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맹먕"


캬루는 길고양이에요 부모가 누구인지는 몰라요 가족의 사랑이 뭔지도 몰라요 그저 캬루는 길거리를 배회하며 쓰레기통을 뒤지는 데 열심이에요 얼마나 씻지 않았는지 온몸은 끔찍한 냄새가 나고 입을 열지 않아도 입냄새가 풀풀 풍기지요


비라도 내려야 빗물에 몸을 씻을 수 있기에 폭염이 지속되는 한여름이라도 되면 캬루는 정말 대걸레 그 자쳬가 되요 물론 겨울이라고 다를 건 없어요 냄새는 덜 나지만 어디서 주워온 거적떼기를 걸치고 얼어죽지 않기 위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건 변함이 없어요


특히 겨울은 캬루가 살아남기에 더욱 힘든 환경이에요 겨울철 칼바람은 캬루의 삐쩍마른 몸에 숭숭 불어오고  물과 쓰레기들은 얼기 때문에 먹기도 힘들지요 게다가 길은 꽁꽁 얼어서 캬루는 툭하면 넘어져 어딘가 부러지기 일상이지요


캬루가 이렇게 길바닥에서 겨우겨우 살아가는 이유는 꿈이 있기 때문이에요 언젠가 자신을 키워줄 주인을 만나 행복하게 사는 그 꿈 말이에요


어느 날, 여느 날처럼 캬루는 길모퉁이에 있는 자기 집인 귤박스에서 오늘은 어디있는 쓰레기통을 뒤질까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때 어떤 행인이 캬루를 바라봤어요


"어머, 고양이네!"

"페코린느님 저런 더러운 고양이에 관심을 왜 가지시나요"

"콧코로상 하지만 웅맹먕 거리는게 귀엽잖아요"


캬루는 지금이 자기의 꿈을 이룰 기회라고 생각하여 최대한 웅냥냥 거리며 귀여운 척을 하였어요 


"어머 콧코로상 저거봐요 너무 귀여워 보이잖아요"

"하.. 맘대로 하십시오 페코린느님"

"이름은 뭘로 할까요 음.. 그래요 여태껏 그랬던 것처럼 캬루라고 하죠"


웅냥냥 웅먕

캬루는 그렇게 페코린느의 마차에 실려 페코린느의 집으로 가게 되었어요 캬루는 자기도 드디어 행복하게 사는 꿈을 이루러 간다고 생각했어요 


싱글벙글 웃는 페코린느 옆에 앉아있는 콧코로랑 마차를 모는 마부는 같은 생각을 했어요


'쯧쯧 불쌍한 고양이...'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