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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그 탐정부 5화


-또 다른 함정



2022년 9월 16일 오후 4시, 제국사립학교 숙소 405호 교장실.


"멜파니야!"


 올리버가 소리치며 교장실로 들어왔다.


"멜파니 양은 옆방에 있다네. 자료를 보겠다고 하더군."

"아아, 그런가요. 아! 이거 좀 보세요. 교장 선생님!"

"그건 뭔가?"


 올리버는 방금 발견한 리그리아 왕관을 베른하르트 앞에 꺼내놓았다. 베른하르트의 눈이 커졌다.


"아니, 이것은? 이걸 어디서 찾았나?"

"이거 모래가 있는 훈련장에서 찾았어요."

"모래가 있는 훈련장이라 했나?"

"네, 맞아요!"

"잠깐 기다리게. 이멜다, 발가스 교감을 불러주겠나?"


 베른하르트는 옆에 있던 비서 이멜다에게 말했다. 그리고 다시 올리버를 보며 말했다.


"그나저나 크리스티아네 님은 어디 계신가?"

"아! 누나는 단서를 조금 더 찾아보고 싶다고 훈련장을 찾고 있어요."

"아직 단서가 남아 있단 말인가?"

"크리스티아네 누나는 워낙 그런 쪽으론 감이 좋아서요. 또 뭘 찾을지도 몰라요!"


그 때 발가스가 방으로 들어왔다. 베른하르트는 발가스를 보며 말했다.


"교장 선생님. 무슨 일이시죠?"

"발가스 선생, 훈련장 수색은 이미 다 한 거 아니었나?"

"그렇습니다."

"저걸 보게나. 발가스 선생. 아네 양과 올리버 군이 저걸 훈련장 한쪽에서 찾았다는군."


 발가스는 탁자 위에 있는 왕관을 보고 놀라며 말했다.


"저걸 어떻게 발견한 겁니까?"

"그건 내가 묻고싶은 말일세."


 그걸 보고 올리버가 나서서 말했다.


"그냥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했어요. 모래 속에 이상한 물체 하나가 튀어나와있는 걸 보고 누나랑 제가 파봤더니 이게 튀어나오더라고요. "


 발가스는 놀라며 대답했다.


"그럴리가요. 교장 선생님. 지난 이틀동안 임직원들과 대회 관계자들까지 훈련장 구석구석을 찾아다녔습니다. 최소한 어제 밤까진 훈련장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발가스의 대답에 베른하르트는 다시 올리버를 보며 말했다.


"이상한 일이군."

"그냥 범인은 그 왕관이 필요 없어지니 버린 거 아닐까요?"

"필요가 없어졌다?"

"네, 알테뮬러 군의 전용장비가 부러워서 훔쳐서 써봤다가 효과가 없으니 버렸을 수도 있잖아요."

"흐음.."

"여하튼 멜파니에게도 얼른 알려줘야겠어요."


 그렇게 말하고 올리버는 옆방으로 뛰어갔다.



2022년 9월 16일 오후 3시 30분(30분 전), 제국사립학교 숙소 404호.


"감사합니다. 발가스 선생님. 다 여기 책상 위에 올려주시면 되요."

"이걸로 괜찮겠습니까?"

"네, 이정도면 충분해요."


 책상 위에 발가스 선생이 올려둔 자료들을 보며 멜파니가 말했다. 


"모르는 게 있으면 바로 말해주십시오."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렇게 말하고 멜파니는 자료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기 시작했다. 잠시 뒤, 멜파니가 발가스 선생에게 물었다.


"선생님, 대회 참가자 목록은 따로 있나요?"


 발가스는 자료 중간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들어 멜파니에게 주며 말했다.


"여기 있습니다."

"어디 좀 볼까요?"


 발가스가 건네준 종이에는 제국사관학교에서 서밋 아레나에 나가는 참가반과 멤버들의 목록이 쓰여있었다.


'전략부 : 에마링크 알테뮬러 란포드 윌러 (토와 선생)'

'유성부 : 오메가 디하르트 시그마 실버울프 (수제트 선생)'

'빛의군단 : 레딘 메튜 그레니어 레스터 (제시카 선생)'

'제국부 : 란스 엘윈 헤인 레온 (힐다 선생)'

'공주연합 : 라나 리아나 나암 쉐리 (루나 선생)'

'암흑부 : 구스타프 리코리스 팟시르 레나타 (리스틸 선생)'


"피해자는 전략부의 알테뮬러님. 공주연합의 나암님과 라나님. 빛의군단의 레딘님. 이렇게 4분이시죠?

"그렇습니다."

"피해자들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서 짚히는 곳은 없으신가요?"

"네, 담당 교직원들과도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딱히 연관성은 찾지 못했습니다."


 멜파니는 듣고 다시 자료들로 눈을 돌렸다. 잠시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멜파니가 말을 꺼냈다.


"자료 정리는 이정도면 된 거 같고, 슬슬 올리버 오빠랑 아네 언니가 올 때가 된 거 같네요."



2022년 9월 16일 오후 4시 10분, 제국사립학교 숙소 404호.


"멜파니야! 찾았어!"

"오빠? 무슨 일이에요?"

"그 알테뮬러라는 사람이 잃어버렸다던 전용장비 말이야. 그걸 누나랑 내가 찾았어!"

"그래요? 그럼 잠깐 기다려봐요, 오빠. 마침 발가스 선생님께 물어볼 것도 생겼으니."

"넌 별로 놀라는 것 같지 않다?"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인걸요."


 멜파니는 웃으며 올리버에게 대답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발가스 선생이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발가스 선생님!"


 멜파니가 발가스를 불렀다.


"네, 정신이 하나도 없군요. 무슨 일이시죠?"

"이전에 이 왕관을 훔친 학생이 있다고 들었어요. 그 학생을 만나볼 수 있나요?"

"마침 그 부분에 대해서 교장 선생님과 얘기를 나누고 오던 참입니다. 같이 가시죠."

"아, 그 전에 아네 언니를 찾아봐야겠네요. 올리버 오빠! 아네 언니 아직도 밖에 있어요?"

"그럴껄?"

"얼른 찾아봐요."


'똑똑'


 그때 누군가 밖에서 문을 두드렸다.


"누구십니까?"


 발가스가 물었다.


"선생님, 알테뮬러 입니다."

"알테뮬러 군? 무슨 일인가?"

"제 전용 장비를 찾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벌써 그런 소문이 퍼진건가? 일단 안으로 들어오게."


 문을 열고 알테뮬러와 전략부 학생들, 그리고 오메가를 제외한 유성부 학생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발가스에게 목례를 했고, 알테뮬러는 발가스에게 물었다. 


"제 왕관은 어딨죠? 이분들은 누군가요?"

"알테뮬러 군. 왕관을 찾은 건 이분들입니다. 탐정 사무소 직원 분들입니다."

"범인은 누구인가요? 역시 비열하기 짝이 없는 오메가의 짓이었겠죠? 제 왕관은 어디서 찾은 건가요?"


 그 말을 듣고 뒤에 있던 유성부 학생들이 뭐라고 하려는 것을 보고 올리버가 빠르게 대답했다.


"그건 모래 속에 묻혀있었어요!"

"뭐라고요? 더러운 녀석. 역시 본인의 범죄 사실을 들킬까봐 버린 것이겠군요."


"이런 비겁한 녀석들."

"말 같지도 않는 소리를, 이건 누명이야."


 뒤에 있던 전략부 학생들과 유성부 학생들이 서로를 노려보며 웅성거렸다. 발가스는 그것을 보고 다시 알테뮬러를 보며 물었다.


"그러고보니 알테뮬러 군. 자네는 그 이 소식을 누구에게 전해들었나? 아직 자네에겐 얘기한 적이 없는데."

"방에서 쉬고 있는데 이멜다님이 오셔서 말씀해주시고 가셨습니다. 전략부 학생들과 함께 얼른 가보라고 하시더군요. 선생님이 방에 있는 학생들에게 말할 것도 있다고 하시면서요."

"이멜다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멜다는 옆방에 있었는데. 잠시 기다리게."


 발가스는 그렇게 말하고 방을 나갔다.


"무슨 일이죠?"


 알테뮬러가 올리버를 보며 물었다.


"글쎄요? 멜파니야 무슨 일인지 알겠어?"

"좀 불길하네요. 오빠는 얼른 아네 언니를 찾아오는 게 좋겠어요."

"그래! 알았어! 무슨 일 있으면 연락줘!"


올리버가 나가고, 얼마 안 있어서 발가스와 이멜다가 급하게 들어왔다.


"알테뮬러 군?"

"이멜다 님? 무슨 일이시죠?"

"저를 보셨다고요?"

"네, 아까 저희를 찾아오셨잖아요?"

"저는 옆방에서 나간 적이 없어요. 알테뮬러 군. 계속 교장 선생님과 함께 있었습니다."

"네? 뭐라고요?"


 전략반 학생들과 유성부 학생들이 놀라며 말했다. 그런 학생들을 보고 멜파니가 말했다.


"지금 당장 학생들 방에 가봐야할 거 같네요."



2022년 9월 16일 오후 4시 30분, 제국사립학교 숙소 120호.


"방문이 열려있잖아? 에마링크, 이게 어떻게 된거야?"

"나도 모르겠다. 우리보단 늦게나온 유성부 네놈들이 문 단속을 안한 거 아닌가?"


 에마링크가 유성부 학생들을 보며 말했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우리는 확실히 문을 닫고 나왔어."


 에마링크와 디하르트가 또 으르렁 거렸다. 그걸 보며 발가스가 말했다.


"없어진 건 없는 지 모두 확인하도록 하세요. 특히 전용 장비 체크를 확실히 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학생들은 121호로 들어가 각자의 방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유성부 학생 방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발가스와 멜파니는 유성부 방으로 들어갔다.


"어떻게 된 겁니까?"

"저 두 사람의 전용 장비가 없어졌습니다."


 실버울프가 시그마와 디하르트를 가리키며 말했다.


"전략부놈들, 우리에게 앙갚음을 하다니!"

"용서하지 않겠어."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뒤, 발가스는 담당 교사인 토와 선생과 수제트 선생을 부르고 나서야 간신히 두 반의 학생들을 떨어뜨려 놓을 수 있었다. 소동을 지켜보던 멜파니가 혼자 조용히 말했다.


"역시.. 이렇게 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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