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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그 탐정부 4화


 -의문점



2022년 9월 16일 오후 1시 30분, 제국사립학교 숙소 302호.



 "으음."


 누워있던 레딘이 눈을 떴다. 레딘은 제시카 선생을 보더니 깜짝 놀라며 벌떡 일어났다.


"제시카 선생님?" 


 그것을 보고 제시카가 말했다.


"일단 누워있으세요, 레딘. 여긴 의무실로 쓰는 방입니다."

"이게 어떻게 된거죠? 저는 분명히 크리스를 따라가다.."

"레딘, 당신은 뒷산에 혼자 쓰러져 있었어요."

"뒷산이라고요?" 

"그렇습니다. 뒷산에서 암흑부 학생들이 당신을 발견했어요. 무슨 일이 있던 건가요?"


 레딘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어..음.. 그때 숙소 앞에서 빛의군단 부원들과 훈련을 하고 있었어요. 잠깐 쉬고 있는데 크리스가 저를 부르길래 그녀를 따라 뒷산 입구까지 간 건 기억이 나는데.."

"그건 확실히 크리스 양이었나요?"

"네. 선생님."

"크리스 양은 이번 서밋 아레나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잘못 본 거 아닌가요?"

"그럴리가요. 아마 몰래 절 응원하러 온 거겠죠. 따라가다 어제 훈련이 힘들었어서 제가 잠시 졸았나봅니다."


 레딘은 웃으며 대답했다.


"혹시 모르니 마침 대회에 참가한 나암 양에게 한 번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크리스 양과 제일 사이가 친했었으니까요. 레딘 군은 좀 쉬도록 하세요."

"아니요. 전 괜찮습니다."


 레딘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다시 제시카 선생에게 물었다.


"그런데 선생님. 혹시 제 무기인 신앙의 시련 못 보셨나요?

"아니요. 뒷산에 신앙의 시련도 가져갔었나요?"

"네, 연습중이었으니까요."

"신앙의 시련에 대해선 따로 듣지 못했습니다."

"어이쿠, 그럼 제가 아까 뒷산에 떨어뜨렸나보네요. 얼른 다녀와서 크리스도 찾아봐야죠. 저를 걱정하고 있을 거에요."


 그렇게 말하고 레딘은 방을 나갔다.




2022년 9월 16일 오후 2시 30분, 제국사립학교 숙소 앞.



"와, 숙소가 엄청 크네요!"


 멜파니와 올리버는 숙소를 올려보며 감탄사를 자아냈다.


"겨우 이정도인가요? 저 포에티에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별장에 비하면 이정돈 별 거 아니에요."  

"네네, 그러시겠죠."


 올리버는 듣는둥 마는둥 대답했다.


"호호, 역시 올리버는 우리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 지 잘 아는군요."

"저 앞에 누가 우리를 마중나온 거 같아요."


 멜파니가 두 사람의 말을 끊으며 대답했다. 그곳에는 한 눈에 보기에도 엄청난 체구를 가진 거인이 서있었다. 그 남자도 크리스타아네 일행을 발견하고 빠른 걸음으로 일행 쪽으로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제국사관학교 교감 발가스입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수염을 쓰다듬었다. 크리스티아네 일행도 발가스 교감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럼 들어가서 얘기하도록 할까요?."


 발가스 선생은 별 말을 하지 않고 다시 빠른 걸음으로 앞장섰다.


"멀리서 왔는데 쉬라는 얘기도 안 하고 이게 뭐야?"


 올리버가 작은 소리로 수근댔다. 그런 올리버를 보고 멜파니가 다시 대답했다.


"저분들도 사정이 있을 거에요. 오빠. 조금만 참으세요."

"일단 따라가보도록 하죠."


크리스티아네가 말했다. 그리고 일행은 앞서 간 발가스를 따라갔다.




2022년 9월 16일 오후 2시 40분, 405호 교장실.



 교장실로 들어가자 기다리고 있던 베른하트르 교장이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그의 인사에 맞춰 크리스티아네는 귀족 출신 답게 우아하게 베른하르트 교장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크리스티아네는 베른하르트 교장과 발가스 교감에게 일행을 소개시켜주었다. 


 간단한 통성명 후에 다섯 사람은 자리에 앉았다. 발가스 교감이 먼저 이야기했다.


"사건에 대해선 오면서 미리 전해들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탐정 선생이 오는 사이에 사건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무슨 일이 있던거죠?"


 크리스티아네의 물음에 발가스 교감은 레딘의 사건에 대해 말해주었다.


"결국 레딘군의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누군가의 장난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계획적인 범죄지요. 저희도 대책으로 최대한으로 선생님이 학생들과 붙어있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죠."


 그 말을 듣고 멜파니가 베른하르트 교장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지금 제국사관학교에선 몇명의 학생이나 이 대회에 참여하는 건가요?"

"그게 필요하겠군. 발가스 선생, 비서 이멜다가 자료를 가지고 있을 걸세. 이멜다를 좀 불러주지 않겠나?"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발가스는 이멜다를 찾으러 잠시 방을 나갔다. 


"학생들이 분실한 "전용장비" 라는 게 정확히 뭔가요?


 올리버가 물었고 베른하르트 교장은 올리버를 보며 대답했다.


"그것이 바로 학생들이 우리 제국사관학교를 들어오려고 하는 이유라네. 7학년까지의 성적을 바탕으로 우수한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장비가 지급되지. 각성한 몇몇 학생들은 자신의 전용 장비를 통해 특별한 기술을 익히는 경우도 있고 말일세. 각각의 장비는 무기일수도, 갑옷일수도, 투구일수도 그리고 악세사리일 수도 있지."

"우와! 그런 것도 있나요? 저도 이 학교에 입학하면 받을 수 있는 건가요?"

"자네의 성적에 달린 거 아니겠는가. 하하하."


 베른하르트 교장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것을 보며 멜파니가 다시 물었다.


"그럼 그 전용 장비라는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건가요? "

"그건 알려줄 수 없네. 우리 학교 관계자들에게만 전해지는 기밀이라서 말이지. 자네가 나중에 학교 관계자가 된다면 알려줄 수도 있겠군."

"앗, 실례되는 말을 했네요. 죄송합니다."

"하하, 아닐세. 마침 우리 비서가 들어오는 군."


 비서 이멜다가 자료를 들고 들어왔다. 


"하나하나 설명해드릴 수도 있겠지만, 직접 보시는 게 빠를 겁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시지요." 


  차를 마시며 소파에 앉아있는 크리스티아네를 보며 비서 이멜다는 말했다. 크리스티아네는 무언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말이 없었다. 올리버와 멜파니는 그런 크리스티아네를 두고 이멜다가 올려놓은 자료를 집어 들었다. 올리버는 집어든 자료를 몇 장을 넘기다가 어떤 사진을 보고 베른하르트 교장을 보았다.


"이런 게 전용 장비인건가요?"


 올리버의 손에는 왕관 사진이 있었다.


"그렇다네. 이게 바로 첫번째 피해자인 알테뮬러 군의 전용 장비지. 각각의 전용 장비에는 이름도 있다네. 이건 '리그리아 왕관'이라고 불린다네. 그는 이 전용 장비와 잘 맞아서 독자적인 기술도 개발해냈다네. 그런데 그게 없어졌으니.."

"그..그렇군요." 


 그렇게 말하며 올리버는 멜파니를 힐끗 보며 귓속말을 했다.


'무슨 소린지 알겠어? 난 하나도 모르겠어.'

'일단은 들어보도록 해요.'


 두 사람을 보며 베른하르트는 다시 말을 꺼냈다.


"아무튼 빨리 해결해야할 문제라네. 서밋 아레나 예선도 얼마 남지 않았어. 우리 선수들이 아무리 우승 후보라지만 만전을 기하지 않는다면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일세."


 그 때, 조용히 있던 크리스티아네가 말을 꺼냈다.


"그렇다면 정원을 한 번 찾아볼까요? 혹시나 학생들이 잃어버린 장비가 나올지도 모르잖아요."

"음? 그런 곳은 이미 우리가 다.."

 

 멜파니가 급하게 베른하르트 교장의 말에 대답했다.


"아아, 이건 사건 조사의 기본 순서에요." 


 그렇게 말하며 멜파니는 올리버에게 눈짓을 했고 올리버가 다시 말했다.


"그럼 저와 누나는 잠시 조사하러 다녀오겠습니다. 자료는 멜파니에게 주시면 되요. 누나! 얼른 가서 찾아보자!"

"네, 그럴까요? 그럼 다녀오도록 하겠어요."


 두 사람은 멜파니를 두고 교장실을 빠져 나왔다.



 

2022년 9월 16일 오후 2시 50분, 숙소 앞 공터.



"누나! 이번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열심히 공터를 둘러보고 있는 크리스티아네를 따라가며 올리버가 말했다.


"제가 보기에 이 일은 누군가가 원한을 품은 게 틀림 없어요. 그렇지 않고서야 차례차례 범행을 당할 리가 없지 않겠어요?"


 크리스티아네는 여전히 주변을 둘러보면서 걸으며 올리버에게 대답했다.


"원한이라고?"

"뻔한 거 아닌가요? 이사장님이 말씀하신 거 기억 나나요? 제국사관학교 학생들은 모두가 우승 후보라고요. 그럼 당연히 적이 생기는 거랍니다. 바로 저처럼요."

"아하하, 그렇네. 평소에 누나는 감이 좋으니.."

"아얏"


 크리스티아네가 무언가에 걸려 넘어졌다.


"누나? 괜찮아? 어디 안 다쳤어?"

"저는 괜찮아요, 올리버. 그런데 여기 무엇인가 땅에서 솟아나온 게 있어요."


 크리스티아네가 가리킨 곳에는 어떤 노란색의 물체 끝부분처럼 보이는 것이 있었다.   

 

"어? 그렇네. 이게 뭐지? 누나의 발에 걸리면서 땅 밖으로 조금 튀어나온 거 같은데. 어? 이 노란색에 빨간 보석. 혹시?"


 그렇게 말하며 올리버는 그 노란색 물체를 잡아 당겼다. 


"누나, 이거 좀 도와줘!"

"올리버, 그거 중요한 건가요?"

"응, 누나. 일단 이걸 한 번 꺼내보자."


 한참을 실랑이하던 끝에 크리스티아네와 올리버는 노란색 물체를 땅에서 끌어낼 수 있었다.


"누나! 이건 아까 자료에서 본 '리그리아 왕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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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 https://arca.live/b/langrisser/63544630?target=all&keyword=%EB%9E%91%EA%B7%B8+%ED%83%90%EC%A0%95%EB%B6%80&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