 위반된다. 이러한 형태의 소유권이 과연 인정될 수 있을까? 이 점은 좀 더 생각해 볼 과제가 되겠다.
겉핥기식으로나마 대충 훑어봤으니 한번 불쌍한 A씨가 어떻게 될지 한번 따져보겠다.
먼저 A씨가 강제집행을 면하려고 대상이 될법한 재산을 남편 앞으로 빼돌린 후 거짓으로 이혼을 했다는 이의제기에 대해 알아보자.
거짓으로 한 이혼, 즉 가장이혼이란 실제로는 부부공동생활을 해소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다른 목적으로 협의이혼을 하는 경우인데, 이런 이혼은 무효이다. 단, 가장이혼으로 무효가 되려면 누구나 납득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이혼에 다른 목적이 있더라도 이혼당사자 사이에 일시적으로나마 적법한 이혼을 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2000다59579) 그런데 이혼 얼마 전에 재산을 증여하였다는 사실은 이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2012다82084)고 한 판례가 있으므로, A씨와 B씨의 이혼이 가장이혼이라고는 볼 수 없으니 이혼은 유효하다.
하지만 채권자취소권에 대해서는 결론이 다르다. 결국 아내 A씨가 남편 B씨에게 재산을 증여한 것이 사해행위에 해당되느냐는게 쟁점이 되는데, 앞서 나열한 사해행위 사례들 중 11번이 바로 이 경우라고 볼 수 있다.(2000다63516) 정황상 아내의 증여는 사실상의 재산분할이며, 아내는 부동산의 매각액 전부를 남편에게 증여했고, 이는 남편이 통상적으로 재산분할을 했을 경우 받을 만한 적정분할액수를 넘어서는 금액이다. 이 경우 그 초과되는 부분은 사해행위로 보아야 하고, 이는 채권자취소권 행사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혼은 정당하지만, 그와 별개로 C는 초과금액에 대해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여 그 한도에서 증여를 취소하고 원상회복을 구할 수 있다.
둘째로 C씨가 지닌 채권에 기해 이혼으로서 성립된 A씨의 재산분할청구권을 대신 행사하겠다는 주장에 대해 알아보자.
채권자대위권은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을 보전할 필요가 있으며, 해당 채권의 이행기가 도래하였을 때 행사가능하며, 이때 행사하고자 하는 권리는 채무자의 일신전속권이 아니어야 하며, 채무자가 그 권리를 행사하고 있지 않아야 한다. 상황상 채권보전의 필요성은 인정될 것이고, 채권의 이행기도 도래한 상황이며, 채무자인 A씨는 그 권리를 행사하고 있지 않으니 거의 모든 요건을 갖추었다.
하지만 마지막 요건인 채무자의 일신전속권이 아니어야 한다는 요건이 문제인데, 재산분할심판은 부부 중 일방이 다른 일방을 상대방으로 하여 청구해야 하는 일신전속권이므로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하여 그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기 전에는 이를 보전하기 위하여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하였으므로(98다58016) C는 재산분할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없다.
결국 A씨는 채권자대위권 행사는 피했으나 채권자취소권 행사로 인해 증여한 금액 상당부분을 남편에게 주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빚을 진건 본인 책임이고 그걸 갚아야 하는 의무 역시 당연한 것이지만, 가슴으로 느끼기엔 참 씁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너무 슬퍼하진 말자.
B씨가 쓰러지기 몇년 전에 장난으로 비트코인 30개 사고 잊어버렸는데 판결 직후 생각나서 보니 8천 찍어서 그걸로 갚았다더라.
또한 이 이야기는 픽션이니 진짠지 찾아보려고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