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검은 후드티를 입곤 집 밖을 나와 한 모퉁이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그 모퉁이엔 자그마한 대로를 향해 뚫려있는 샛길이 있고 난 그 샛길에 들어서기 전 우뚝 멈춰선다. 이 자리가 나만의 지정석이다.

조용히 왼쪽 검지와 중지 사이에 담배를 끼곤 오른쪽 새끼손가락과 검지로 폰을 고정시킨 뒤 랑그릿사를 킨다.

난 이어폰을 끼지 않는다. 모든 이들에게 흘러나오는 랑그릿사의 웅장한 브금을 틀어준다. 지나가던 행인들은 피리 부는 소년을 따라다니는 아이들에게 빙의된 듯 샛길을 따라 내 앞에 선다. 뒤이어 들려오는 한 여인의 목소리.

"고도료쿠와 와루크와나이. 오마에와 마스터노 치카라니 나리소우다"

그의 목소리에 행인들은 마치 군인처럼 깍듯하게 고개를 치켜올리곤 알파의 짤을 향해 경례를 한다.

"알파 후 아크바르!"

난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서밋에 들어가 알파 1픽을 박는다. 그러자 주변의 사람들은

"알파 붐은 왔다!"

하며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한다.

그렇게 알파의 종횡무진이 이어가던 도중 알파의 스킬 시전하는 목소리와 함께 각성기가 나온다.

"야크류노 치카라, 쇼익조호!"

결국 알파의 각성기로 서밋 생태계 파괴와 함께

"Victory"

가 뜨자 그들은 뜨겁게 흐르는 눈물을 닦지 않은 채 거리가 떠나갈 듯이

"알파 후 아크바르!"

를 연신 외칠 뿐이었다.

이후 내가 폰을 끄자 그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각자의 행선지를 향해 떠났다. 나 역시 집으로 가는 엘레베이터를 탄다.

우리는 알파에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