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원래 그냥 다른 채널에서 게시물 적당히 보다가 자려고 했지.
근데 흑형이 라면 먹는 광고가 너무 맛있어 보이는거야.
그래서 기숙사 찬장 한켠에 쌓아뒀던 안성탕면 봉지 하나를 가지고 뽀글이를 해먹으려 했어.

사실 난 공익 출신이라 군대에서 뽀글이를 해 먹어본 경험은 없지만 오랜 기숙사 생활로 인해 비용 절감 차원에서 뽀글이를 해먹곤 하지.
주요 장기는 그릇을 이용한 면 뽀개지 않고 세우기인데
히히 라면챈 놈들 내 기술을 쬐끔만 경험해 보거라! 하면서 봉지를 뜯는 순간

망함.
저거 세로로 뜯어지면 그냥 망한거임.
하지만 뜯긴 봉지라면을 마땅히 보관할 장소도 없는 나는 차마 이걸 버릴 수 없었고 방법을 찾았지.

몇 달 전에 1+1으로 샀다가 안 먹고 놔둔 오뚜기카레 컵밥 용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면 4등분해서 욱여넣고 스프 넣고

물 대충 괜찮을 정도로 넣고

뚜껑 덮고 3분 기다렸다가 면 조금 휘젓고 다시 2분


사실 봉지로 만들 때랑 비교해서 맛은 다르지 않음.
그래도 순간의 기지를 발휘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뿌듯하다

아 참고로 꺼냈던 카레소스와 밥은 지금 먹고 남은 국물에 섞어서 먹고 있음. 카구리 맛 나고 괜찮더라. 건더기도 큼지막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