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노라


괴물들이 모여 있는 교단기사 중에서도, 뷔노라는 특히 이상했음.

그녀는 망령을 수집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타고났음.


뷔노라는 치열한 전투가 끝날 때마다,

태고적 전설의 발키리처럼 전쟁터를 돌아다니며 용맹한 전사의 영혼을 골랐고,

영혼의 동의 아래, 이 용맹한 영령들을 그녀의 몸 근처에 떠다니는 기계 두개골의 입속에 집어넣었음.


뷔노라는 수집된 영혼을 【무쿠로】라 불렀으며,

기계교단의 신성한 BM을 몰아서 전장에 들어섰을 때,

전황에 따라서 【무쿠로】의 생전 지식과 기술을 활용했음.


뷔노라와 【무쿠로】가 공감대를 이룬 상황이라면,

【무쿠로】는 생전을 초월한 힘까지 발휘할 수 있었음.


정화전쟁은 제2차 신대륙전쟁 이후 세계 최대 규모의 전쟁이었음.


바바랄 연맹의 최대 가맹국인 【이븐 왕국】의 친왕이

위대한 기계신을 공개적으로 모독해서 성전의 불씨를 지폈음.

1주일 만에 교단에서 복수를 위한 대군이 모였고, 모독자의 죄악의 수도로 떠났음.


뷔노라는 교황 스로카이 휘하의 기사 중 대외적인 전쟁을 맡는 세 기사의 하나였음.


그녀는 교단 대군의 거대한 전쟁기계를 이끌고 앞장서서 전장에 들어섰음.

공기가 신성한 포구 아래에 터져나갔고, 짙은 연기가 하늘을 찌를 듯 했음,

타는 고기 냄새가 사방에 가득했고, 기계신의 진노가 포탄의 비가 되어서 모독자를 주륙했음.


기계신의 위광이 비추는 가운데, 뷔노라는 교단의 대군을 이끌고

각기 다른 【무쿠로】의 능력으로 모독자의 약소한 군대를 유린했음.


뷔노라는 때로는 대군을 통솔하는 장군이었고,

때로는 만군 속에서 적장의 수급을 따는 강대한 전사였음.


교단기사 셋의 통솔 아래, 기계교단의 신성한 군세는 파죽지세로

3달 만에 모독자의 죄악의 수도에 들어섰음.


성전의 불꽃은 일단 타오르면, 거세져서 쉽게 꺼지지 않았음.

교단군은 바바랄 연맹을 무너뜨린 다음에 계속 동쪽으로 진군했음.


토벌 대상이 본래의 모독자에서 이교도로 확대되었고,

테크노아이즈의 광신적인 팽창주의가 교단군 전체를 감염시켰음.


기계광들의 진홍빛 파도가 바바랄 연맹 동부에 있는 이웃나라 츄젤로 쳐들어갔고,

뷔노라는 최전방에서 분투하며 츄젤의 최정예 "팔부중"을 상대했음.


팔부중은 7번의 큰 전투, 16번의 생사결을 거치며,

국외에서 들여온 최신예 기체를 몰고, 온갖 기책으로 뷔노라가 이끄는 교단군을 막아섰음.


그들은 충성스럽고 총명하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뛰어난 전사들이었지만,

전선에서 사신으로 변한 뷔노라에게는 여전히 당해내질 못했음.


도깨비와 같은 교단기사는 혼자서 싸우는 게 아니었음.

그녀의 몸에는 기계신과 많은 영령의 무궁한 축복이 있었음.


츄젤의 국경선에서 수도에 이르기까지, 팔부중은 차례차례로 뷔노라에게 참살당했음.

그녀가 츄젤의 수도 성문 앞에, 팔부중 마지막 한 명의 기체 잔해를 전시했을 때 전쟁은 거의 끝났음.


바로 이때, 극동무제 홍우가 극동 최강의 부대 "무제단(武帝團)"을 이끌고 전쟁에 개입했음.


극동의 홍우는 단신으로 교단의 대군에 돌진해서,

뷔노라와 일대일 대결을 벌였음.


교단기사 대 극동무제.

홍우는 지고의 무인이라는 칭호에 손색이 없었고,

【무쿠로】를 써서 완전빙의 한 뷔노라도 패배를 면치 못했음.


뷔노라가 패배한 후, 홍우는 교단의 대군을 몇 번이고 관통했음.

극동군이 뒤를 따라서, 츄젤의 수도를 포위하고 있던 교단의 대군에 맹공을 퍼부었고,

그들을 츄젤의 국경으로 몰아냈음.


그 후, 기계신의 충성스러운 신도들은 극동군과 연이은 격전을 벌였고,

결국 바바랄 연맹의 중재로 잠정적인 휴전에 들어갔음.

홍우에게 패한 뷔노라는 중상을 입었었고, 그녀가 회복을 마쳤을 때, 정화전쟁은 끝났음.


기계교단에서 뷔노라는 경원시되는 인물이었음.

그녀의 【무쿠로】와 대화할 수 있는 특수능력과 강대한 전투력은

기계신의 축복으로 여겨졌고, 하급신도들의 큰 존경을 받았음.


하지만 그녀의 엉뚱한 성격과 종잡을 수 없는 언동은

【테크노아이즈】의 기계사제들에게 불안감을 주었음.


스로카이가 교황직을 물려받기 전에도 뷔노라는 전대 교황을 모시던 교단기사였음.


도깨비와도 같은 그녀에게는 수수께끼가 가득했고,

망령과 함께하고, 교류하며, 서로를 아끼는 몸짓은 불길했음.


이미 기계화되어 있는 교단의 신자들도, 그들의 육체 중 피와 살로 이루어진 부분은,

여전히 뷔노라에게서 풍기는 농밀한 죽음의 기운에 본능적으로 두려워했음.


오랫동안 【무쿠로】와 함께 지냈기 때문에,

뷔노라는 산 자와 죽은 자, 기계와 인간의 개념이 아주 모호했음.


그녀의 행동거지는 종종 아주 괴이해 보이기도 했는데,

어쩌면 망자를 볼 수 있는 이 소녀의 눈에 비치는 세계는,

타인이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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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거지만 보면 생판 어린애지만

사실 굉장히 오래 산 것으로 추정됨


등장인물들의 언급을 감안하면 최소한 300살은 넘겼고

300년전 시점에서도 이미 교단기사로 활동하고 있었던지라 훨씬 더 많을 수도 있음


때문인지 같은 교단기사인 바모프나 마틸다도

뷔노라의 실력이 자기들보다 윗줄이란 언급을 함


넘사벽인 베르카나 아직 공개 안 된 한 명을 제외하면

주로 활동하는 교단기사 5명 중에선 가장 강한 걸로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