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보름전 주문한 LP들이 도착해 상태 확인겸 감상을 위해 틀어보다 모처럼의 시간이니 그동안 사놓고 미뤄둔 것들도 마저 틀어보았다.

그들 중 김민기 1집에 대해 조금 써보려한다. 김민기 1집은  원래 71년도에 발표되었지만 내가 입수한 버전은 87년도 재발매반이었다.

조그만 글씨로 '71년도반과 차이가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있지만 사실 원본과 다르게 A면엔 꽃피우는 아이 대신 건전가요가 들어갔고 

B면엔 눈길이란 곡이 빠졌다. 음반은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막상 재생해보니 노이즈가 잔뜩 꼈다. 

관리 문제라 생각했지만 선명한 음질의 건전가요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저 건전가요만 빼고 닳도록 틀어온 것을 유추해 볼수 있었다.

김민기는 다들 잘 알듯이 한국 가요사에 큰 족적을 남긴 거장이자 당시 민중가요를 제작하고 보급하는등 70년대 민주화 운동의 조력자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인물이었다.

특히 꽃피우는 아이는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꽃에 비유한 곡으로 이런 직설적인 비유때문에 당시 금지곡 리스트에 오른 곡이었다.

87년 역시 6월 항쟁으로 전두환 정권이 물러간 해였다. 

이런 사실들을 조합해 나름 유추한 결론은 이 음반의 원래 주인에겐 김민기의 노래의 정말 각별했을 것이고 

이 음반에 대해 많은 실망을 했을 것 같았다. 전 정권이 물러갔음에도 그의 노래엔 아직 자유가 찾아오지 않았으니깐



LP의 상태나 쓰여진 낙서같이 사용된 흔적으로 원 주인의 사연을 유추해 보는것은 중고 LP를 수집하면서 느끼는 묘미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희귀한 음반이나 빛을 받지 못한 음반을 발굴해내는 일도 좋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