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로


20살이었지만 오보로는 이미 극동지역 최강의 검사였음.


대천제시대 "오보로의 검성"의 후예인 그녀는 선조의 혈통을 완벽하게 발현했음.

7살 때 검을 배우기 시작했고, 1년도 안 되어 교육을 마쳤으며, 2년 후에는 사범대리 자격을 받았음.


12살에 일족이 실전했던 오의 "으스름달의 고리"를 깨우쳤고,

같은 해에 자신의 스승이자 일족의 장이었던 아버지를 이긴 후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여행을 떠났음.


"그녀가 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면, 그림 속의 검성이 우리 세계로 돌아온 것만 같더군."


그녀가 검을 휘두르는 것을 목격한 일족은 감탄했음.


명문에서 백 년만에 나온 검술의 귀재였던 그녀는 전도유망한 종군의 길을 거부했고,

현상금 사냥꾼으로서 세계 각지를 여행했음.


그녀에 관한 소문이 불시에 전세계에 퍼졌음.

재앙과 같던 대해적의 살해, 어전비무의 우승, 기계교단의 웨폰 마스터와의 대련……. 


세간에 나도는 소문에 따르면, 그녀가 세계 각지의 고수들에게 도전하는 것은,

오보로의 검성 전설 속의 화경지검(化境之劍)을 성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음.


"그녀는 한 자루의 검, 감정을 가진 한 자루의 검이야."


오보로와 함께 행동했던 동료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이렇게 평가했음.


오보로는 과묵했고, 표정 변화도 적었으며,

그녀의 곁에선 늘 칼날 같은 예기가 느껴졌음.


비록 그녀가 환한 가을달 같은 미모를 지녔다 할지라도,

감히 다가가는 이성은 드물었음.


하지만 그녀에 대해 조금 알고 보면, 냉혹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표현을 잘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


어릴 때부터 검만 보고 살았던 그녀는

사람들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를 잘 몰랐음.


그녀는 사실 감정이 꽤 풍부했고, 맛있는 술과 시가(詩歌), 달구경 같은 풍류를 좋아했음.

종종 달빛 아래에서 술을 따르고 시를 읊곤 했음.

단순한 성격이라, 심지어 어린애나 속을 농담도 믿었음.


지극히 순수하기에 지극히 강하다고,

어쩌면 그녀의 마음 속이 텅 비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강했을지도 모름.


하지만 이런 오보로에게도 마음 속에 일말의 염려가 남아있었음.

바로 그녀의 유일한 여동생, 무츠키의 존재였음.


검술의 귀재인 언니와 마찬가지로 무츠키도 천부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었음.

그녀는 타고난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였고, 의식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었음.


하지만 이 능력은 무츠키에게 저주일 뿐이었음.

그녀의 능력은 너무나 강해서, 그녀 자신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였고,

빈번히 자신의 능력에 몸이 상했음.


그녀 자신에게나 주변 사람들에게나 아주 위험했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일족의 저택 안뜰에 고립되어 있는 가옥에 구금되었고,

부모와 언니만이 만나러 갈 수 있었음.


혹시 당신이 오보로와 가까운 지인이라면,

그녀는 무츠키에 대해 말하면서, 평소의 차가운 인상과는 상반된 부드러운 표정을 지을 것임.


오보로는 그녀를 지극히 경애해주고, 자신의 능력에 고통받는 무츠키가 늘 마음에 걸렸음.

어디를 가든지 오보로가 처음에 하는 일은 현지의 명의를 방문하는 것이었음.

그녀는 병 치료에 관한 소문이라면, 아무리 황당무계하더라도 항상 조사를 하러 갔음.


당신은 심지어 오보로가 밝은 앞길를 버리고 세상을 방랑하는 것이,

결코 화경지검을 완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동생의 병을 고칠 방법을 찾기 위해서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임.


최강의 검사이기 이전에 무츠키의 언니였음.


그녀는 검을 사랑했지만, 여동생을 더 사랑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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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에 오르려면 심신을 검에 바쳐야 하지만

여동생에 대한 염려로 그것을 못하고 있었던 캐릭터


츄젤편에서 먼치킨 포스를 보여주긴 했지만,

당시엔 아직 대천제시대의 검성들에 비하면 모자란 수준이었음


또, 초탈해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허당끼가 강해서

무츠키가 한 유치한 거짓말도 진지하게 믿는 순진한 면이 있음

쿠온의 증언에 따르면 남자 보는 눈도 없다는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