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멘티가 예전같지 않다. 전에는 적극적으로 로스터와 리플 관련 피드백을 요청하시며 멘토멘티 톡 알람이 끊임없이 울렸다. 지금은 며칠째 황량한 폐허, 황무지처럼 지저귀는 톡 하나 없이 음침한 고요만이 오픈톡방을 맴돌 뿐이었다.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들었다. 이렇게 팍 시들거면 신청하지 말지 하는 분노, 내가 뭔가 잘못 알려드렸나 하는 불안감, 또 현생 크리로 제대로 못하는 건가 싶은 허탈함 등이 공존했다. 결국 내가 먼저 톡방에 글을 썼다.

-어... 요새 말씀이 없으신데 따로 궁금하신 거나 피드백 받으실 게 없는건가요?-

그는 답이 없었다. 손톱을 잘근잘근 씹어가며 톡에 눈을 떼지 못한다. 노란 별빛 같은 1은 그 빛을 사그라들 줄 모른다. 하아... 또 인가 하며 넘어가려던 찰나, 그 불안의 빛은 지워진다. 다시 톡에 집중한다. 그러나 몇 분이 지나도 답톡은 없다. 아... 읽씹당했구나... 난 마음의 희망을 놓았다. 그 기대를 계속 갖는다면 난 심연에서 허덕일 것을 알기에.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났다. 지저귀는 카톡 사이로 낯익은 사람의 톡이 보인다. 멘티였다.

-현생이 바빠서 캐쥬얼을 잘 못돌리고 있네용ㅠㅡㅠ 나중에 돌리고 나서 피드백 부탁드릴게욥!-

-네 알겠습니다-

전적으로 허리를 의지한 채 천장을 바라본다. 내가 바란 멘토멘티는 이게 아닌데... 트위치를 켜서 다른 멘토들이 하는 방송들을 관음한다. 다들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에 부러움을 금치 못한다. 한숨만 푹푹쉬며 방송들을 돌려보다 마우스는 딸깍거리길 멈췄고 내 동공은 확대된 채 시선은 한 곳을 향해 꽂혔다. 그 곳에 내 멘티가 있었다.

"...그래서 랑붕챠님은 빌드업하실 때 좀 더 연계가 되게끔 서순이랑 배치 신경쓰셔야해요. 알았죠?"

-네ㅋㅋ 아 이제 좀 이해되네요ㅋㅋ 전엔 먼가먼가 했는데 계속 얘기 듣다보니 딱 머리에 들어오네요-

"그 랑붕챠님도 멘토 있으시지 않나요? 뭐 다양하게 조언들으면 좋긴 한데,"

그의 질문에 난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제발...

-글킨 한데 가르쳐주시는 게 저랑 안맞네요 캐쥬얼 종종 방송키고 하시는 것도 보는데 먼가먼가라ㅋ-

심장이 쿵ㅡ하며 내려앉는다. 거기에 빠르게 내려꽂히는 한 마디.

"하아 참... 제가 좀 잘 가르치긴 하죠ㅋㅋ"

그는 뒤이어 농담이라면서 뭐라말했지만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조용히 노트북을 닫는다. 절망한다. 머리를 쥐어뜯다가 폰을 들곤 톡방에 글을 쓴다.

-그렇게 저한텐 안받고 매일 다른 멘토 분께 받으시면 실력 향상에 큰 도움되시겠네요ㅋ-

1이 빠르게 지워졌다. 한참 동안이나 답톡이 없어서 찔렸구나 하며 싱글벙글 웃음이 나왔었다. 답톡이 오기 전까지.

-네 님이 알려주신 거 다 써먹어보고 안통해서 다른 분들한테 물어보니 님이 잘못 알려준거라던데요? 글고 이짝에서는 빌런이시라면서요? 남들 피드백해주는 거 다 틀렸다고 하고 듣지도 않고 자기 주장만 쎈 그런. 잘됐네 이참에 다른 멘토 분으로 바꿔달라고 주최하신 분께 말씀드리고 이 톡방 나감 ㅂ2-

그렇게 멘티는 나갔고 난 한참을 부들거리다가 한숨을 내뱉는다. 이윽고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래 나가라ㅋ 너 ㅈㄴ 붕어대가리라 못하더라 다른 사람이 알려줘도 똑같을거다ㅋㅋ

나 멘토,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빌런. 닉네임은...다

창작 후기)

치아 2.5빛메로 정줄 놓다 생각나서 쓴 이상한 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