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뇌 당한 레이첼이 걸림목이 되어 란디우스 일행은 결국 마도원수 기자로프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리키와 마크렌은 사망했고 불구의 몸이 된 란디우스는 기자로프의 연구체로 끌려가게 되었다.


본래라면 데이터를 뽑아낸 후엔 폐기했겠지만, 비록 패배했다곤 하나 자신을 몰아붙인 란디우스에게 기자로프는 깊은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이대로 죽이는 것보다는 란디우스의 유전자로 강력한 개조 인간을 만드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기왕이면 모체 역시 강한 편이 좋을 거라 판단한 기자로프는 세뇌하고 개조한 레이첼, 안젤리나, 셀파닐, 리스릴을 란디우스의 아이를 낳을 모체로 선정했다.


그녀들은 대륙에서도 손에 꼽히는 강자들이니 이보다 적절한 모체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덤으로 주제를 모르고 자신에게 덤빈 어리석은 남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줄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였다.


명령을 받은 그녀들은 인형 같은 죽은 눈으로 차례차례 란디우스를 겁탈하기 시작했다.


구속된 상태로 강간당하던 란디우스는 처음에는 저항하며 그녀들을 설득해봤지만, 자아를 잃고 주어진 명령을 따를 뿐인 그녀들은 신음 하나 내는 일 없이 기계적으로, 효율적으로 란디우스를 착정할 뿐이었다.

 

이윽고 기자로프에게 몸을 개조당해 감도와 정력이 100배가 된 란디우스는 정액을 만드는 기계처럼 끊임 없이 모체들에게 사정하는 존재가 되었다.


지나친 쾌감에 정상적인 사고조차 할 수 없게 된 란디우스는 결국 저항을 포기하고 주어진 쾌락에 순순이 따르는 착정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다.


크림조니아의 하프이며 타고난 강자인 란디우스의 유전자로 만들어진 개조 인간은 기자로프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같은 특성을 가진 열화판만 나오는 클론과 달리 성행위를 통해 태어난 아이는 각양각색의 특성과 힘을 가지고 있었고, 이따금 기자로프의 기대를 뛰어넘는 개조 인간이 나오기도 했기에 란디우스는 폐기 처분되는 일 없이 끊임 없이 착정당하게 된다.


도중 원시적인 섹스 대신 기계를 이용해 착정하는 방식도 시험해보았지만, 테스트 결과 직접적인 성행위를 통한 임신 출산 쪽이 더 우수한 아이가 태어났기에 란디우스는 기계가 되는 일 없이 끝까지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수십년의 시간이 흘렀다. 

개조인간은 본래 인간의 몇 배나 되는 수명을 가지고 있지만, 끊임 없이 임신과 출산을 반복해 몸을 혹사한 레이첼, 안젤리나, 셀파닐은 결국 본래의 수명보다 일찍 죽고 말았다. 


리스틸은 죽지 않았겠지만, 란디우스는 그녀가 다른 실험에 끌려간 후로 오랫동안 그녀를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 다시 만나는 일은 일생 없을 것이다.


기자로프에게 세뇌당해 탁하게 흐려진 그녀들의 눈에 빛이 돌아오는 일은 끝끝내 없었지만, 란디우스에게 있어 그녀들은 소중한 동료였고 아내였다. 적어도 란디우스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란디우스의 외로움과 슬픔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새롭게 모체로 선정된 딸들이 그녀들의 빈 자리를 대체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