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도스도 콜라보에 랑그릿사에도 신규뉴비가 퍼부을듯 하더니 폭사 때문에 결사대 숫자만 터져나가는 패치였다.


이 날이야 말로 깨작깨작 뽑기를 하던 랑붕이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형귀에서 쓰알재료가 뜬 것을 비롯으로 행여나 쓰알마부나 뱉을까 하며 돌았던 빙룡이 장비를 두개나 뱉은 것이였다.


첫째번과 둘째번 SSR 방어구... 아침 댓바람에 그리 흔한 일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재수가 옴붙어서 근 일주일동안 용 소탕에서 무지개색 망치를 제외하곤 SSR을 구경조차 못해본 랑붕이는 인벤토리에 무지개색 장비가 하나 둘 쌓일때마다 거의 눈물을 흘릴 만큼 기뻐했다.


더구나 이 장비들이 그에게 얼마나 유용한지 몰랐다.


시공을 돌 때 방어를 좀더 채울수 있거니와, 그의 약해빠진 레딘에게도 입혀줄수도 있음이다.


그의 계정이 시공을 더 깨지 못한지는 벌써 달포가 지났다.


SR도 강화하기 힘든 상황이니 SSR 장비는 써 본 일이 없다.


방어구를 강화하려면 못 강화할 바도 아니로되, 그는 탱커란 놈에게 좋은 템을 맞춰주면 다른 부분에도 관심이 높아져 자꾸 딜러 스펙을 깐먹는다는 자기의 신조에 어디까지 충실하였다.


따라서 좋은템을 쥐어 준적이 없으니 캐릭이 약한건지 템이 안좋은거지 알수는 없으되, 협력전에서 사람들이 '1p 레딘 맞음?', '와 물몸 노답', '장비 끼고 있긴 한거냐' 라고 하는걸 보면 템이 후달리긴 후달리는 듯.


레딘이 이대도록 약해지기는 몇 달 전에 끼던 갑옷을 연금술 상점에서 분해를 돌려 망한 까닭이다.


그 때도 랑붕이가 오래간만에 쓰알 갑옷을 득해서 레딘에게 주었더니, 랑붕이의 말에 의지하면, 그 오라질 놈이 오레나를 하려고 자기가 끼던 장비ㅡ미스릴 갑옷 등ㅡ를 다 빼 레티시아에게 주려다가 깜박하고 실수로 비몽사몽한 간에 분해하여 장비를 날려버렸다.


그 날부터 방어가 딸린다, 초절을 켜도 그냥 터진다고 징징거렸다.


그 때 랑붕이는 열화와 같이 화내며


"에잇 오라질 놈, 똥캐는 할 수가 없어. 


장비를 맞춰줘도 징징, 없어도 징징, 어쩌란 말이야! 네놈이 갈아버리고 나보고 어쩌라고!


왜 딜을 버티질 못해!"


하고, 랑붕이는 징징거리는 레딘을 한대 후려갈겼다.


그의 레딘의 징징거림은 조금 그만 두었건만 여전히 장비탭이 빈약했다.

 

랑붕이의 다른 케릭터들의 정보창도 그리 좋진 않았다.


이 레딘놈이 그러고도 템 욕심은 물리지 않았다.


일 주 전부터 쓰알 장비가 끼고 싶다고 랑붕이를 졸랐다.


"이 오라질 것! 주는 SR 장비도 연금술에 바쳐서 갈아 버리는 것이 이번 SSR은, SSR은, 빨몬드로 바꿔버릴라구! "


라고 야단을 쳐보았건만, 장비를 득하지 못하는 마음이 시원치는 않았다.


인제 장비를 바꿔 줄 수 있다ㅡ 노을 갑옷을 득한 랑붕이의 마음은 훈훈하였다.


그러나 그의 행운은 그걸로 그치지 않았다.


여단원에게 낑겨서 간 협력전에서도 쓰알이 뜬 것이였다.


"오늘 용소탕 2쓰알에 협력전도 쓰알이 떴어요!"


기뻐하는 랑붕이의 발언에 여단원 하나가 여단전을 돌아주려다말고 물었다.


"쓰알? 레딘 템 없다더니 오늘 풀강하고 밀렸던 시공 밈? 지금 ㄱㄱ함?"


하고 물음에 답할때 랑붕이는 잠깐 주저하였다.


그는 예언이 빗나가 구라쟁이라고 오명을 쓰는것이 싫었음일까?


처음 것, 둘째것으로 고만 만족하였음일까?


아니다, 결코 아니다.


이상하게도 꼬리를 맞물고 덤비는 이 행운에 조금 겁이 났음이다.


그러고 영웅창을 나올때 제 레딘의 부탁이 마음에 켕기었다. 비경 탭에 들어갈 제, 레딘은 그 R 갑옷을 낀 똥캐의 얼굴에 애걸하는 빛을 띠며,


"오늘은 시공을 돌지 말아요. 시공은 풀템 강화해서 가요. 서버 렉이 이렇게 많은데..."


라고 귓말같이 중얼거렸다.


그 때에 랑붕이는 대수롭지 않은 듯이


"아따 똥캐 녀석, 별 빌어먹을 소리를 다하네.


소탕만 까면 쓰알이 나올줄 알아? 광산을 안밀면 골티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줄 알아?"


하고 훌쩍 뛰어 나오려니까, 레딘은 붙잡으려는 듯이 팔을 내저으며,


" 시공 돌지 말라도 그래. 그러면 밀렸던 업적을 깨요. 새 시공은 안돼요 새 시공은.."


하고 목메인 소리가 뒤를 따랐다.


시공을 밀거라는 말을 들은 순간에, 유난히 낮은 생명력, 방어력의 똥캐 레딘의 얼굴이 랑붕이의 눈앞에 어른어른 하였다.


"그래 탱이 버틸 것 같단 말이오?"


하고 협전을 돌아준 여단원은 능글거리며 혼잣말같이,


" 아 십팔 또 아슈람이네 병신겜 접는다 ㅅㄱ요 "


라고 랑바를 준비했다.


" 다음번엔 디드리트 먹으시겠네요. "


이 말이 저도 모를 사이에 불쑥 랑붕이의 입에서 떨어졌다.


제 입으로 부르고도 스스로도 그 엄청난 말에 놀래었다.


" ㅋㅋ저 폭사중인데 뜸? 절대안뜰듯 "


이런 말을 하며 여단원은 고개를 기웃거렸다.


"아니올시다. 월챗을 보면 계속 아슈람 밖에 뜨지를 않았답니다.


게다가 이런 패치 당일은 주작을 잘하지요. 지금까지 아슈람이 나왔고 이제 디드리트가 나올겁니다"


하고 빙글빙글 웃는 랑붕이의 눈에는 설렘이 가득하였다.


"그러면 일단 뽑고올테니 ㄱㄷ리셈."


결과창 앞까지 와서 정말로 여단원이 디드리트를 먹고 여단전을 돌아줘 여단포가 더 쌓인 것을 보고 제 말마따나 힘들게 아부를 한 생각은 아니 하고, 거저나 얻은 듯이 고마웠다.


랑린이를 따먹고싶어 환장한 여단원들에게


"안녕히 계십시오"


라고 깍듯이 재우쳤다.


랑붕이는 여단포 상인을 보고도 그냥 지나치며 SSR 장비를 강화하며 확인했다.


- 갑옷, 틀림없는 갑옷이였다.


랑붕이가 기쁜에 들떠 있지 않았던들, 캐릭터 선택창을 열었을 때, 그 레딘의 장비탭을 누르는 정적에 손이 후덜거렸으리라.


혹은, 랑붕이도 이 불길한 정적을 짐작했을런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캐릭터창을 선택하면서 혼자밖에 없는 여단채널에서 채팅으로


"이런 개썩은 똥캐 레딘녀석아!, 주야 장천 앉아만 있으면 제일이야? 당장 시공으로 출전하지 못해?"


라는 소리와 함께 인벤의 '최강 장비'를 좌클릭 하고 강제로 시공으로 끌고나왔다.


그러나 1턴이 지나고 나오는 건 적의 공격을 든든히 버텨 생존한 레딘이 아니라 그 이전에 보던 허름한 시계 창이었다.


시계를 돌림으로도 그 보람ㅡ레딘이 1턴을 버티는ㅡ이 없는것을 보자 그는 인벤창을 열어, 아직도 R 장비를 끼고있는것을 보고는


그야말로 미친 듯이 최강장를 눌러대며,


" 이놈아! 왜 장비를 끼질 못해? "


" 으응, 이것 봐. 내가 먹은 장비가 인벤창에 안뜨네 "


" 이놈아, 왜 안껴지느냐? 왜, 왜! 착용을 안해? "


" 으응, 착용을 안하네. 정말로 버그인가 버이. "


이러다가, 인벤 토리에 커서를 대보고, 노을 갑옷이 비병 전용인 것을 알아보자마자,


" 이 쓰레기! 이 쓰레기! 왜 노을 갑옷를 끼지 못하고 투기의 갑옷을 끼고 있느냐,응? 왜 R따리 장비를 끼고 있느냔 말이다... "


하는 말끝엔 목이 메었다.


" SSR 장비를 득해 놓았는데 왜 착용을 못하니, 왜 시공을 밀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