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바로 길거리에 있던 귤박스에요

데려가면 배신이나 일삼던 캬루는 이제 아무도 거두지 않는 길고양이에요 

그래서 매일 음식물쓰레기통을 뒤져 쓰레기를 주워먹고 추운 밤을 보내기 위해 상자에 들어가 잠을 자는게 일상이지요

최근에 발견해서 지금 쓰는 귤박스는 나름 새거라서 캬루는 최근 잠을 따뜻하게 잘 자고 있었어요


어느날 캬루는 평소처럼 박스에서 잠을 자고 있었어요 

언젠간 자신을 키워줄 주인을 만나 밥도 먹고 행복하게 사는 꿈을 꾸는중이었지요

그리고 집앞에선 이제 갓 운전면허를 딴 유우키가 콧코로의 도움으로 주차연습을 하고 있었지요 


"유우키 사마 저기 귤박스를 주차선이라 생각하고 주차해 보시지요"

"어, 어 알았어"

"천천히 천천히.. 이제 후진할게"

"유우키 사마 이번엔 제발 엑셀과 브레이크 구분을 좀 하시지요 벌써 몇 번째 입니까"

"알았어 간다!"


콰직! 웅맹먕!

귤박스를 자동차 뒷부분이 깔아뭉갰어요

"하아..유우키 사마 또 엑셀을 밟으신 겁니까"

"미 미안 콧코로"

"그나저나 무슨 고양이 소리 같은거 못 들으셨습니까"

"글..글쎄? 못 들었는데"

"흠..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곳으로 가서 운전연습을 해보시지요"


콧코로는 차를 타고 유우키랑 다른 곳으로 갔어요 

그때부터였어요

찌그러진 귤박스에선 이제 작은 고양이 울음소리는 나지 않았어요

음식물쓰레기통을 뒤지던 고양이도 없어졌어요


며칠 후 몇 마리의 들개가 찌그러진 귤박스 주변에 어슬렁 거리며 무언가를 뜯어먹고 돌아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