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견습기사 캐롤입니다.

호수의 여신께서 지켜보시는 가운데 정정당당히 승부합시다!"


캐롤은 제국의 평범한 견습기사임.


브리튼 제국의 많은 기사처럼, 캐롤은 제국의 국경에 있는 작은 귀족 가정에서 태어난, 

이른바 제국의 대귀족들이 비웃는 "시골귀족"이었음.


그녀는 가문의 외동딸이었기 때문에 여느 귀족영애처럼 일찍 시집을 가지 않았고,

어린 시절부터 가업을 잇기 위해서 기사 훈련을 받았음.


소년처럼 키워진 캐롤은 연애나 무도회보다 BM과 도검에 익숙했음. 

남자처럼 전장을 걸어야 하는 것에 거부감은 느끼지 않았음.


뼛속까지 여자아이였고 연애를 동경했으며 예쁜 옷과 귀여운 것도 좋아했지만, 

강한 책임감으로 여성적인 면을 억눌렀음.


어릴 적부터 기사도 교육을 받았던 그녀는, 

기사로서 공훈을 세워서 가문과 제국의 영광을 쟁취하기로 결심했음.


시골귀족의 지위로는 기껏해야 작은 기사단에 들어가서,

기사의 시종에서부터 차츰차츰 올라가야 했음.


하지만 캐롤은 젊은 세대의 기사 중에서 아주 천부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었고,

BM의 조종이건 무예건 같은 시골에서 온 귀족은 커녕

어릴 때부터 명사의 지도를 받은 대귀족의 자제들조차 그녀를 이기기 어려웠음.


캐롤의 강건한 불굴의 의지, 아니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외곩으로 파고드는 옹고집이 그녀의 무예를 또래에서 적수가 드물게 만들었음.


젊은이들 사이에서 캐롤이 한 활약으로 인해, 그녀는 제국의 5대 기사단 중 하나인 

"호수의 여신(Vivian)" 기사단에 뽑혀서, 누구나 동경하는 대기사단에 입단하게 되었음.


시골에서 비비안 기사단이 주둔하는 대도시로 와서도

캐롤은 주변의 번화한 세계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고, 무예와 기사의 교양 향상에 전념했음.


그녀의 성실함과 노력, 인내력은 기사단에서 호평을 받았고, 기사 시종에서 견습기사로 올라가게 되었음.

전장에 나가서 공훈을 세울 자격을 얻었으므로 앞날이 창창했음.


하지만 경험이 많은 비비안 기사단의 단장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 견습기사를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보았음.

그녀는 사석에서 이렇게 한탄했음.


"캐롤은 열심히 노력하는 착한 아이야.

이대로 가면, 나중에는 발라드에 나오는 이상적인 기사가 되겠지.

하지만 현실은 발라드만큼 멋지지 않아."


캐롤은 견습기사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신대륙으로 보내졌고, U.S.F와의 전쟁에 참가했음.

그곳에서 그녀는 곧바로 기사라는 존재의 본질을 발견했음.

그것은 '전쟁기계'였음.


승리만이 기사의 모든 것이었음. 

기사도에서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 수단도, 승리를 위해서는 전부 실행이 가능한 수단이었음.

기사들이 전장에 나가는 목적은 영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적나라한 이익이었음.


캐롤은 이상의 파탄이라고 할 수 있는 현실을 겪은 후,

자포자기하지도 기사의 길을 포기하지도 현실에 타락하지도 않고,

"현실을 중시하는 사람"이 되질 않았음.


자신의 기사도를 고집했던 것임.


시골의 소박한 성장 환경 덕인지 캐롤의 천성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그녀의 성격은 단순하면서도 아주 고집이 셌고,

옳은 일이라고 인정하면 절대 포기하지 않았음.


그녀는 곧 기사단 동료들이나 제국의 다른 부대와 

포로나 민간인을 둘러싼 문제에서 대립과 충돌을 일으켰음.

언제 자기 등을 찔려도 이상하지 않은 곤경에 처했음.


그때 캐롤은 기사단장으로부터 수행여행을 시작하라는 요청을 받았음.

기사단장은 기사단을 떠나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자신의 길을 찾으라고 말했고, 캐롤은 기꺼이 동의했음.


그녀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기사단장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음.


"…아마도, 기사단에서 빼내 본토로 돌려보낼 구실을 찾는 것이 옳았겠지.

신대륙에서 쌓은 공적이면 저 아이가 가업을 잇기에는 충분해.

이 빌어먹을 세상에서, 기사도라는 것을 고집하면서 남을 조심하지 않으면, 길바닥에서 횡사하고 말거야.

참견하기 좋아하는 저 아이가 살아 돌아올 확률은 얼마나 될까.

하지만 …만약 저 아이가 돌아온다면."


기사단장은 캐롤에게 일종의 기대를 걸고 있었음.


제국의 식견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제국이 큰 위기에 처해 있음을 눈치채고 있었음.

기사단장은 이전과는 다른 기사를 원했음. 


천부적인 재능은 있어도 뒷배가 전혀 없는데도, 

이미 외면당한 기사도를 고수하고 있는 캐롤은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기사였음.


세계를 유랑하는 여행에서 어떤 답을 찾을까.

그녀가 살아 돌아오면 기사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모든 답은 신만이 알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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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기사단에서 온 의뢰


■ 우리 견습이 신형 BM을 폭주시켰다. 저 BM을 멈춰주지 않겠나.




랜덤 배틀이나 용병퀘를 보면 캐롤이 

킹 아서를 몰고 등장하는 걸 볼 수 있음.

이걸 보면 언젠가는 캐롤이 킹 아서의 주인이 되지 않을까 싶음


모두 다 외면했던 기사도를 고수한 기사가, 제국의 상징에 타는 전개는 로망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