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그 탐정부 26화



- 미궁 공략 1


2022년 9월 시간 불명, 기자로프의 아지트 지하 1층.


 올리버가 보젤에게 한마디를 들은 지 한참 후, 멜파니가 리코리스와 뮤와 함께 올리버가 있는 쪽으로 왔다. 


"슬슬 작전 회의를 시작해볼까요?"


 멜파니가 모두를 불러모으며 말했다. 그사이에 올리버는 뮤를 쳐다보았지만 뮤는 올리버 쪽으로 시선을 두지 않았다. 보젤까지 합류하자 멜파니는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뮤에게 자세한 얘기를 듣고 왔어요. 먼저 우리가 있는 지하미궁 델타는 10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리고 맨 아래층에 보스가 있구요."

"그럼 내려가면서 10번이나 싸워야하는 거야?"

"원래라면 그렇죠. 하지만 우리에겐 이제 뮤가 있으니까요."

"그러고보니 멜파니야 너 뮤한테 뮤 님이라고 안하네?"

"네, 우리 친구하기로 했어요."

"맞아, 멜파니와 리코리스는 뮤의 친구야."


 조용히 있던 뮤가 끼어들었다.


"음.. 뮤? 그러니까.. 아까는 내가 미안했어."

"뮤는 그런 거 신경 안써."


 그렇게 말하면서도 뮤는 올리버를 제대로 쳐다보지 않았다. 그런 올리버를 보며 멜파니가 눈짓을 했고 올리버는 다시 한걸음 물러섰다. 그리고 멜파니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린 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게 뭐지?"


 조용해진 올리버를 대신해 보젤이 물음을 던졌다.


"뮤의 관리자 능력을 이용하는 거에요."

"관리자 능력이라고?"

"네. 보젤 님은 이 미궁의 구조에 대해선 알고 계세요?"

"상태창이라는 이상한 시스템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네. 맞아요. 그리고 상태창에 있는 레벨이 우리가 미궁에서 얼마나 강한 지를 보여주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현실에서의 강함과는 다르다는 것이냐?"

"그렇다고 볼 수 있어요. 보젤 님."


 리코리스가 보젤의 질문에 대답했다.


"리코리스여, 그게 무슨 얘기지?"

"뮤의 말에 따르면 현실에서의 강함도 어느 정도는 반영된다고 해요. 다만 레벨에 따른 제한이 생겨요. 마찬가지로 현실에서 강하지 않더라도 레벨에 따라서 미궁에서 강해질 수 있는 구조에요."

"그렇다면 내가 낮은 레벨이라면 저 꼬마에게 질 수도 있다는 얘기더냐?"

 

 보젤이 올리버를 가리키며 말했다.


"네, 맞아요. 보젤 님. 미궁에서는 어디까지나 레벨과 상태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해요."

"그렇단 말이지. 그럼 레벨은 어디서 올릴 수 있는거야?"


 풀이 죽어 있던 올리버가 싱긋 웃으며 보젤을 쳐다보며 말했다.


"거기에 대해서 여러분에게 드릴 말이 있어요. 일단은 상점으로 가볼까요?" 

"으응..?"

"따라오세요."


 멜파니가 말하며 앞장섰고, 올리버 일행은 바로 옆에 있는 상점으로 향했다. 상점 앞에 서서 멜파니는 다시 말했다.


"뮤의 관리자 권한으로 아이템을 하나 받을 수 있어요."

"아이템?"

"네, 맞아요."

"무슨 효과인데?"

"우리 중 한 명의 레벨을 랜덤하게 올릴 수 있어요."

"뭐라고?"


 올리버와 보젤 둘이 함께 소리쳤다. 그사이에 멜파니가 상점에서 음료수처럼 보이는 물약 하나를 받아왔다.


"문제는 우리 중 한 명밖에 쓸 수가 없다는 거에요."

"그럼 당연히 나지."

"그건 당연히 내가 마셔야하는 거 아니더냐."


 올리버와 보젤이 둘 다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역시 이렇게 되는군요."


 멜파니가 두 사람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런 건 당연히 이 중에 제일 강한 내가 마셔야하는 것이다."

"아니지. 나는 너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데다 능력치까지 올라가니까 내가 마시는 게 낫지."


 올리버와 보젤은 서로 마주보며 으르렁댔다.


"그럼 어제 싸웠던 곳에서 결판을 내자! 누가 먼저 많은 적을 쓰러뜨리는 지 겨뤄보도록 하자! 뮤! 그 시험 다시 볼 수 있는거지?"

"그건 가능해."

"그 시험이라는 게 뭐지?" 

"적들이 몰려나올거야. 자신 있어?"

"뭐라고? 이 건방진 녀석 같으니. 감히 적을 쓰러뜨리는 것으로 나와 대적하려 해?"

"그럼 대결 시작이다! 뮤 준비해줘!"


 올리버가 말했고, 두 사람은 1층 미궁 중앙쪽으로 향했다.


"이게 잘된 걸까요, 언니?"

"오히려 잘된 것일지도 모르겠네. 보젤 님도 이런 걸로 지고 들어갈 성격은 아니라서. 일단 우리도 가보도록 하자, 멜파니야."

"네, 언니. 뮤! 같이 가자."


 리코리스와 뮤, 그리고 멜파니 세 사람도 먼저 간 두 사람을 따라갔다.


"그럼 시작할게."


 자리를 잡은 올리버와 보젤을 보며 뮤가 외쳤다. 그리고 뮤의 말이 끝나자마자 어제 나타났던 스켈레톤 병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녀석들은 어디서 나타난 거지?"

"겁나냐? 먼저 간다!"


 올리버는 보젤을 두고 먼저 앞으로 치고 나가서 앞에 있는 스켈레톤 궁수 한명을 쓰러뜨렸다. 그 모습을 보고 보젤도 지지않고 바로 스켈레톤 무리를 향해 마법을 시전했다.


"어스퀘이크!"


 땅이 흔들리며 그 위에 있던 스켈레톤 무리 중 일부가 사라졌다. 


"하하 보았느냐 꼬맹이 녀석! 네가 내 상대가 될 거라고 생각했나?"

"그렇게 여유부릴 시간이 있는거야?"


 그렇게 말하며 올리버는 어스퀘이크를 맞았지만 아직 쓰러지지 않은 스켈레톤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 녀석! 감히 내 사냥감에 손을 대다니!"

"마무리가 중요한거라고!"


 그렇게 티격태격대며 두 사람은 처치 수를 하나씩 늘려나갔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뮤가 말했다.


"역시 너희들은 대단하내. 레벨 1에 이정도 실력을 보이는 것은 쉽지 않은데. 뮤가 선택을 잘한 거 같아."

"그럼요. 보젤 님은 대단하시다니까요."

"올리버 오빠도 말은 얄밉게 하지만 운동신경은 좋은 편이에요."

 

 한편, 상점에 혼자남아 아이스크림을 먹고있던 크리스티아네는 탁자 위에 있는 음료수 모양의 물약을 발견했다.


"마침 아이스크림이 슬슬 질리던 차인데 이거라도 넣어서 먹어볼까요?"


 그렇게 말하며 크리스티아네는 아이스크림에 물약을 들이부었다.


"으음~ 더 맛있어진 거 같네요. 이곳은 참 좋은 곳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