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크리스마스라는군."


  서밋 시즌이 끝나 갓캐부터 퇴물까지 모두가 한가한 성검 군단 캠프에서 레온이 말을 꺼냈다.


"서밋 휴식기간이라 평화로운 시간인데 우리 서로의 선물을 준비하면서 크리스마스를 준비해요."


  아멜다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폭식 후 식곤증으로 잠든 루나를 빼고는 그랬다는 얘기다.


  발가스의 선물을 맡게 된 엘윈은 그의 대머리 동상을 준비했다. 장인의 손길이 닿아 머리에서 빛이 엘사리아를 넘어 가엘파이스에서도 보이지 않을까 싶은 걸작이었으나 엘윈은 동상의 퀄리티를 감탄하며 둘러보다가 순간적인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동상의 뒤통수를 내리쳐 부숴버리고 말았다.


  디하르트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루나에게 선물할 저주의 창을 포장했다. 랑그릿사 3의 나머지는 히로인들은 이미 공략이 끝나 루나만 남았고, 루나는 포장을 뜯고 감동해서 선물을 보낸 합당한 주인공, 즉 자신의 품에 안길 것이다. 하지만 이미 루나는 25,000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장비선택권으로 저주의 창을 얻었기에 그것을 선물하는건 역린이라는걸 그는 모르고 있었다...


  크리스티아네는 보젤의 선물을 담당하게 되었는데 보젤을 여동생으로 삼겠다는 야욕을 버리지 못했기에 왜곡된 지식을 바탕으로 여성용품인 초특대 딜-도를 선물로 보냈다.


  루시리스의 선물은 사고뭉치인 환생 제시카가 맡았다. 배송은 효율적인 방법인 텔레포트(환시카도 설정상은 쓸 수 있는)를 사용할 생각이었다. 성검군단장은 잡캐에게 제대로 된 장비를 쥐어주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최대한의 성의로 자신이 보유한 유일한 SSR잡템 마도 지팡이를 보냈고 텔레포트의 빛을 내뿜으며 광속으로 날아갔다.


  한편 루시리스는 남자친구인 왕이와 함께 침대에서 폭사한 사람들의 골드티켓을 세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머리 위로 전송된 마도 지팡이의 칼날부분이 그대로 내리꽂히며 루시리스의 대가리를 후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