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하르트가 루나와의 데이트 약속시간에 늦어 허겁지겁 페가수스를 타고 식당으로 날아가다가 부유성의 교통경찰 크리스에게 제지당했다. 디하르트는 비병 클래스가 없는 무면허였지만 자신이 크리스 따위보다 훨씬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능글맞게 말했다.


"왜 저를 붙잡아서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겁니까?"


  크리스가 답했다.


"교통신호를 위반하셨습니다. 비병 면허증과 페가수스 등록증을 제출해 주십시오."


  디하르트는 아니꼽다는 듯 답했다.


"나는 속도를 줄였는데? 차선에 다른 비병도 없었고."


  크리스는 머리에 힘줄이 돋았지만 정중히 받아쳤다.


"그래도 멈추셨어야 합니다. 신호를 위반하셨으니 비병 면허증과 페가수스 등록증을 제출해 주세요."


  디하르트는 비병 무면허였기 때문에 당연히 제출할 수가 없어서 끝까지 뻔뻔하게 나가기로 했다.


"차이가 뭐요?"


  화를 참느라 얼굴이 시뻘개진 크리스가 말했다.


"완전히 정지하는게 부유성의 교통법입니다. 선생님은 그걸 위반하셨고요. 그러니 당장 제출해주십시오."


  디하르트는


"속도를 줄이는 것과 정지하는 것의 법적인 차이에 대해 증명할 수 있으면 벌금을 내겠소. 그렇지 못하신다면 날 그냥 보내주는 겁니다?"


  크리스는 잠시 생각하다가 활짝 웃으며 디하르트에게 말했다.


"그러지요. 잠시 페가수스에서 내려 주시겠습니까?"


  디하르트가 내리자 크리스는 경찰봉으로 디하르트를 미친듯이 패기 시작했다. 그리고 말했다.


"선생님, 정지할까요? 아니면 속도를 줄여 드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