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그 탐정부 25화




- 실험 시작 3






2022년 9월 시간 불명, 기자로프의 아지트 지하 1층.


"아, 잘 먹었다. 근데, 뮤! 듣고있어? 너 이제 슬슬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 거 아니야?"


 올리버가 식사를 마치고 다시 허공을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보젤 님, 대체 여긴 뭐하는 곳일까요?"


 리코리스가 올리버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흐음, 전혀 알 수가 없구나. 넌 내 옆에서 떨어지지 마라, 리코리스여."

"네, 보젤 님."


 리코리스는 보젤의 말에 웃으며 대답했다.


"저쪽은 여전하구만. 뭐 알아낸 거 있어, 멜파니야?"

"아직은요. 오빠. 결국 뮤라는 분과 이야기를 해보는 수밖에 없을 거 같아요."

"결국 그런건가.."

"저분이 우리에게 뭔가 원하는 게 있으니 이렇게 대우를 해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당장은 방법이 없으니까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누나는 뭐하고 있어?"

"언니는 상점이 맘에 드시나봐요."


 그렇게 말하며 멜파니는 상점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산처럼 높게 쌓인 아이스크림과 그것을 바라보는 크리스티아네가 있었다.


"아, 누나는 저런 거 좋아했었지? 에라 모르겠다. 누나! 나도 한입만."


 그렇게 말하며 올리버는 크리스티아네 쪽으로 뛰어갔다. 


 잠시 후, 식사를 마친 올리버 일행은 여기저기 흩어져서 잠이 들었다.


 툭툭.


"으음..하지마 멜파니야.. 나 너무 피곤해."


 툭툭.


"누나..? 나 조금만 더 잘래.."

"그만 일어나!"

"으응...? 누구야?"


 올리버가 눈을 비비며 말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았다. 그 앞에는 연두색 머리카락의 소녀가 서있었다.


"응? 너는 누구야?"

"너희들 날 그렇게나 찾았잖아."

"설마.. 상점 주인?"

"이 바보야!"


 티격태격하는 소리를 들으며 일행들이 하나씩 눈을 뜨고 모여들었다.


"저 아이는 누구야, 오빠?"

"나도 모르겠어. 나를 깨우길래 일어났어. 여기 상점 주인이냐고 물었더니 화를 내던데? 우리를 구하러 온 구조대인가?"

"오빠, 그건 아닌 거 같아요."


 올리버와 멜파니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던 소녀가 결국 그 사이에 끼어들었다.


"난 뮤야!"

"니가 뮤라고? 아무리봐도 어린 아이로밖에 안보이는데?"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바보야!"

"저기.. 둘 다 진정하는 게 좋겠어요."

"그래요. 일단 저 소녀의 말을 들어보는 게 좋겠네요."


 둘이 다투는 것을 보고있던 멜파니가 말했고, 크리스티아네도 거들었다.


"그럴 필요 있나? 저 녀석이 모습을 드러낸 이상 나가는 방법을 물어보고 나가면 되는 것을. 안 그런가, 리코리스여?"

"일단은 저 분의 말을 들어보도록 해요."

"음.. 알겠다. 리코리스가 원한다면야."


 보젤이 리코리스의 말에 한 걸음 물러서며 대답했고 올리버 일행과 뮤는 상점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정식으로 소개할게. 나는 뮤라고 해. 이 지하미궁 델타의 관리자야."

"지하미궁 델타?"

"오빠, 일단은 들어보도록 해요."


 뮤의 말에 무언가 말하려 하는 올리버를 멜파니가 말렸다. 그 모습을 본 뮤는 살짝 웃음을 지으며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이 지하미궁 델타를 공략하지 못하면 여기서 나갈 수 없어."

"뭐라고?"

"어제 있던 일은 여러분이 이 미궁을 공략할 수 있는 지 뮤가 테스트 해본거야. 그리고 뮤는 당신들이 도전자로써의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했어."

"이곳을 공략하기 전까지 나갈 수가 없다고? 그럼 미궁 공략은 어떻게 하면 되는건데?"


 뮤의 말이 끝나자마자 올리버가 바로 뮤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이 미궁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지하로 내려가서 그곳에 있는 보스를 잡아야 해. 그리고 그것을 도와주기 위해서 뮤가 여기 온거야! 그럼 바로 시작해볼까?"

"뭐? 지금 바로?"

"뮤가 도와주면 훨씬 쉬워질거야."

"관리자라면서 우리를 도와줘도 되는거야?"

"뮤는 이 미궁을 나가야 해."

"여길 나가야 한다고? 설마 여길 공략하지 못하면 너도 나갈 수 없는거야?"

"뮤 혼자서는 여기서 나갈 수 없어."

"어.."


 짧은 침묵이 이어졌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멜파니가 리코리스를 보며 눈짓을 했다.


"그럼 우리는 이제 한팀인거네요? 저기 가서 맛있는 아이스크림이라도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아, 뮤는.."

"그러지 말고 이쪽으로 오세요. 자, 어서요."


 그렇게 말하며 리코리스와 멜파니는 뮤를 데리고 상점으로 향했다. 침묵에 빠진 올리버를 보며 보젤이 말했다.


"여자아이를 울리는 건 남자가 할 짓이 아니다."

"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