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예


"과일은 내 꺼야!"


영리하고 날렵한 사냥꾼.


시예(曦夜)는 뉴브리튼주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음.

가정 형편이 넉넉했던 그녀는 특권층이었던 부모에 의해

뉴브리튼주에서 라인 연방의 수도인 "베를린"으로 보내져서 금융학을 전공했음.


하지만 시예는 결국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러 해 동안 공부했던 전공을 포기했고,

현상금 사냥꾼으로서 세계 각지를 여행하기 시작했음.


약간 승부욕은 강했지만, 본인의 실제 성격은 좋았음.


"솔방울"이란 이름으로 유명한 애완 다람쥐를 데리고 임무를 수행했고, 솔방울을 먹이는 것을 좋아했음.

초연해보였지만 사실은 표현을 잘 못하는 것 뿐이었음.


좀 성실한 성격이었으므로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것을 좋아했음.

가상의 적을 통해 자신이 노력한 성과를 확인하곤 했음.

현재의 가상적은 A급 현상금 사냥꾼 샤로임.



………



"세상에서 제가 추구하는 유일한 것이니, 방해하지 마시죠.

방해를 한 결과는 아주 끔찍할 걸요~."


시예는 자신이 무슨 심정으로 이런 말을 했는지 잘 알 수가 없었고,

거듭되는 가족들의 재촉에 심한 초조감과 고민을 겪었음.


그녀는 훌륭한 상인이 되기를 희망했지만,

마음 속에는 늘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가 꿈틀거리고 있었음.


미지의 자극을 탐구하는 것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는데도

가족의 기대를 거스른 이유는 사실 아주 간단했음.


단순히 밖에 나가보고 싶었던 것임.


"과일은 내 꺼야!"


처음 현상금 사냥꾼 업계에 들어갔을 때, 시예는 "과일"이라는 애칭을 썼던 적이 있음.


"과일은 내 꺼야!"


대체 무슨 뜻인지, 시예는 아무에게도 설명한 적이 없음.

항상 미심쩍은 시선을 받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마침내 그녀의 급상승하는 격추수에 의식이 쏠렸음.


"마치 밤을 세우면서 임무를 맡는 것 같은데."


용병 한 명은 이렇게 감탄했었음.

하지만 그는 생각도 하지 못했음. ――정말로 그랬다는 것을.


"그녀는 결코 천재는 아니었어.

그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노력했었지."


시예의 전투력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었음.

모든 이들의 눈을 부릅뜨게 만든 통계는 끊임없는 노력이 쌓아올린 것이었음.


그녀는 자신의 기량이 더 진보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았고,

전파를 이용해 교란제압을 하는 다른 노선을 시도했음.

듣자하니 그녀는 미인계로 적군의 결속력에 영향을 주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지만, 진상은 불명임.



………



치졸함에서 성숙함으로 가는 천지개벽의 전환기는 거의 하룻밤 사이에 일어났음.

어떤 임무에서 시예는 브리튼 제국과 U.S.F의 전쟁에 참가했음.


이 전투는 전력비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져 있었고,

제국측의 전력은 적군에 의해 완전히 짓밟혔음.


하지만 사면초가의 위기 속에서 시예는 평소를 뛰어넘은 지휘와 배치능력을 발휘해서

기적적으로 적의 공격을 격퇴했음.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고,

제국은 같이 싸웠던 동료 용병을 다시 고용해서, 혼전을 틈타 그녀를 죽이려 했음.


결국 그녀를 위기에서 구해줬던 것은,

뜻밖에도 포위공격을 지휘했던 적군의 전사였음.


"할 수 있다면, 일어나라."


하늘색 고글을 쓴 남자는 상처투성이인 시예 앞에 서서

가볍게 손에 든 펄스 돌격소총을 장전했음.


군 자체에게 배신을 당해서 모든 기대가 물거품으로 돌아간 시예는,

죽을 각오를 하고, 고개를 들어서, 그 키 큰 사람의 그림자를 바라보았음.


의외로 예상처럼 빔이 몸을 뚫고 들어오는 고통은 오지 않았음.


"살아나가고 싶나?"


스스로 "우드"라고 밝힌 남자는 조용히 물었음.

시예는 바로 대답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었지만, 결국에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음.


"사실은 정말 절망적이고, 포기하고 싶었어. 하지만……."


U.S.F 최정예 전사의 인솔 하에, 두 사람은 거의 불가능한 임무――손상투성이의 기체에 의지하지 않고,

정교한 방식으로 포위를 피하고, 끝내는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피난민들에 섞여 들어가서 탈출하는 임무를 완수했음.


시예는 자신이 더 이상 무엇을 할지 알 수 없었고,

이 U.S.F 최고의 파일럿이 조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도운 뒤에, 작별을 고하지 않고 떠났음.


그녀는 이 구리 냄새에 찌든 직업을 싫어하기 시작했지만,

왠지 새로운 길을 택하지는 않았음.


"나와 그는 생판 남이 될 운명이야……."


그 이후로, 시예는 더 이상 우드라는 남자와 만나지 못했음.

그녀는 상대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음. 하지만 더 이상 상관없었음.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이미 깨달았기 때문임.


"사실 큰 의미는 없어."


시예는 옛날에 한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음.


"하지만 처음에는 아주 따뜻했어. 무슨 말인지 알겠지?

내가 지금 뭐라고 한들, 그 사람들한테 돌아오는 유일한 낙은 다들 고맙다고 할 때 뿐이잖아."


아무도 그녀의 본심을 알지 못했음.

어쩌면 이것은 그저 꿈을 지키기 위해 찾아낸 작은 핑계일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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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나 출신은 딱 제국인인데도 이름과 복장은 극동공화국 쪽인거 보면

공화국인과 브리튼인의 혼혈로 보임.


프로필 말미에 언급된 해야 할 일이 뭔지는 불명.

아마도 시예 관련 스토리가 실장되면 밝혀질 것으로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