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린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선생은 어느 진영으로 가시겠소?"


"제국."


그들은 서로 쳐다본다. 웃는 낯이던 레딘이, 얼굴색을 뒤바꾸고는 말한다.


"선생, 제국은 꼬접으로 가는 지름길이요. 변변한 마딜러 하나 없는 진영을 골라선 어쩌자는 거요?"


"제국."


이번에는, 그 옆에 앉은 엘윈이 뒤로 가 서서는


"선생, 지금 랑모에서는 엘윈, 로자리아 2인 픽업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소, 선생은 누구보다도 빠르게 시나리오를 밀 수 있을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풍부한 보상을 받게 될 것이오. 여단원들도 선생의 선택을 반길 거요."


"제국."


그들은 머리를 모으고, 소곤소곤 상의를 한다.


“선생의 심정도 잘 알겠소, 많은 약팔이 영상에서, 제국주의자들의 간사한 꾀임에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도 용서 할 수 있소. 그런 염려는 하지 마시오. 랑챈에서는 하찮은 서밋 순위를 살피기보다도 선생의 pve 클리어 실력을 더 높이 평가할 것이오. 선생은..."


"제국."


빛찐 대표가, 날카롭게 무어라 외쳤다. 설득하던 고인물은, 별 정신나간 놈을 다 보았다는 듯이 노려보면서, 내뱉었다.


"좋아."


그러고는 9대장은 실존하며, 레딘은 필수라는 댓글을 달러 가버리는 것이다.




부족한 빵 덕분에 잠시 쉬어가던 찰나,


승마로 잘 단련된 복근의 청년이, 해를 등지고 서서는 말을 걸어오지 않는가.


"자네는 무슨 진영인가?"


"......"


"음, 제국이군."


청년은 흰 머리를 한차례 쓸어올리면서,


"제국이 서밋에서 강세라지만 막연한 얘기요, 일단 pve를 밀어야 그때까지 게임을 할 것이 아니겠습니까. 랑모 오래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지만, 가차 계획을 세워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하잖아요? 당신이 지금 머리에 담고있는 미래시는 나도 잘 압니다. 늑대인간에 각성기 들고 있는 베른이 강하다는 걸 누가 부인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랑모는 서밋이 다가 아닙니다. 랑모에서는 무엇보다도 pve가 중요한 것입니다. 당신은 온갖 개돼지겜을 통해서 이중으로 그것을 느꼈을 겁니다. pvp는 허망한......"


"제국."


"하하하,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 유저가 한 줌만 남은 게임에서 신입 뉴비가, 굳이 폐사의 길을 가겠다고 나서니, 지성인으로서 어찌 한 마디 참고되는 이야기를 안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남은 3천 결사대의 부탁을 받고 온 것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건져서, 접지않도록 인도하라는..."


"제국."


"사기캐일수록 오히려 약팔이가 없는 법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젤쥬를 거르겠습니까? 그저 완장이 그리 말했다고 말이지요. 당신 한 사람을 잃는건, 찍먹러 열을 잃는 것보다 더 큰 랑모의 손실입니다. 당신은 이제 시작했습니다. 우리 게임에는 즐길 거리가 태산과 같이 많습니다. 나는 당신보다 게임을 약간 더 했다는 의미에서, 친구로서 충고하고 싶습니다. 란디 레이첼을 우선으로 하십시오. 용병도 거의 전용용병만 써대는 진영에 가서 고생하느니, 이 쪽이 장기적으로도 행복한 일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나는 당신을 처음 보았을때, 인상이 대단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당신이 동생처럼 여겨졌다는 말입니다. 만일 당신이 제국으로 가겠다는 마음을 접어준다면, 55C를 다 돌아줄 용의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랑린이는 시청기록을 다시 살펴보고, 베른 알테가 서밋을 멋지게 휘어잡는 장면을 확인한다.

그러고는 한층 확신에 찬 어조로 나직히 말할 것이다.


"제국."


그러자 미청년은, 한숨과 함께 돌아서더니, 마이 란디 쳐볼 디드를 구하러 가버리는 것이다.


로젠실 클로테르 2인픽에서, 노렸던 로젠실이 아닌 픽뚫로 나온 비라쥬가 좋은 영웅인지 검색해보고서, 그는 마치 재채기를 참았던 사람처럼 몸을 벌떡 뒤로 젖히면서, 마음껏 웃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찔끔찔끔 번지고, 침이 걸려서 캑캑거리면서도 그의 웃음은 멎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