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셀


궁니르 공국의 대공이자 발할라 동맹의 대영웅.

기계거룡(機械巨龍)을 참살한 드래곤 슬레이어이며, 라인 연방을 상대로 궁니르 공국을 승리로 이끌어 준 용장임.


아르셀은 공명정대하고 용감하며 고귀했고, 많은 전쟁과 모험 속에서 수많은 영예를 얻었음.

누구도 그녀의 무용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기인이사들이 잇달아 부하로 들어왔음.

국민들은 그녀에게 진심어린 경애를 쏟았음.


그녀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전투에서 끊임없이 승리했고,

외적을 물리치고 괴물을 쓰러뜨리며 동맹의 "용사"로 칭송받았음.


궁니르 공국 전체는 물론 동맹 내부의 많은 백성, 귀족, 심지어 대공들 중에도

그녀가 발할라 동맹의 황제를 결정하는 선제전에 승리해서

동맹을 아름다운 미래로 이끌 것을 기대하고 있음.


대부분의 사람이 모르고, 신경쓰는 사람도 거의 없지만,

"용사" 아르셀은 사실 황제가 되고 싶지 않았음.


영웅이 되기 전에는 일개 BM 장인의 딸에 불과했음.

천성이 선량했고 용감했으며 기술자로서 재능도 뛰어났음.

아버지의 비열하고 옹졸한 성격에 힘들어 했지만, 그래도 아버지와 주변 사람들을 사랑했음.


당시 궁니르 공국의 국경 안에는 고대 황금시대부터 남아 있었던 기체 "파프니르"가 존재하고 있었음.

거대한 용으로 변할 수 있는 이 기계거인은 오랜 세월의 침식으로 통제를 잃어버렸고,

지나는 길에 있는 도시나 촌락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서 백성을 도탄에 빠뜨렸음.


궁니르 공국은 여러 차례 대군을 조직해서 토벌하려고 했지만

기계거룡이 아득한 황금시대로부터 계승한 힘에는 당해낼 수가 없었음.


그리고 궁니르 공국의 군대를 붕괴시킨 파프니르가 아르셀이 살고 있는 도시에 들이닥쳐서

그녀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위협하자, 이름 없는 장인소녀는 일어서서,

아버지가 준비한 기체를 몰고 단독으로 대군을 모아도 이길 수 없는 기계거룡과 격돌함.


아르셀과 파프니르는 무려 사흘밤낮 동안 악전고투를 벌였고, 전투의 막바지에 그녀는 자신의 기체에

궁니르 왕족의 잃어버린 지보 "노퉁" 시스템이 탑재되었다는 것을 깨달음.

그리고 오직 궁니르 왕족만이 기동시킬 수 있는 "노퉁"을 기적 같이 기동시켜서

아무도 물리칠 수 없었던 기계거룡을 쓰러뜨렸음.


드래곤 슬레이어의 위업을 달성하는 것과 동시에

아르셀을 둘러싼 음모가 수면 위로 떠올랐음.


아르셀은 원래 궁니르 대공이 평민여자와 사이에 낳은 뒤에 태어나자마자 버린 사생아였음.

그녀를 키웠던 BM장인은 그녀의 혈통을 알고서, "노퉁"을 기동시킬 수 있는 그녀를 이용해 파프니르를 쓰러뜨린 후

파프니르가 지키고 있던 황금시대의 유산을 차지할 속셈이었음.


이 비열한 장인은 예정대로 아르셀이 파프니르를 무찌른 뒤에 그녀를 독살하려고 했지만,

아르셀에게 계략이 간파당했고, 당황해서 도망치다가 실수로 낭떠러지에 떨어져 목숨을 잃었음.


자신을 죽이려고 했지만, 지나치게 책임감이 강한 성격 탓이었는지

아르셀은 그의 죽음에 깊이 슬퍼했음.


그리고 "아버지"가 남긴 정보에 따라서, 파프니르가 지키고 있었던 고대 황금시대의 유산을

자신의 기체에 활용했고, 포악한 자를 무찌르고 약자를 돕기위한 모험에 나섰음.


그 후, 그녀는 당시에 신분을 속이고 모험을 하고 있었던

묠니르의 대공 안과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그녀와 함께 많은 모험을 겪으며,

백성을 괴롭히는 악당을 응징하고 동맹 내에서 높은 명성을 얻었음.


그 사이에 벌어졌던 동맹끼리의 내전으로

발할라 동맹의 국민들이 죽어나가자 가슴 아파하기도 함.


아르셀은 계속 자신의 혈통을 숨겼음.

그녀는 궁정 내부와 국가 간의 음모를 깊이 혐오했고, 그저 발할라의 국민들을 보호하고자 할 뿐이지

권력다툼에 휘말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음.


하지만 운명으로부터 달아날 수는 없었음.


발할라 동맹과 라인 연방 사이에 전면전이 일어났고, 제국에 필적하는 라인 연방의 정예를 상대로

용맹하지만 지휘체계가 통일되지 않았던 발할라 동맹의 각국은 연거푸 패전했음.

많은 왕족과 귀족이 전장에서 전사했고, 여기에는 아르셀의 친아버지인 궁니르 대공도 포함되어 있었음.


지도자를 잃은 궁니르 공국이 붕괴의 위기에 처했을 때,

국가 간의 분쟁에 끼어들지 않으려던 아르셀은 조국의 백성들이 겪는 고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개입했음.


라인 연방의 군사력은 파프니르 못지 않았음.

아르셀은 많은 이들이 보는 전장에서 "노퉁"을 기동할 수 밖에 없었고,

라인 연방을 물리치는데 성공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혈통도 드러나게 되었음.


발할라 동맹의 이념은 강자를 숭상하는 것.

전쟁이 끝난 후, 구국의 영웅이자 왕족의 혈통인 아르셀은 당연히

계급을 막론하고 궁니르 공국의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대공으로 추대되었음.


아르셀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결국 전쟁으로 만신창이가 된 조국을 버릴 수 없었음.

그녀는 자신이 이 "용사"의 자리에 앉지 않으면, 약육강식의 발할라 동맹 내부에서

궁니르 공국이 곧 타국의 사냥감이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음.


특히 이 전쟁에서 본 그란 공국의 왕녀 "광희" 트리스타의

약육강식의 이념과 냉혹한 수법이 아르셀을 걱정시켰음.


아르셀은 나라와 백성을 위해서 자유를 버렸고,

그녀에게 어울리지도 않고 앉을 생각도 없던 왕좌에 앉았음.


그녀는 이 고민을 단 한번도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극소수의 이해자만은 그것을 눈치채고 있었음.

그 중 한 명이 실반 대공이자 총명함으로 유명한 레이아였음.


"영웅은 모두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지요."


레이아는 씁쓸한 어조로 자신의 절친한 친구에 대해 논평했음.


"그녀는 다른 사람을 위하는 것만 생각하는 사람이었고, 이 방면에 너무 걸맞았던 겁니다."


얄궂게도 아르셀의 또 다른 이해자는 그녀의 숙적 "광희" 트리스타였음.

아르셀의 이름을 들을 때마다, 트리스타는 기뻐보이지 않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음.


"정말로 불쾌해. 왕이란 복종을 받고 섬김을 받아야 하는 존재다.

그 여자는 그것을 완전히 그르쳤지.

흠, 용사는 용사의 역할을 맡아야 하는 법.

내가 제위에 오르면, 반드시 그녀를 그 어울리지도 않는 자리에서 끌어내리겠다."


가치관은 맞물리지 않지만, 트리스타는 아르셀의 실력과 품격에 경의를 보이고 있음.

아르셀 역시 문무에 전부 뛰어난 트리스타를 높게 평가했음.


하지만 가치관이 대립하는 두 명은 선제전에서 경쟁할 수 밖에 없었음.

누가 이기더라도 발할라 동맹의 모든 것이 바뀌게 될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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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선제전에서 트리스타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

트리스타와는 다른 의미로 발할라 문화권의 이상적인 영웅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