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원더풀 데이즈, 블루 시걸, 영혼기병 라젠카는


한국 애니가 보수적인 정권 아래 아동용 • 표절 작품만 낸다는 오명을 씻어내고


다른 나라의 애니메이션들처럼 성인마저 포용할 수 있는 매력과 심오한 철학적 주제를 가진 새로운 작품을 내고자 도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형편없는 완성도와 제작과정에서의 이런저런 문제들은 정부의 애니메이션 지원사업에 발길을 끊게 만들었고, 이후 약 10여년간 대한민국은 괜찮은 작품은 있으나 아는 이들은 없는 애니메이션의 불모지가 되고 만다.


하지만 이 때, 혜성처럼 나타난 작품이 있었으니,


그 이름도 유명한 변신자동차 또봇 되시겠다.


심오한 주제의식

또봇의 제1주제는 가족이다. 주인공 하나두리는 에1미가 없고, 세모는 주워온 자식이고, 짤방에 나온 쟤네는 응우옌 새엄마의 다문화 가정이다. 그 외에도 집나온 새끼, 에미애비 둘 다 없는 새끼 등등 가정의 형태와는 상관 없는 가족애와 가정의 소중함을 드러내고 있다.


또봇들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한대 한대 생산할 때마다 마인드 코어라는 AI에 마음이란 걸 학습시켜서 되바라진 로보트로 키워내야 한다. 또봇 D를 통해 애새끼들이 탈선하는 이유는 어릴 때 못배워먹었기 때문이란 걸 보여주며,

마음이 없이 병기로서 조종되는 아크타이런트의 모습을 통해 마음이 없는 차가운 사회에 대해 경고하는 등 마음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헤으응 소리나는 아크니 눈나가 죽고 나락으로 갈 뻔한 또봇을 구해준 구원투수 훤빈. 대기업의 횡포에 소상공인이 내몰리는 사회문제를 통렬히 비판한다. 다 좆까고 이 노래 중독성 오진다.


그림자

물론 그렇다고 해서 또봇이 빛으로만 가득한 애니메이션은 아니다.


첫째로, 또봇은 전문성우를 쓰지 않았다. 후반부로 가면 몇 명 기용하긴 하지만 대부분이 무대 연기하는 배우들이다.


"왜 굳이 애니메이션에 성우를 써야됨? 배우 써도 되는 거 아님?"

이딴 쌉소리 하는 새끼들 꼭 있던데


문학이라는 건 작가가 만들어낸 인공적인 정서를 독자가 공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연기는 이 정서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이다.

여기 추억의 캐릭터 졸라맨이 있다. 우리는 졸라맨 그림을 보고 "아 이건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겨우 선 쪼가리 몇개일 뿐인데 어떻게 이게 사람이냐? 하는 생각도 든다. 의식과 인식 사이의 괴리감 때문이다 


만약 졸라맨이 영화배우의 연기톤으로 말한다면 되게 부자연스럽다, 국어책 읽기다 라고 느낄 것이다. 애니메이션이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정서는 이 괴리감 때문에 영화나 실생활에서 시각적으로 느끼는 정서보다 전달력이 떨어진다.


이걸 매꾸는 것이 청각적으로 과장된 정서를 전달하는 성우의 연기이고, 이런 기본적인 사항을 캐치하지 못하는 건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감점받을 부분이다.


둘째로, 또봇이 너무 많이 등장한다.

XY가 처음 마개조를 받고 나면 둘끼리는 절대 합체하지 않는다. 두 번 마개조 받고, 제트까지 마개조 받고난 뒤에는 트라이탄이고 나발이고 다시는 나오지 않는다.

합체가 안 나온다고 쿼트란 투입해준 것은 고마웠다. 근데 그 뒤가 문제였다.

갑자시 시발 국뽕을 쳐 빨기 시작하더니 태권도쟁이, 굳건이 또봇이 나오고 국악하는 새끼는 명나라 사대주의가 돌았는지 웬 태극권하는 새끼를 데려와서 합체지랄을 한다.


몰락

또봇이 스폰서 문제도 있고, 뇌절도 좀 쳤고, 단점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어영부영 괜찮게 끝났긴 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제대로 완결도 못 내고 쳐 망했다. 왜냐고?

이 개새끼들 때문임.



사진 보면 웬 모자이크냐, 사실 또봇모양으로 튜닝한 성기냐, 이럴 수도 있는데


방심위에서 "애니에서 현실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나오면 안 된다. 근데 또봇은 기아차 나오니까 검열한다." 이래서 그런 거임.


웃긴건 같은 때 나온 카봇은 검열 안함. 또봇 보는 애들은 "시부럴 내가 안보고 만다."해서 모자이크 안하는 카봇으로 넘어감.


방심위 새끼들 지들도 이게 병신짓인걸 알았나 본지 결국 모자이크를 풀긴 했는데 이미 어린이 팬덤은 떠나간 뒤임. 손오공 새끼들 로비였다고 보는게 합당함.


총평

비록 엔딩은 좆같았지만 이후 한국 애니들이 대박나고, 한국 애니시장이 커진 건 또봇의 공로가 아주 큼. 또봇 원작은 저렇게 끝났지만 후속작은 올타임 레전드 찍는 중이고 카봇은 안 그래도 내용 병신인데 뇌절까지 치다가 망하는 중임.


해주고 싶은 말은 훤빈 죽는데까지만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