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용도로 가져다 둔 검에서 독특한 마력이 느껴졌다.


왕국이 안정된 후, 엘윈의 보좌를 후임에게 넘기고 마도의 연구로 생을 보내고 있었다. 친구를 도와 그의 뜻을 이뤄주고 그를 최고의 자리에 올렸지만, 남은 것은 회한 뿐이다.

소꿉친구는 어딘가로 떠나버렸고 사랑했던 소녀는 세상을 떠난지 오래다. 그녀의 죽음에 내 책임의 크기는 결코 작지 않다.

친구의 뜻을 이루는게 나의 목적이었으나 모든게 이뤄진 지금, 나의 삶은 어디에 있는가.



책상 위에 놓인 랑그릿사에 손끝을 대고 정신을 집중해본다. 낯선 소년소녀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사이사이 익숙하면서 그리운 목소리도 함께 들려온다.

'첫 여행을 떠날 때가 생각나는군'

마음을 굳히니 절로 미소가 띄워진다. 사실 크게 소리내어 웃고싶기도 하다. 검과 연결된 세계는 머나먼 미래이지만 영혼의 일부를 저곳으로 옮기는건 쉬운 일이다. 들려오는 대화로 대강의 상황도 파악이 되었다.






모든게 성공적으로 이루어 졌다. 즐겁고 반가운 기분으로  웃으며 첫마디를 내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