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스는 마이야를 바라보았다.


"어.. 마이야.. 그게.. 화났어..? 또 묻지도 않고 제멋대로 굴어서..?"

바보 같은 사람. 제가 화났을 리가 없잖아요.

마이야는 한참 동안 그를 바라보았다. 아레스의 당황한 눈동자는 이내 모종의 욕망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본인은 몰랐겠지만, 마이야의 눈 역시 그랬다.

"새로운 훈련이 필요하신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훈련? 또 무슨?"

마이야는 짐짓 엄하게 포장한 어투를 풀지 않았다.

"폐하께서는 지금까지 전장에만 계셨기에, 아내를 따뜻하게 대하는 법을 배우시지 못했습니다. 곧 맞이하실 황후께 누를 끼치지 않아야 할 터. 마이야가 준비한 마지막 훈련입니다."

남자를 따뜻하게 대하는 법은 마이야 역시도 알지 못했다. 그녀는 평생 주인을 섬기는 법만 배웠을 뿐, 여자로서 남자를 대한 것은 이 밤이 처음이었다. 

아레스는 평소에 마이야는 모르는 것이 없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왠지 이번 일은 마이야도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말이 끝나고 그녀답지 않게 고개를 숙인 것이 그 증거였다. 마이야가 아레스를 아는 만큼, 아레스도 마이야를 알았다.

"그럼 언제나처럼.. 내가 먼저?"

마이야는 푹 숙인 고개를 보일 듯 말 듯 끄덕였다.

아레스는 마이야에게 잡혀 있던 손을 풀어내고, 자유로워진 손을 곧바로 마이야의 허리로 뻗었다. 양손이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감쌌을 때, 마이야의 몸이 크게 떨리는 것을 아레스는 놓치지 않았다.

아레스는 서두르지 않았다.

마이야의 허리를 감싸안은 채, 아레스는 잠시 마이야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어렸을 적 잠들기 전에 항상 부리던 응석이었다. 나이가 들고서는 처음이었고, 그 때문인지 그녀의 떨림은 가라앉을 줄 몰랐다.

잠시 가만히 있던 아레스는 갑자기 몸을 뗐다.

놀란 눈길로 바라보는 마이야를 두고 아레스는 몸을 돌려 방에 켜져 있던 촛불을 모조리 꺼 버렸다.

"폐하..?"

"옛날에 어둠 속에서 검술 훈련을 하던 생각이 나서 말이야. 그리고.."

"그리고..?"

"마이야, 불이 밝혀져 있으면 부끄럽지 않겠어?"

어둠 속에서 마이야의 얼굴이 방금 끈 촛불만큼이나 붉게 달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아레스는 이제 상황을 주도하는 데 성공했다. 그 냉정하고 강인하고 침착한 마이야가 이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아레스는 내친김에 한 마디 더 던졌다.

"그때 흠씬 두들겨맞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거든. 복수를 해 볼까!"

그리고 고개를 들고 뭐라 말하려는 마이야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붙였다. 번갯불이 온 몸을 관통하는 느낌이었다. 마이야의 몸이 아까보다 더 크게 떨렸다. 마이야는 자신도 모르게 아레스를 끌어안고 말았다.

이제 메이드와 주인은 사라졌다. 스승과 제자도 없어졌다. 어린 주인, 연상의 보호자라는 관계의 끈이 꺼진 촛불과 함께 스러졌다.

남자와 여자만이 남았다.

비록 약간의 주도권을 가졌다 해도, 아레스 역시 처음이었다. 그는 전장을 누비던 시절 여러 동료들이 밤마다 들려줬던 음담패설들을 대부분 기억하고 있었다.

그 줄거리에 따라 마이야의 옷끈을 푸는 손길이 덜덜 떨렸다.

그 때 아레스의 등을 감싸고 있던 마이야의 두 팔이 아레스의 목으로 자리를 옮겼고, 목덜미에 닿는 부드러움에 놀란 아레스는 입을 살짝 벌렸다.

동시애 그때껏 아레스의 입에 닿아 있던 마이야의 입도 열렸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혀를 찾아 혀를 내밀었다.

남녀는 잠시 서로의 옷을 내리는 것도 잊은 채 타액을 주고받았다.

이제 마이야는 처음으로 남자의 손길이 닿은 충격에서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경험이 없는 스승이지만, 그래도 훈련을 주재하는 것은 자신이었다. 어릴 적 수없이 반복했던 일들이 뜻밖에 도움이 되었다. 마이야는 능숙하게 아레스의 옷을 몸에서 벗겨내었다.

매일같이 어린 아레스를 목욕시키던 때처럼, 마이야의 손길은 부드러웠고 조심스러웠다. 마이야는 그 때의 목욕도구 대신 손과 혀만을 사용해 아레스를 씻기는 듯 어루만져 갔다.

얼굴에서부터 목, 가슴, 배, 팔다리까지 꼼꼼했다. 지금 힘차게 치솟아 있는 사타구니는 원래 팔다리 전에 씻었겠지만, 오늘은 뒤로 미루기로 했다.

"마..마이야!"

아레스가 다급하게 마이야를 찾았다.

"네, 여기 있습니다. 아레스 님."

이름을 불러주자 신기하게도 다리 사이에 솟아 있던 물건이 힘차게 꿈틀대는 것이 보였다.

"나, 정신을 못 차리겠어."

"그럼 잠깐 쉬었다 계속하시겠습니까?"

아레스의 온몸은 이미 마이야의 타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취한 듯 상기된 얼굴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이야는 미소를 지으며 아레스의 가슴에 잠시 이마를 대고 뜸을 들였다. 잠시 후, 남자는 여자를 다시 끌어안았고, 손으로 허리와 둔부를 더듬기 시작했다.

되찾은 여유가 다시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이야는 자기도 모르게 달뜬 한숨을 내쉬었다. 아레스는 마이야의 숨결이 너무 뜨겁다고 생각했다.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마이야의 목소리가 뜨거운 입김에 실려 들려왔다. 아레스는 대답할 겨를도 없이 마이야의 옷을 벗겨내려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이 옷은 그렇게 해서는 갈아입을 수 없습니다. 자, 이렇게..."

아레스는 마이야가 이끄는 대로 손을 움직였다. 곧 마이야의 단정한 옷도 하나둘씩 침대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레스는 마이야의 몸을 보고 짧게 탄성을 질렀다.

"와.."

퍼뜩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마이야는 멍청하게 자신의 알몸을 쳐다보던 아레스를 밀어 버리고 이불 속으로 몸을 숨겼다.

아레스도 그녀를 쫓아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마이야는 이불 속에서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아레스는 비스듬히 누워 있는 그녀를 뒤에서 끌어안고 등을 핥아내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손은 그녀의 가슴으로 가도록 내버려 두었다.

문득 아레스는 마이야가 그를 목욕시킬 때마다, 그녀와 함께 목욕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을 떠올렸다. 그녀가 그를 씻긴 것처럼, 아레스도 그녀를 씻기기 시작했다.

곧 그녀는 아레스를 향해 돌아누웠고, 다시 서로의 입술을 찾았다.

끝없이 달라붙던 아레스의 입술을 떼어낸 마이야의 입이 아레스의 가슴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단단한 가슴에 솟아 있는 점을 입에 물었다.

남자의 몸이 경직되고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마이야의 손은 어느새 씻지 않고 아껴 두었던 사타구니 사이로 향해 있었다.

잠시 후 아레스의 손도 여자의 다리 사이로 향했다.

어느새 서로의 얼굴이 서로의 다리 사이에 놓여 있었다. 남녀는 입으로 서로를 정성껏 보살폈다. 그러다 아레스가 몸을 돌려 마이야를 똑바로 눕혔고, 다시 입맞춤.

이제 하나가 될 시간이었다. 서로의 배꼽이 맞물리고, 마이야의 손이 꿈틀대는 아레스의 분신을 자신의 몸 안으로 초대했다.

아팠다. 엄청나게 아파서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 했다. 뜻밖에 이 젊은 남자는 여자의 표정을 보고 진행을 잠시 멈췄다. 고통이 잦아들고 잠시 뒤로 물러서 있던 남자는 재차 전진했다. 오늘 밤 그가 이 방에 찾아왔듯이. 돌아서려다 다시 잡혀 왔듯이 앉았듯이.

고통은 얼마 가지 않아 쾌락으로 바뀌었다. 남녀는 결합에 성공했고, 처음의 긴장감은 행복으로 바뀌었다.

안타깝게도 경험이 일천한 결합이 오래 가지는 못했다. 천천히 진퇴를 거듭하던 남자의 허리는 가슴의 돌기를 쥐어 돌리는 여자의 손길에 겉잡을 수 없이 속도를 올렸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폭발했다. 여자도 그랬다.



땀에 젖은 두 사람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여운을 만끽했다. 남자의 뿌리는 여전히 여자의 안에 심겨 있었고, 여자의 문은 마치 남자의 뿌리를 절대 놓지 않겠다는 듯이 꼭 붙잡고 있었다.


ㅡㅡ


"아레스, 잠들었나요?"

"아니."

"후궁, 거절하겠습니다."

"그럴 줄 알았어. 혹시나 했는데.. 앞으로 여기 오지도 못하게 할 거지?"

".. 아닙니다."

"진짜야? 또 와도 돼?"

"원하신다면. 언제든지 오십시오. 후궁이니 작은부인이니, 그런 건 싫습니다. 그저 곁에서 평생 모시고 싶을 뿐이에요."

"고마워. 그래도 괜찮겠어? 자주 못 올지도 몰라. 서로 바빠지면 얼굴도 못 보는 날이 생길 수도 있어. 마이야를 내 방으로 부르지도 못하게 될 거야."



"괜찮습니다. 저는... 메이드니까요."



'저는 메이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