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검 군단장 랑붕이우스는 새벽부터 들이닥친 감찰부와 수사관들로 인해 정신이 없었다. 그에게 부여된 혐의는 횡령. 한달에 한번 성검 군단병들을 위해 열리는 삼겹살데이의 고기를 랑붕이우스가 빼돌렸다는 것이었다.

랑붕이우스는 어이가 없었다. 성검 군단 규모가 먹을 삼겹살이라면 제법 돈은 되겠지만 해먹을 생각이었다면 제대로 해먹었지 꼴랑 고깃값을 빼돌리겠는가... 오히려 자신이 몸소 사비를 털어 성검 군단을 강화하는데 지른 크리스탈과 골드 티켓이 그 몇천~몇만배는 될 것이다.

하지만 고기를 납품받은 날 귀찮아서 품질검사를 루나 군사에게 일임하고 현장에 없었던 데다가 루나가 창고를 나올때는 빈손이었다는 증언, 창고 열쇠는 루나에 의해 반납된 이후 불출되지 않은 일반열쇠 보관함과 성검군단장실의 스페어키 2개 뿐이라는 것 등 불리한 증거뿐이니 혐의가 짙어질수밖에 없었다.

끝내 고기의 행방을 찾지 못해 재판이 벌어졌다. 놀랍게도 재판장은 발디아의 왕비 크리스 직접 참여했는데 알고보니 크리스는 친분이 있는 칼자스 왕비 나암이 공정한 재판이라고 내세운 간판었고 사실상 검사와 국선변호사까지 모두가 칼자스 인맥 뿐이었다.

이로 인해 랑붕이우스는 논리정연하게 자신을 방어했지만 재판은 이기는 것이 불가능했다. 자신 뿐만 아니라 루나 역시 용의선상에 있다는 상식적인 소리에도 검사인 베티는


"지금 여자를 범죄자 취급하는건가요?"


라며 간단히 무력화시켰고, 열심히 자기 변호를 하는것마저 판사인 크리스가


"변명만 하는걸 보니 전혀 반성하지 않네요."


라며 말문을 틀어막아 버렸다. 국선변호사인 쉐리는 착하긴 했지만 아는게 없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결국 유죄가 확정된 랑붕이우스는 성검 군단장 자리에서 해임되었고 성검 군단은 군사이자 칼자스 여성부장관 루나의 손에 넘어가고 말았다.

먼 훗날 성검 군단장이 레이갈드 인맥으로 교체된 후 칼자스 여성부는 해체되고 칼자스 카르텔의 실체가 밝혀지지만 이것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