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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그 탐정부 10화


-진실



2022년 9월 18일 오전 2시, 404호 회의실.


"그렇다면 리아나가 오지 않았다면 우린 아직도 범인을 찾아서 헤메고 있었겠네?"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이미 피해자 분들이 같은 반이었다는 건 알고 있었거든요. 다만 범인이 누구인지, 그리고 왜 그런 일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몰랐을테니 시간이 더 끌렸거나 범인이 도주할 여지는 있었을 거에요."

"으음, 그렇겠네. 그럼 레딘의 경우엔 어때?"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올리버가 멜파니에게 물었다.


"암흑반의 선생님이신 리스틸 님의 말에 따르면 다가오는 커다란 가재나 오징어 같은 녀석들도 악몽을 걸어서 기절시킬 수 있는 학생이 몇이나 있다고 하더라구요. 아마 오메가 님으로 변신한 것처럼 누군가 크리스 님으로 변신해서 레딘 님을 유인한 뒤에, 기술을 써서 기절시키고 전용장비를 뺏은 거라고 생각되네요."

"하지만 암흑반 학생들은 알리바이가 있잖아."

"레나타 님이 도망가기 전에 했던 말에 의하면 보젤 님을 돕는 '벨제리아의 유쾌한 친구들'이라는 집단이 있는듯해요. 우리는 아직 그 멤버들의 존재를 다 알지는 못해요. 암흑반의 리코리스 님, 레나타 님, 팟시르 님 외에는 베일에 싸여있으니까요."

"그런데도 보젤 앞에서는 그런 얘기를 했네."

"보젤 님에게 믿는 구석이 있다면 바로 그 집단일테니까요. 미리 발가스 님께 언질을 해달라고 말씀을 드렸었죠."


 멜파니는 웃으며 발가스를 보았다.


"멜파니 양의 수완은 참 놀랍습니다. 멜파니 양 덕분에 범인을 한 번 잡는데 성공했으니까요. 특히 범인이 한 명이 아닐 지 모르니 이중 함정을 파둔 것도 대단했습니다."

"아니에요. 모두 발가스 님 덕분이죠."

"이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됬군요. 도망친 보젤 군에 대해선 내일 다시 얘기하도록 하죠. 다들 푹 쉬세요."

"네, 알겠습니다. 발가스 님도 쉬세요."


 발가스가 나갔다. 발가스가 나가는 것을 보고 올리버가 문쪽을 보며 말했다.


"그나저나 바깥이 아까부터 좀 소란스럽지 않아? 무슨 일이지?"

"느낌이 안좋아요. 둘 다 이쪽으로 오도록 하세요.


 크리스티아네가 말했다.


(잠시 후, 문이 열리며)


"여기가 그놈들이 머무르는 곳이다. 찾아라."

"잠깐, 창문이 열려있는 걸 보니 이미 도망간 거 같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2022년 9월 18일 같은 시각, 뒷산 공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대충은 알 거 같구나. 누군가 나를 사칭해서 범죄를 일으키고 나에게 뒤집어 씌우려 하는데다 너희들까지 끌어들이려 하다니. 결코 용서할 수 없다."

"보젤님.."

"그렇다면 결국 가이엘을 찾아야한다는 얘긴데, 가이엘은 대체 어디있단 말이냐?"

"여기 있지. 보젤."


 보젤은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가이엘과 제국사립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 몇명이 서있었다. 보젤은 그들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가이엘.. 그리고 또 너희들이냐. 지긋지긋한 주인공 녀석들."

"그건 우리가 할 소리다, 보젤. 몇년 전에 그렇게 혼나고도 아직 정신을 못차린 거 같군. 지난번에 분명히 서밋 아레나에는 발도 붙일 생각하지 말라고 했었지? 우리 말이 말같지 않은 거냐? 이 더러운 녀석."

"이번 일은 네놈들 짓이었나? 나머지 주인공 놈들은 어디 있는거지? 나로 변장까지 해가면서 그런 일을 벌이다니.. 그나저나 가이엘, 네놈은 왜 저들과 같이 있는 거지?"

 

 가이엘이 보젤을 보며 말했다.


"곧 사라질 녀석이 그런 걸 왜 궁금해하느냐?"

"너 이녀석."


 그때 갑자기 리코리스의 뒤에 있던 구스타프가 리코리스를 위협하며 외쳤다.


"움직이지 마라. 보젤. 리코리스가 다친다."

"뭐라고?"


 보젤과 나머지 암흑반 학생들이 전부 구스타프를 쳐다보았다. 거기에 이미 구스타프는 없었다.


"페라키아.. 네녀석. 가이엘과 붙은 거냐?"

"잘 알고 있네, 보젤."

"그렇다면 나로 변한 것도 전부 네녀석이 꾸민 짓이겠군."

"당연하지."


 그 모습을 보고 가이엘이 다시 말했다.


"가만히 있어라, 보젤. 금방 끝날 거다."

"한가지만 묻자, 가이엘. 너는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지 않았더냐? 대체 무슨 일이 있던거냐?"

"시대가 변했다, 보젤. 우리는 위대한 초월자님만을 섬긴다."

"초월자?" 

"더 이상은 알 거 없다. 잘가라."


 그때였다. 


'펑' 


 큰 소리와 함께 보젤의 주변에 연기가 피어올랐고 리코리스를 붙잡고 있던 페라키아가 쓰러졌다. 그리고 보젤의 옆에 누군가가 나타나며 보젤에게 속삭였다.


"따라와라, 보젤. 그리고 암흑반 친구들."

"무슨 일이냐? 보젤을 놓치지 마라!"

  


2022년 9월 18일 오전 2시 30분, 뒷산 중턱.


"다들 잘 따라왔나?"

"너였나? 오메가."

"뭔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꽤나 복잡한 일에 휘말려있는 거 같군."


 그런 오메가를 보고 리코리스가 말했다.


"저기, 오메가님. 보젤님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별 거 아니야. 거기 있던 주인공 놈들한테 빚진 게 있어서."

"그래도 오메가님이 아니었다면 꼼짝없이 당했을 거에요.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페라키아 녀석, 대체 언제 구스타프로 변신해있던 거지? 생각도 못한 뒷통수였어."


 팟시르가 말했다. 


"앗! 그렇네요. 그럼 진짜 구스타프 님은 어디에 계신거죠?" 

"저들의 수중에 있겠지. 아마 가이엘이 우리에게 접근했을 무렵일거고."


 팟시르가 리코리스의 물음에 대답했다. 그리고 보젤이 다시 말했다.


"가이엘, 페라키아 이놈들.. 그나저나 초월자라는 놈은 대체 누구지?"

"저 그 별명을 들어본 적이 있어요. 우리 학교에선 유명한 별명이에요."

"별명이라고?"

"네, 맞아요. 학생들의 전용장비를 만드는 분이에요. 성함은 기자로프 박사님이시구요."


 오메가가 끼어들었다.


"나도 들어본 적이 있지. 기자로프 박사. 그가 만든 전용 장비는 학생들을 강하게 만들어주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

"그런 사람이 왜 이 일에 엮여 있는 거지."

"그런 것까진 나도 알 수 없다. 이제 어쩔 셈이냐, 보젤"

"일단 할 수 있는 건 해야겠지."


 리코리스가 끼어들었다.


"오늘은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요. 보젤님. 일단 밤이 늦었으니 쉬는 게 좋겠어요."

"그래, 맞아. 내가 망을 보면 되니 걱정하지 말고 다들 쉬도록 해."


 팟시르가 대답했다.


"알겠다. 팟시르여, 넌 어쩔 셈이지? 오메가?"

"난 돌아가야지. 조용히 나왔으니 들키진 않을 거야. 새로운 사실을 알게된다면 알려주러 오겠다."

"그러고보니 너의 반에도 주인공 놈들이 있었지."

"그건 내가 알아서 하겠다."


 보젤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하고 오메가는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