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알파 잘못이 아니에요.”

 

한 알파에다의 울부짖음에 왕이는 눈을 부릅뜨며 그를 응시한다.

 

“당장 자리에 앉아라, 랑붕쿤, 누구든지 한 번만 더 소리치면 웨탐 픽업 때 모두 랑바시켜버리겠다.”

 

그의 협박에 모두들 숙연해지고 알파 또한 땅을 응시하듯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어서 나가시오 알파.”

 

그의 머뭇거림에 다시 한번 재촉한다.

 

“나가라고 했소, 알파.”

 

알파는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고였으나 여기서 자신이 뭐라고 더 대꾸하면 그나마 남아있던, 자신을 끝까지 애정해준 지휘관들마저 잃을 듯한 슬픔을 삼키며 몸을 돌아선 채 자리를 나선다.

 

한발짝… 한발짝… 뚜벅… 뚜벅… 그의 나가는 소리에 알파에다들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 순간,

 

“오, 알파 나의 알파!”

 

한 알파에다가 왕이의 사무실 책상 위로 올라 알파를 바라보며 외친다.

 

“자리에 앉으라 했다, 랑붕쿤.”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답하듯, 알파는 발걸음을 멈춰 그대로 뒤를 돌아보았다.

앉으라는 왕이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그 알파에다는 알파의 눈을 응시하며 책상 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지금 내려오지 않으면 웨탐 이후의 모든 신캐 배너에서 천장 6성 픽뚫만을 보게 될 것이다.”

 

그 매운맛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를 보며 알파는 복잡미묘한 미소를 보이고, 옆에 있던 다른 알파에다 역시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오 알파, 나의 알파.”

 

책상 위로 올라선다.

 

“랑린쿤, 어서 앉아라. 앉아, 앉으라니까!”

 

왕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 명이 더 일어나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알파에다들이 감명받고는 한 명씩 그의 책상, 의자 위에 올라서기 시작했다. 평소 말을 아끼던 안경 낀 코찔찔이 알파에다도 예외는 아니었다.

 

“너희 모두, 자리에 앉아, 어서, 앉지 못해! 어서 나가시오 알파.”

 

왕이의 협박은 더 이상 무섭지 않은 듯 모든 알파에다들은 나가려는 알파를 향해 일어섰다. 이를 본 알파는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바깥을 향해 있던 알파의 신발은 어느새 다시 사무실 안을 향해 있다.

 

“지휘관 모두, 고마워...”

 

알파의 말에 그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붐이 결국 오지 못했으니 말이다.

 

“오 알파, 나의 알파!”

 

라는 알파에다의 알파를 향한 목소리, 그리고

 

“알파짱 다이스키~이!”

 

라며 고래고래 소리 외치던 코찔찔이 안경잡이 알파에다까지. 왕이 역시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들을 볼 뿐이었다. 알파는 고맙다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어느덧 벚꽃이 피는 4월이 왔다. 웨탐 배너 이후로 누구도 알파에다를 본 이가 없었고, 알파 역시 그 이후로 서밋에서 보이지 않았다.

 

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