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배고픔에 전전하던 캬루는 결국 죽었어요

죽은 캬루의 시체는 길거리에 버려졌어요

캬루는 주인과 가족이 없기에 시체를 아무도 수거하지 않아요

캬루의 시체는 죽은 모습 그대로 길거리에 있어요

행인들은 그저 튀어나온 돌부리처럼 캬루의 시체를 신경도 안써요

캬루의 시체는 지나가는 행인들이 그냥 밟고 지나가요

마차들도 그냥 캬루를 밟고 지나가요

캬루의 시체는 날이 갈수록 썩어가고 있어요

피부는 갈라지다 못해 벗겨지고 있고 냄새도 나기 시작했지요

이미 캬루의 시체는 수많은 발과 수레바퀴로 눌려졌기에 흙바닥에 반쯤 쳐박힌 상태로 터져있어요

캬루의 시체는 뼈다귀가 뼛조각이 되어있고 냄새는 체액과 뒤섞여 정말 지독한 냄새를 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행인들은 코를 막을 뿐 아무도 캬루를 거두지 않았죠 

캬루의 시체 주변에는 여러 것들이 꼬이기 시작했어요

눈과 그나마 멀쩡했던 살은 까마귀가 선점했어요

가죽은 쥐떼들이 선점했고요

다 썩은 고깃덩어리에는 구더기가 집을 마련했고

하늘에는 날파리가 앵앵거렸죠

다 썩어 문드러져 뼈가 보일 때 쯤에는 들개들이 뼈다귀를 하나씩 물어갔어요

이제 약간의 냄새만 남았던 고양이가 있던 자리는

장맛비가 다 씻어내렸어요


이제 캬루는 없어요

캬루도 아마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행복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