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에 : 메인 스토리 3부 관련한 쓸 데 없는 망상들로 가득하니, 괜한 기대는 금지다.]





이 세상에는 시공의 틈을 응용한 특수한 기계가 하나 존재한단 음모론이 알려지고 있다.



안젤리카의 마도 공학을 극한까지 응용한 기계가 있지. ‘LDD’ 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하는 기계다. 안젤리카는 그것을 ‘파멸의 날 기계’ 라고 부른다. 심판의 날 기계, 둠스데이 디바이스. 라고 불러도 좋다. 그렇다면 이걸 안젤리카가 만들었단 걸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왜냐하면 또 다른 시공의 안젤리카가 개발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공의 안젤리카.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흑화된 안젤리카라 생각하자.



성검 군단이 끝내 가엘파이스 대륙에서 완전체로 부활한 카오스에 의해 궤멸 당했고, 나아가 모든 대륙들이 완전체 카오스에 의해 멸망했다. 안젤리카는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모두 잃고 절망하다가 카오스에 복수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기술력을 쏟아 부어서 결국 둠스데이 디바이스를 완성시켰다. 스위치 하나만 누르면, 최소한 대륙 하나는 완전히 멸망시켜버릴 수가 있으며, 카오스도 없앨 수 있다.



안젤리카는 시공의 틈을 이용해 이쪽 시공으로 날아왔고, 그것을 하나 설치했다.



안젤리카는 가엘파이스 대륙 내에서도 가장 중심부에 이 파멸의 날 기계를 설치했다. 이쪽 시공에서마저도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주저 없이 스위치를 눌러서 대륙 하나를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멸망을 시켜 카오스의 부활을 원천 차단하고, 나아가 카오스의 힘을 극도로 영구적으로 약화시키기 위함이지. 나아가 카오스를 영구 부활 금지까지 시킬 수가 있는 파멸의 날 기계.



LDD. Langrisser Doomsday Device. 랑그릿사 파멸의 날 기계. 라고도 부른다.



“이곳 가엘파이스 대륙은 빛의 여신에게 축복만 받은 땅이라고 전해져 내려오지.”


“.......”


“이곳의 주민들은 빛의 여신을 숭배한다고 생각하겠지. 실상은 전혀 180도로 다르지만.”


“실상?!”


“그래. 가엘파이스 주민들은 자신들이 빛의 여신을 모신다고 여기겠지만, 실상은 카오스를 숭배하고 있단 거야. 당연히 자신들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겠지.”


“.......”


“이 대륙에 있는 많은 수의 신전들이 바로 카오스에게 힘을 보내주는 신전이란 걸. 그 진실을 아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안젤리카가 지금 대화를 나누고 있는 건, 바로 애니. ‘아단켈모’ 라고도 불리는 여성이다.



안젤리카는 애니. 그러니까 아단켈모란 이름을 대신하여 ‘레이첼’ 이라 부른다. 당연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안젤리카는 이쪽 시공의 안젤리카가 아니라, 또 다른 시공에서 날아온 흑화 안젤리카다. 아무튼 안젤리카는 왜 아단켈모를 레이첼 이란 이름으로 부를까? 아단켈모가 자세히 보면 레이첼이란 여성과 많이 닮았기 때문이라는 걸까? 안젤리카는 애니에게 이런 저런의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



자신의 본명이 레이첼이란 것을 어떻게 알았냐는 것. 자신은 또 다른 시공에서 날아온 레이첼이 맞단다. 자신이 살던 시공에서는, 예레스 대륙을 생지옥으로 만든 수정병을 끝내 해결하지 못했다고 한다. 수정병은 레겐부르그 제국을 재기불능의 생지옥으로 만들었고, 이는 카콘시스 왕국으로도 빠르게 전염되어 무수히 많은 이들이 죽어버렸단다. 자신은 그걸 없애기 위해 백방으로 연구했으나 결국 자신도 노출되었고.



연구소에 틀어박혀서 백방의 노력을 다한 끝에, 수정병 치료약을 개발에 성공했단다.



자신을 상대로 임상 실험을 해본 결과는 성공이었지. 그렇게 레이첼은 수정병 치료를 이루어냈다. 하지만, 레이첼의 치료제 개발은 솔직히 너무 늦었다. 레겐부르그 제국, 카콘시스 왕국 모두를 생지옥으로 만들고 나아가 초월자 기자로프에 의해 개조인간들의 천국이 되어 버린 예레스 대륙. 결국 레이첼은 모든 거에 좌절, 절망해버렸다.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모두 잃은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와 마주했지.



“그 여파로...... 수정병 치료약에 대한 부작용도 발생하게 되었어.”


“.......”


“안젤리카. 당신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목소리가 변형되어 버렸다고나 할까?”


“그래서 당신 목소리가 레이첼이 아니었던 거로군.”


“맞아. 나아가 레이첼이었던 시절의 마법을 쓸 수가 없게 되었다는 것도 마찬가지.”


“.......”


“부작용의 여파가 꽤 심했던 거 같아. 레이첼로 살던 시절의 마법도 쓸 수 없게 되었고.”



수정병 치료약의 부작용으로 인해 목소리가 변형되어버렸고, 나아가 레이첼로 있던 시절에 사용했던 마법들도 더는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단켈모. 아니, 다른 시공의 레이첼은 변형되어버린 몸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마법을 연구 개발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지금 아단켈모가 사용하는 마법들이라고 하면 되려나? 아단켈모는 안젤리카에게 너도 참 딱하다고 말한다.



카오스를 쓰러트리기 위해 ‘최후 심판의 날 기계’를 개발해 이쪽 시공으로 가져왔다면서.



말이 좋아서 최후 심판의 날 기계라 부르지만, 솔직히 가엘파이스 대륙을 완전히 멸망시켜서 이 대륙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학살해버리기 위한 기계다. 이 대륙에 있는 모든 것들을 파괴시켜서 없애버린다는 기계. 그렇다면 이게 어떤 원리로 작동해서 가엘파이스 대륙을 멸망시킨다는 개념일까? 이게 일단 작동을 시작하면, 대륙이 완전히 초토화, 잿더미가 되고 모든 생명반응 제로가 되기까지 멈추질 않는단다.



“이 기계를 일단 한 번 작동시키게 되면, 대륙의 모든 것들이 멸망하기까지 작동되지.”


“그러니까 ‘모든 생명반응 0’ 으로 나오기까지 계속된단 거지?”


“그래. 최후의 한 명의 인간, 그리고 단 한 마리의 동식물이 죽기까지 계속 작동하게 되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데?”


“‘특등급’ 지진이 일어나는 게 시작이야. 대륙의 그 어떤 건물들도 견디질 못하고 파괴되지. 산악 고지대에 있는 모든 건물들도 예외는 없어. 산이고 뭐고 전부 다 파괴될 거야.”


“대륙 내의 모든 신전들이 파괴되면, 카오스도 힘을 잃게 되겠지?”


“그래. 어쩌면 영구 부활 금지까지 될 지도.”


“어떻게 그게 가능해?”



랑그릿사 둠스데이 디바이스. 랑그릿사 파멸의 날 기계는 카오스를 겨냥한 기계장치다.



카오스를 어느 시공 너머로 던져 넣은 이후에, 그곳에서 영원히 몸이 찢겨져 나가는 고통을 받게 하는 거다. 어차피 카오스를 쓰러트려봐야 언젠가 또 어떤 방식으로든지 부활할 것이 뻔하니 차라리 산 채로, 어느 시공 너머로 던져 놓고 영원히 갈기갈기 몸이 찢기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살게 하는 것. 그게 둠스데이 디바이스의 최종 목적이다. 사실상 카오스가 두 번 다시 부활하고 날뛰지 못하게 한단 거다.



그렇다면 모든 생명반응이 제로가 되기까지 계속 작동된다는 원리는 뭘까? 대륙 전체가 파괴되는 만큼 모든 인간들과 동식물들도 예외 없이 전부 죽는단 운명이다. 지진으로 갈라진 틈새로 모두 떨어져서 죽는 것도 있고, 대륙의 모든 마나가 소멸해서 죽는 것도 있고, 대륙 내의 모든 산소가 제거되어서 죽어버리는 것도 있다. 둠스데이 디바이스는 시공의 틈을 여는 대형 기계장치와 동급 크기라 쉽게 부술 수 없다.



“이걸로 내 소중한 이들의 복수를 완성시킬 수가 있어.”


“.......”


“아단켈모. 아니, 레이첼. 당신도 뭔가 이루고 싶은 게 있을 거 아냐?”


“그게 뭔지는 천천히 생각하려고.”


“그렇군.”


“근데 안젤리카. 너...... 네가 살던 시공에서 누구랑 혹시 사고 쳤어?”



아단켈모가 왜 이런 소리를 하냐면, 지금 안젤리카의 배가 좀 나왔기 때문이란다.



안젤리카 본인은 아니라고 하는데, 갑자기 뭔가 떠올린다. 안젤리카가 ‘고백’ 이라는 것을 어느 상대방에게 했었는데 그 상대방이 받아들이고, 안젤리카 본인도 받아들여서 결국 사고를 좀 쳤다는 거. 그게 이제야 생각난 건데 자신도 이제 애를 갖는 거라고 좋아한다. 하지만 그녀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는 없었다. 느낌이 좀 싸해서 다른 방법을 통해 확인해보니, 이게 ‘유산’ 이라는 것을 해버렸다고 한다.



안젤리카 본인이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이걸 개발하던 것이 원인이었던 걸까?



“......아단켈모.”


“응?”


“난 말이야. 성검 군단이 끝내 이곳 시공에서도 카오스를 막지 못할 경우에, 이 스위치를 누를 거야.”


“네가 살던 시공에서의 비극을... 이쪽 시공에서도 되풀이되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지?”


“그래. 완전체로 부활한 카오스를 막는 방법은, 이곳 가엘파이스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 오로지 그거뿐이거든.”


“매튜가 그거 동의했어?”


“매튜...... 그리운 이름이네? 하지만, 설령 매튜가 안 된다고 해도 나는 기꺼이 누르겠어.”



안젤리카가 말하는 매튜. 바로 ‘SP 매튜’ 라고도 불리는 ‘미래 매튜’ 녀석이 맞다.





[요약]

1. 가엘파이스 대륙. 빛의 여신을 숭배하는 곳으로 알고 있지만, 실체는 카오스를 숭배하는 대륙.

2.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신전들이 카오스에게 힘을 부여 해주고 있다.

3. 여기서 나오는 안젤리카는, 또 다른 시공에서 온 안젤리카.

4. 아단켈모는 사실 레이첼. 다만, 예레스 대륙이 기자로프에 의해 완전히 멸망해버린 또 다른 시공에서 온 레이첼.

5. 수정병 치료약을 개발했지만, 시기가 너무 늦었고, 자신이 복용했던 치료약의 부작용으로 목소리가 바뀌었고 나아가 레이첼 시절의 마법을 쓸 수가 없게 되었다.

6. 이쪽 시공마저 성검 군단이 카오스에게 당할 경우, 주저 없이 파멸의 날 기계를 작동시켜서 가엘파이스를 멸망시킬 계획. 이는 곧 카오스를 또 다른 시공 너머로 날려보내 영원히 몸이 찢겨져 나가는 고통을 당하게 할 계획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