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상 하는 말이지만 법학도 법학자가 읽을만한 글 아니니 가볍게 볼 것.

* 그렇다고 비판과 첨삭을 받지 않겠단 뜻이 아니니 오해하지 말 것. 오히려 환영함.



 2021년 4월 30일 오후, 어떤 프랑스 국적의 도선생은 오늘날만큼 정보의 가치가 쓰레기인 시대는 없는 것 같다는 평을 했다.

 혹자는 과도하게 좋아진 정보접근성이 그러한 현상을 만들었으며, 때문에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여 재구성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고 했다.

 나는 이 의견들에 어느정도 공감한다. 정보통신망의 발달로 인해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나날히 방대해져가는데, 개중에서 한 개인의 현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보, 소위 필요한 정보는 극히 일부뿐이다.

 그러다보니 이 방대한 정보의 바다에서 대부분은 필요없는 것으로 치부되고 만다. 모든 것에 신경을 쓰기에는 허락된 시간이 너무 짧으니까.


 그런데 도선생은 거기에 한 마디를 덧붙였다. 돈 되는 정보 빼고. 그렇다. 돈 되는 정보는 그렇지 못한 정보들과는 달리 갈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돈은 인터넷을 떠도는 수많은 사이버 망령들의 현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돈 되는 정보일지도 모르는 것 중 하나를 풀어보고자 한다.

 정확히는 돈을 잃지 않는 정보지만, 손해를 줄이는 것 또한 돈을 버는 것임은 분명하니 문제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챌럼들에게는 얘만큼은 믿을 수 있다는 친구가 적어도 한두명은 있을 것이다.

 어느 날, 퇴근하고 돌아오니 그 친구에게 전화가 왔는데, 정말 서럽게 울면서 매달리듯 호소한다.

 사업을 하면서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이제야 빛이 보이는데, 도와줄 사람 한명이 부족해서 주저앉게 생겼다고.

 이 잔혹한 세상에서 마지막 희망이라도 붙잡아보고자 염치없이 전화했다고, 도와달라고.

 모든 책임은 자기가 질 테니 그동안의 친분을 생각해서라도 자기 손을 좀 붙잡아달라고.

 매우 착하고, 성실하고, 유능하다 생각했던 친구가 그렇게 울며 매달리니 버틸 수가 없다.

 그렇게 당신은 친구과 대부업자 사이에 발생하는 채무를 연대보증인으로서 주채무자 등과 연대하여 상환한다는 계약서에 서명하고야 만다....


 그렇다. 오늘 알아볼 내용은 보증이다.



 보증은 보증채무를 세간에서 줄여 일컫는 말이다. 보증채무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시 대신 이행하여야 하는 의무를 지는 채무를 말한다.(428조 1항) 이와 같은 채무를 지는 사람을 보증인이라 하며, 본래의 채무자를 주채무자, 본래의 채무를 주채무라고 한다. 보증채무는 주채무의 이행을 담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종속적 채무라는 점에서 연대채무와 다르다. 이처럼 보증인의 재산이 채무자 대신 강제집행의 대상이 되는 것을 인적 담보라고 한다. 여러 형태의 보증 중 금전채무에 대해 아무런 대가 없이 호의로 하는 보증에 대해서는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서 따로 규율하며, 민법에서는 그 외의 보증들에 관하여 다룬다.


 기본적으로 보증채무는 주채무와 동일한 내용이며, 주채무와는 별개의 독립된 채무이나, 반대로 주채무에 종속되는 성질 또한 가지고 있다. 이러한 종속성을 부종성이라 하며, 보증채무의 독립성은 부종성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부종성으로 인해 보증채무는 주채무가 무효/소멸할 때 함께 무효/소멸되며, 보증채무의 한도는 주채무의 그것을 넘어설 수 없고 만약 넘어섰다면 그 한도로 줄어든다.(430조) 또한 보증인은 주채무자가 가지는 항변사유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고, 주채무자가 항변을 포기했다 하더라도 보증인이 그 사유를 주장하는데에는 문제가 없다.(433조) 더하여 주채무자의 채권에 의한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고(434조), 주채무자가 취소권이나 해제권을 가지고 있다면 보증인은 그 권리들이 존재하는 동안에는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435조) 주채무자에게 생긴 사유는 이러한 부종성에 의해 보증인에게 효력이 미치는데, 일례로 주채무자에 대한 시효중단 효과는 보증인에게 효력이 있는 것을 들 수 있다.(440조) 반대로 보증인에게 생긴 사유는 주채무자에 대해 효력이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변제, 대물변제, 공탁, 상계 등 채권에 만족을 주는 사유는 주채무자에게도 효력이 미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부종성은 관련된 권리가 타인에게 이전할 때에도 나타나는데, 이를 이전상의 부종성(수반성)이라고 한다. 채권양도로 채권자가 변경되었다면, 채권의 양수인은 주채무자에 대해서만 대항요건을 갖추면 보증인에게도 새로운 채권자임을 주장할 수 있다. 단, 채무자가 변경되었을 때에는 보증인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보증채무는 소멸한다.(459조) 보증인은 주채무자를 위해 보증을 선 것이지 다른 이를 위해 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보증인은 주채무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만 대신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지는 보충적인 채무자이며, 이를 보증채무의 보충성이라고 한다. 즉, 원칙적으로 의무이행을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채무자이며, 보증인은 이를 보충하는 역할일 뿐이다. 나중에 설명할 최고, 검색의 항변권은 바로 이 보충성을 근거로 하여 성립한다.


 보증채무는 기본적으로 보증계약에 의해 성립한다. 주채무자가 반대해도 계약체결 자체는 가능하나, 대신 보증인이 나중에 행사할 수 있는 구상권의 범위가 달라진다. 보증계약은 반드시 기명날인 또는 직접서명이 있어야 하며, 구두보증, 녹음, 전자서명은 무효이다.(428조의2) 단, 대리인을 통한 기명날인 대행은 가능하다.(2018다282473) 이는 보증계약 체결 후 주채무자와 채권자가 보증인에게 불리한 쪽으로 계약을 변경하려 드는 경우에도 같은 방식을 따라야 하며, 그렇지 못한 경우에 그 변경은 무효이다.(428조의2 2항) 단, 위 방식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해도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해버린 경우에는 더 이상 무효라고 주장할 수 없다.(428조의2 3항)

 보증인이 될 수 있는 자격요건은 아무것도 없지만, 예외적으로 법률에서 보증인을 세울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206조 1항 등) 이 경우 보증인은 적어도 행위능력과 변제자력을 갖춘 자여야 한다.(31조 1항) 나중에 보증인이 변제자력이 없어진다면 채권자는 보증인 변경을 청구할 수 있고(431조 2항), 채무자는 다른 담보를 제공함으로서 보증인을 세우지 않을 수도 있다.(432조)


 이러한 보증인의 보호를 위해 채권자에게는 몇 가지 의무가 부과한다. 채권자는 보증계약을 체결하거나 갱신할 때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 중 보증계약체결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채무자의 채무관련 신용정보를 보증인에게 알려야 한다.(436조의2 1항) 또한 채권자는 주채무자가 채무를 3개월 이상 이행하지 않았거나, 이행기에 이행할 수 없음을 알았거나, 보증인이 주채무의 내용과 이행 현황을 알려달라고 요구하면 해당 내용을 지체없이 보증인에게 알려야 한다. 이 의무들을 위반하여 보증인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법원은 보증채무를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436조의2 4항)


 일단 보증을 서게 되었다면, 보증인은 주채무자의 채무, 이자, 위약금, 손해배상, 그리고 그 밖에 주채무에 종속한 모든 채무를 담보한다.(429조 1항) 이 채무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주채무와 별도로 존재하는 채무이므로, 채권자는 주채무자나 보증인 중 아무한테나 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보증인은 이를 방어하고자 특수한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항변권은 최고, 검색의 항변권이라고 볼리는데, 이는 채권자가 보증인에게 먼저 채무이행을 청구한 경우에는 보증인은 주채무자가 변제할 능력(변제자력)이 있다는 사실을 검색하여 확인하고, 그 집행이 쉽게 가능할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하여 자신이 아닌 주채무자에게 먼저 변재요구/집행할 것을 최고할 수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보증인이 주채무자와 연대하여 채무를 부담한 때에는 그럴 수 없다.(437조) 이 최고, 검색의 항변권은 1회 행사로 소멸하며, 채권자가 본 항변권이 행사됨에 따라 주채무자의 재산에서 먼저 강제집행을 했음에도 채권의 만족을 얻지 못했다면, 남은 부분은 결국 보증인이 변제하여야 한다.


 만일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하여 주채무자 대신 채권자를 만족시켰다면, 보증인은 결국 타인의 채무를 변제한 셈이므로 주채무자에 대해 구상권을 가진다. 이 구상권은 보증인이 어떻게 보증을 서게 되었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주채무자의 부탁을 받고 보증인이 된 경우(수탁보증인), 주채무자의 부탁 없이 보증인이 된 경우, 주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보증인이 된 경우로 나뉜다.

 수탁보증인의 경우, 과실 없이 변제했다면 주채무자에 대해 구상권을 가진다.(441조 1항) 이 구상권은 연대채무자가 가지는 구상권 규정이 준용되므로(441조 2항), 변제한 비용과 법정이자, 피할 수 없는 비용, 손해배상을 모두 구상할 수 있다. 이러한 구상권은 보통 채무를 소멸시키고 나서 행사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수탁보증인에 한해 아직 변제하기 전인데도 미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이때의 구상권을 사전구상권이라 한다. 사전구상권은 보증인이 과실 없이 채권자에게 변재라하는 재판을 받은 때, 주채무자가 파산선고를 받았는데 채권자가 파산재단에 가입하지 않았을 때, 채무의 이행기가 확정되지 않았고 언제일지 확정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보증계약 후 5년이 지났을 때, 그리고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했을 때 생긴다.(442조) 이 사전구상권의 구상 범위는 일반적인 구상권과 동일하지만, 장래의 이자나 아직 지출하지 않은 금액에 대한 지연손해금 등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의 비용은 구상할 수 없음에 유의해야 한다.(2001다25504) 사전구상권이 행사되어 주채무자가 배상해야 하는 경우, 주채무자는 자기를 면책시키거나 담보를 제공할 것을 보증인에게 청구할 수 있고, 또는 배상금액을 공탁하거나, 담보를 제공하거나, 보증인을 면책시킴으로서 보증인에게 지급할 의무를 면할 수 있다.(443조)

 주채무자의 부탁 없이 보증인이 된 자가 변제한 경우, 주채무자의 구상의무는 보증인의 출재액 전액이 아니라 면책행위 당시에 이익을 얻은 한도내에서 배상하여야 한다. 게다가 수탁보증인과 달리 면책일 이후의 법정이자나 손해배상금은 구상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주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보증인이 된 자가 변제한 경우, 주채무자는 현존이익의 한도에서 보증인에게 배상하여야 하며, 기준시점은 구상권을 행사한 때이다. 따라서 주채무자는 보증인이 구상권을 행사하기까지의 기간동안 채권자에 대한 항변사유로 보증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


 채무를 대신 변제한 보증인은 그 변제 전에 채무자에게 변제하겠다고 통지할 의무와 변제 후 변제를 완료했다고 통지할 의무, 즉 두 번의 통지의무를 진다. 채무를 변제하기 전에 주채무자에게 통지하지 않았다면 주채무자는 채권자에게 대항할 사유가 있었을 때 그 사유로서 보증인에게 대항할 수 있고,(445조 1항) 변제 후 주채무자에게 통지하지 않았는데 주채무자가 그 후 선의로 채권자에게 변재했다면 그 변제가 유효함을 주장할 수 있게 된다. 잘못하면 기껏 갚아줬더니 무효취급당하고 지불한 돈을 되찾기 위해 추가적인 소송을 해야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주채무자 역시 통지의무를 지는데, 보증인과는 달리 사후통지의무만을 수탁보증인에게만 진다. 즉, 채무자가 요청해서 보증인이 된 자가 아니라면 보증인이더라도 통지의무가 없다. 연대채무와 다른 점은, 보증인과 주채무자가 모두 통지의무를 게을리했다면 순서에 상관없이 주채무자의 변제만이 유효하다는 점이다.(연대채무에서는 처음 변제한 채무자의 변제가 유효하다.)


 앞서 언급한 보증인의 최고, 검색의 항변권은 보증계약이 연대보증일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연대보증이란, 보증인이 주채무자와 연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기로 하는 보증채무로, 보증채무+연대채무라 보면 된다. 연대보증인은 주채무자와 채무자로서의 지위가 같아 보충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앞서 언급한 최고, 검색의 항변권을 갖지 못하고(437조 단서), 연대보증인이 여러명 있는 경우에도 각각 주채무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448조 2항) 이 두가지를 빼고는 보통 보증과 모든 부분에서 동일하다.


 여기까지 읽어보니 어떤 생각이 드는가? 생각보다 별 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민법은 보증인을 생각보다 많은 방면에서 보호해준다. 보증채무의 부종성을 정의함으로 인해 주채무자가 인해 빚을 다 갚았는데 보증채무는 남아있는 불합리한 상황을 피할 수 있으며, 보증인 자신 뿐만 아니라 채무자가 가지는 모든 권리를 총동원하는 것을 허락함으로서 채권자의 독촉을 받아칠 무기를 쥐어주고, 채권자에게 통지의무를 부과하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확히 알게 해줌은 물론, 주채무자가 빚을 갚을 수 없을 것 같으면 사전구상권으로 선수를 쳐서 돈을 받아내 손해를 막을 수 있고, 채권자가 치고들어오면 최고, 검색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주채무자에게 화살을 돌림으로서 강제로 재산을 뺏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안전장치 덕분에 세간의 악평과 달리 보증은 생각보다 위험부담이 크지 않다. 

 축하한다. 당신은 냉정한 판단 하에 옳은 선택을 했고, 그로 인해 절망에 빠져있던 절친을 구할 수 있었다....


라고 생각한다면 엄청난 착각이다. 혹시나 그렇게 생각했다면 팔랑귀가 의심되니 자신을 한번 되돌아보기 바란다.

 

 보증의 본질은 간단하다. 주채무자가 빚을 못 갚으면 대신 갚아주겠다고 하는 계약이 바로 그 본질이다. 때문에 보증의 폐혜가 발생하는 것은 주채무자가 돈을 갚을 능력을 상실한 상태, 즉 무자력상태가 되어 파산할 때이다. 채무자에게 아무런 돈이 없으므로 채권자가 주채무자에게서 만족을 얻을 일은 없게 되었으니 부종성으로 얻는 이득은 없는거나 마찬가지인 상태가 된다. 채무자의 모든 권리를 동원하여 채권자를 막을 수 있는 권리도 소용없다. 추심을 막을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면 주채무자가 파산했겠는가? 아무 의미 없는 짓이다. 사전구상권? 없는 것보다야 훨신 낫지만, 곧 파산할 위기에 처한 주채무자에게 아직 채무를 변제할 재산이 남아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애초에 그런 돈이 있으면 파산을 했겠는가? 역시 의미없다. 최고, 검색의 항변권? 주채무자에게 돈이 없는데 검색해서 최고해봤자 주채무자가 무자력이니 난 너한테서 받아야겠다는 대답밖에 더 돌아오겠는가? 게다가 끔찍한 사실 하나가 더 있는데, 당신이 선 보증은 연대보증이고, 연대보증인은 최고, 검색의 항변권이 없다. 이는 보충성을 전제로 성립하는 권리인데, 연대보증인은 주채무자와 연대하여 책임을 지므로 보충성이 인정되지 않아 이러한 항변권을 가지지 못한다. 즉, 채권자가 돈 내놓으라고 요구해온다면, 연대보증인인 당신은 거절할 수 없다.

 애도한다. 당신은 감성적인 판단 하에 그릇된 선택을 했고, 그로 인해 친구 대신 절망에 빠지는 희생정신을 발휘하고야 말았다.


 처음 이 글의 제목을 보고 내용이랑 제목이랑 무슨 관계가 있는지 궁금하지 않았는가?

 모르고 있던 사람이라면 이 말이 수천 년 전에 쓰여졌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보증은 변함없이 파괴적이다.

 

 "너는 사람과 더불어 손을 잡지 말며 남의 빚에 보증을 서지 말라

 만일 갚을 것이 네게 없으면 네 누운 침상도 빼앗길 것이라 네가 어찌 그리하겠느냐" - 잠언 22장 26~27절

 

 챌럼들은 정에 이끌려 사람 하나 살리려다가 길거리에 나앉는 선택을 하지 않길 바란다.

  



 아, 끝내기 전에, 이러한 보증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 그 외 다른 어떤 보증이 있는지도 마저 알아보자.

 기타 보증의 유형으로는 공동보증, 보증연대, 근보증, 신원보증이 있다.

 

 공동보증은 동일한 주채무에 대해 여러 사람이 보증채무를 부담하는 보증이다. 각 보증인은 주채무를 균등한 비율로 분할한 부분에 대해서만 보증채무를 부담하며(439조), 이를 분별의 이익이라고 한다. 즉, 공동보증인들은 분할채무를 진다.


 보증연대는 수인의 보증인이 상호연대를 하여 보증채무를 지는 것을 말하며, 주채무자와 연대해서 채무를 부담하지는 않기 때문에 연대보증과 달리 보충성이 존재하여 최고, 검색의 항변권도 행사가능하다. 단, 각각이 채무 전액을 보증한다는 점은 연대보증과 동일하다.  


 근보증은 은행거래와 같은 계속적인 채권관계에서 생기는 장래의 불확정한 채무를 채권최고액의 범위 내에서 보증하는 보증계약이다. 이러한 채권최고액은 서면으로 특정하여야 하며, 그렇지 아니한 근보증계약은 효력이 없다.(428조의3) 다만, 계약의 특성상 보증인의 책임범위가 과하게 커서 지나치게 가혹하므로 제약을 두는데, 이로 인해 당사자의 의사가 계약문언과 달리 일정한 범위의 거래에 국한시키는 것이었다고 인정할 만한 경우 보증책임은 당사자의 의사 범위로 제한되거나(94다10337), 성립 당시의 사정과 비교했을 때 현저한 사정변경이 생겼다면 보증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하거나(94다31389), 신의칙과 상속에 의거하여 보증책임을 합리적인 범위로 제한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근보증은 굉장히 위험한 보증이다. 채권최고액을 기재하게 하는 보증인보호 특별법에 이은 민법 개정 덕분에 예전만큼 악랄하지는 않지만,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액수를 부담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위험도가 높다. 그만큼 채권자, 특히 금융권은 돈 받기가 쉬워서 많이 사용하고 있으니 개인으로서는 절대 엮이지 말자.


 신원보증은 사용자가 고용인의 행위로 입게 될 손해를 담보할 목적으로 제3자와 체결하는 계약으로, 고용인의 고의나 중과실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신원보증인에게 배상하게 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피용자의 경과실로 인한 손해는 신원보증의 책임범위가 아님을 알 필요가 있다.

 이 계약은 2년짜리 계약이며, 이보다 길면 2년으로 단축된다. 갱신은 가능하지만 계약기간은 역시 2년을 초과할 수 없다. 사용자는 피용자가 업무부적격/불성실하거나, 피용자의 업무수행지를 변경하여 업무를 과중시켰거나 감독이 힘들어지는 등의 사정이 생긴 경우 즉시 신원보증인에게 통보해야 한다. 만약 고의나 중과실로 통지하지 았을 경우, 신원보증인은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의 한도에서 책임을 면한다.(신원보증법 4조 2항)

 신원보증인은 이러한 통지를 받거나, 자신이 피용자의 고의나 과실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했거나, 신원보증계약의 기초가 되는 사정에 중대한 변경이 생긴 경우 보증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이 신원보증은 그나마 위험성이 덜한 보증이다. 굉장히 일상적으로 쓰이는 보증이고 최근에는 보험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많이 보인다. 그래도 보증은 보증이니 계약 체결 시 자신이 보증할 사람의 성실성 직업위험도 등에 대해 잘 알고 하자. 


 만약 이미 늪에 빠진 상태라면 어쩔 수 없다. 주채무자가 빚을 꼭 갚길 기도하는 수밖에.



 그래도 느그나라 법령중에는 금전채무에 대해 아무런 대가없이 호의로 보증을 서 주었다가 채무자가 파산함으로서 큰 피해를 입는 사태에서 보증인을 보호하기 위해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존재한다. 금전채무가 아닌 채무를 보증하거나 물상보증을 선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으니 주의하자.


 이 법에 의하면 채권자는 주채무자가 원본, 이자 등의 채무내용을 3개월 이상 이행하지 않거나 이행기에 이행할 수 없음을 미리 안 경우에는 지체없이 보증인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특별법 5조 1항) 채권자가 은행 등 금융기관이라면 이 기간은 1개월로 단축된다.(특별법 5조 2항) 또한 채권자는 보증인의 청구가 있으면 주채무의 내용과 그 이행 여부를 보증인에게 알려야 한다.(특별법 5조 3항) 위 통지의무를 위반한다면 보증인은 그로 인하여 손해를 본 범위 내에서 보증채무를 면한다.(특별법 5조 4항) 이 내용은 금융기관 사례를 제외하고는 민법 436조의2 각 조항들과 거의 같다.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은 보증인에게 가혹할 수 있는 근보증에 대해서도 제약을 가한다. 이 법에 의하면 주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해 부담하게 될 모든 채무를 부담한다는 내용의 근보증, 소위 포괄근보증계약은 허용되지 않으며, 근보증의 담보범위는 계속적 거래계약, 일정한 종류의 거래로부터 발생하는 채무, 특정한 원인에 기해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채무에 한정된다.(특별법 6조 1항) 또한 근보증의 보증채무최고액은 반드시 서면으로 특정하여야 하며, 이를 위반한 보증계약은 그 효력이 없다.(특별법 6조 1~2항)

 

 또한 이 법은 보증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 그 기간을 3년으로 보고, 갱신시에도 마찬가지로 3년을 제한으로 둔다. 그리고 이와 같이 간주되는 보증기간은 계약채결 혹은 갱신시 채권자가 보증인에게 고지하여야 하며, 혹여 채무자가 보증인의 승낙 없이 채무자에게 변제기를 연장해 준 경우에는 채권자나 채무자가 보증인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 이 경우 보증인은 즉시 보증채무를 이행할 권리를 얻는다.(특별법 7조)


 이 특별법을 위반하는 약정으로서 보증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특별법 11조) 이렇게 일방의 사정만을 고려하여 강제로 이행시키는 규정을 편면적 강행규정이라고 한다.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은 이름 그대로 보증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률이므로 이와 같은 보증인 보호조항을 넣은 것이다. 따라서 본 법령을 위반하여 보증인에게 불리한 쪽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면, 그 보증계약은 효력이 없다.



 위 내용을 잘 읽어 두었다가 보증의 늪에 빠졌을 때 떠올릴 수 있도록 하자.

 하지만 사실 그거보다는 아래의 격언을 기억하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너를 보증 서준 사람의 은덕을 잊지 말아라. 그는 너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