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세 시오츠키


"나는 신조차 두려워하는 마녀, 흑마도(黑魔道) 여왕!

나나세 시오츠키는 나의 인류명에 지나지 않으며, 이것이야말로 영혼의 이름이니라."


지금은 BM의 황금기이며, 전 세계적으로 셀 수 없는 숫자의 인재가 신형 기체의 개발에 헌신하고 있음.

히노마루의 젊은 천재 과학자, 나나세 시오츠키는 그 중에서 특히 빛나는 인물 중 하나임.


나나세 시오츠키는 천재를 기준으로 둬도, 젊기는 커녕 어리다고 할 수 있었음.


고작 8살에 히노마루의 최고학부인 에도 대학을 졸업했음.

그때는 신동이라 불렸고, 뉴스에 자주 노출되며 많은 주목을 모았음.


졸업 후 히노마루 굴지의 대기업인 타카하시 중공에 입사했고,

몇 년 지나지 않아 많은 인재가 있는 타카하시 중공에서도 두각을 드러냈음.


11살의 나이에 타카하시 중공 제3 개발부의 부장으로 지명되어,

"오가닉 머신" 프로젝트의 연구를 담당했고, 

미즈하라 이치로와 함께 타카하시 중공의 양대 천재이자, 

히노마루의 장래를 맡길 수 있는 중요한 인재로 여겨졌음.


"……여기가 이런 건 뻔한 거 아니야? 이것도 눈치채지 못한다고?

아니, 그냥 나 혼자 하겠어. 너희는 안돼. 내 말대로 하기나 해."


연구에 관해서 부하 직원이 질문하자, 시오츠키는 이렇게 대답했음.

그녀에겐 결코 악의가 없었지만, 마찬가지로 엘리트였던 부하들에게 그녀의 태도는 오만하게 비쳤음.


과학 연구에서 아무리 놀라운 재능을 보였더라도, 나나세 시오츠키는 실질적으론 여전히 어린애였음.

대인관계의 험난함과 복잡함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고,

타카하시 중공 내부의 복잡하게 뒤얽힌 파벌 다툼의 이해에 관해서는 말할 것도 없었음.


경이로운 IQ를 가지고 있었지만, EQ 방면에서는 도저히 칭찬할 수가 없었음.

그런 점에서, 그 후의 사태도 일종의 필연이라고 할 수 있었음.


시오츠키를 시샘하고 미워하는 자들이, 손을 잡고 모략을 세워서 그녀를 모함했고,

그녀가 담당하던 "오가닉 머신" 프로젝트는 실패했음.


이것은 결코 수준 높은 모략이 아니었지만,

계략이 성공할 때까지 시오츠키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음.


어린애였던 시오츠키와는 달리 타카하시의 상층부는 바보가 아니었고,

이것이 모함이라는 것을 아는 자도 적지 않았음.

하지만 잔혹하고 복잡한 파벌 다툼에서 진실은 애초부터 중요하지 않았음.


그리하여 어떤 파벌에도 속하지 않았던 시오츠키가 추궁을 받았고,

제3 개발부 부장 자리를 잃었음.


공정히 말하자면, 타카하시 내부에서 미즈하라를 위시한 식견있는 자들은

여전히 시오츠키를 위한 많은 변호를 해주었음.

그들이 보기에 어리석은 파벌 다툼 때문에 히노마루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천재적인 과학자를 잃은 것은 정말 우매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음.


성숙한 어른이라면 이때 인내를 선택하고, 교훈을 얻고, 재기를 기다렸겠지만

안타깝게도 시오츠키는 아직 어린애였음.


그녀는 자신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을 추궁당하자,

모든 이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반발을 보였고, 

모든 명예와 장래를 버리고, 오가닉 머신의 연구자료와 함께 실종되었음.


"나의 이름은 미드나이트 블랙캣.

의롭지 않은 타카하시에 대한 정당한 심판!"


이것이 화나서 타카하시 중공을 그만둔 후, 시오츠키가 항상 달고 다니는 말이었음.


시오츠키는 초인적인 지능지수 외에는 사실 또래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

고양이를 좋아하고, 단것을 좋아하고, 특히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음.


연구 외의 여가시간 전부를 코믹 행사에 가거나 애니메이션에 썼고,

항상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대사를 일상생활과 연구에 섞어 썼기 때문에

부하들의 비난을 받았지만 본인은 전혀 개의치 않았음.


성인과는 비교도 안 되는 지능지수를 가졌지만, 마음은 아직 어린애였고,

이것이 그녀를 성인과 또래 아이들 양쪽으로부터 동시에 고립되게 만들었음.


하지만 천재라는 자긍심이 그녀의 성격을 비뚫어지게 해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수 없으며, 

남의 호의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게 했음.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을 잘 대해주는 사람을 아주 소중히 했음.


코믹 행사에서 만난 몇몇 별난 동호인 말고는 다른 친구가 없었음.


과학연구 말고 요리에도 손을 댔고, 스스로 하루 3끼를 만드는 것을 자랑하며,

다른 사람의 보살핌이 필요한 집돌이 과학자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음.


하지만 외출을 싫어하는 것과 알기 쉬운 중2병으로

역시 동업자와 지인들에게는 집돌이 과학자로 통했음.


시오츠키는 자신에게 책임을 추궁한 타카하시 중공에 상당한 분노를 품고 있었고,

실종 뒤에는 넷상으로 보복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음.

하지만 그녀의 나이에선, 보복을 상대에게 조금 애 먹이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음.


그녀는 한여름철의 어떤 작은 섬에서 타카하시가에 복수를 실행했다지만,

타카하시가에선 이에 관한 성명이나 사상자의 소문도 없었음.

이 소문 속에서, 각 세력은 오가닉 머신 기술을 가진 BM이 섬에 나타났다는 점을 의식했음.


시오츠키와 교류한 적이 있는 BM 제작자들은 이 어린 천재가 결코 계속 침묵하진 않을 것이며,

아마도 얼마 후, 놀라운 연구 성과를 가지고 무대에 복귀할 것이라 믿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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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중2병 말투는 너무 높은 지능 탓에 고립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