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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그 탐정부 12화



-연결고리


2022년 9월 18일 오후 1시, 호텔 정문.


 보젤이 호텔 입구에 도착했다. 옆에는 그의 친구들이 있었다.


"건방진 주인공 놈들, 그리고 가이엘, 페라키아, 이 배신자 놈들! 어서 나와라."

"정정당당하게 붙으면 보젤 님은 누구한테도 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리코리스도 보젤을 도와 외쳤다. 망보던 학생들이 뛰어갔고, 얼마 안되 호텔에서 페라키아와 엘윈을 비롯한 학생들이 나왔다.


"건방진 녀석 같으니, 어제 그곳을 빠져나간 건 그저 너의 운이 좋았을 뿐이다."

"어젠 주인공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단체로 몰려와서 급습까지 해대더구나. 엘윈. 그렇게 나를 상대한 자신이 없더냐?"

"뭐라고? 중학교때 우리에게 깨지던 건 생각 못하고 겁을 상실했구나, 보젤. 너희들은 전부 가만히 있어라. 저놈은 나 혼자 상대하겠다."


 엘윈은 그렇게 말하고 보젤을 향해 달려들었다. 엘윈의 돌진과 함께 보젤의 중장해골들이 쓸려나갔다. 하지만 보젤의 본체에겐 닿지 않았고, 보젤은 뒤로 물러서며 외쳤다.


"어스퀘이크!"


 보젤의 외침과 함께 땅이 흔들렸고 엘윈은 균형을 잃고 비틀거렸다.


"네녀석!"


 엘윈은 분노에 찬듯 큰 소리를 내질렀지만 균형을 잃은 상태로는 더 보젤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2022년 9월 18일 같은 시각, 호텔 뒷편.


"저 창문으로 들어가면 되요."


 올리버가 건물 위를 가리키며 레나타에게 말했다.


"잠시 기다리세요. 제가 잠깐 보고 올게요."

"혹시 모르니 이걸 들고 가세요."

"하얀 고양이 열쇠고리네요." 

"그걸 동생이나 누나에게 보여주면 증표가 될 거에요."

"알겠습니다."


 그 말을 하고 레나타는 날개를 펼치고 위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조용히 올리버가 빠져나왔던 4층 화장실로 들어갔다.


(잠시 후)


 레나타가 누군가를 데리고 아래로 내려왔다.


"멜파니야! 무사했구나!"

"오빠! 역시 무사하셨네요!"

"누나는 어떻게 된거야? 아직 위에 있어?"

"네. 누나는 남아있을 예정이에요."

"뭐라고? 누나를 두고 어디를 간다는 거야?"

"일단 여길 빠져 나가서 말씀드릴게요. 빨리 오세요, 오빠. 레나타 님."

"어.. 어.. 그래. 그럼 가자."


 세 사람은 그길로 바로 호텔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미리 정한 신호를 보젤 쪽으로 보냈다.



2022년 9월 18일 오후 2시, 뒷산 중턱(보젤과 유쾌한 친구들의 아지트).


"다들 모였느냐?"

"우린 무사해. 그쪽은 어땠어?"

"엘윈 정도야 혼자 덤빈다면 무서울 것도 없지. 그리고 이런 작전이었기에 일부러 시간을 끌었는데 그런줄도 모르고 화가 나서 어쩔 줄 모르더군."


 리코리스도 한마디 거들었다.


"아무리 제국사관학교의 엘리트인 주인공 반의 학생들이라도 지금의 보젤 님을 상대하긴 쉽지 않을 거에요."

"거기까지해라, 리코리스여."

"근데 대략적인 상황은 듣긴했는데 정확하게 무슨 일이 있던건데?"

 

 올리버가 끼어들었다.


"넌 알 필요 없다."

"보젤 님.."


 그때, 멜파니가 말을 꺼냈다.


"보젤 님. 실례가 안된다면 그때의 일을 자세하게 듣고 싶어요."

"넌 또 뭐냐?"

"얘는 내 동생, 멜파니야. 우리 탐정 사무소의 해결사지."

"이건 그저 사적인 문제다. 네놈들이 알아야할 필요는 없어. 우리의 협력 관계에서 이게 필요한 건 아니지 않느냐."


 하지만 멜파니는 다시 말했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 지가 이번 일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해도요?"

"그게 정말이에요?"


 리코리스가 제일 먼저 대답했고, 사람들은 전부 멜파니를 쳐다보았다. 멜파니는 큰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모두의 시선은 다시 보젤에게 쏠렸다.


"나는 더이상 이런 어리석은 질문에 대답하지 않겠다. 할일도 많은데 왜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을 써야 하는 거지? 할 얘기가 없다면 난 좀 쉬겠다."

"보젤 님.."


 그렇게 말하고 보젤은 반대쪽으로 가버렸다. 그걸 보고 리코리스와 레나타도 보젤을 따라갔다. 잠시 후 그 자리에 남아있던 팟시르는 멜파니를 불렀다.


"우리 얘기 좀 할까?"
"무슨 일이세요?"

"정말 보젤 님의 과거가 사건을 해결하는데에 중요한 일인거야?"

"네, 저는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해요."


 팟시르는 멜파니를 보며 다시 말했다.


"보젤 님은 어려서부터 촉망받는 아레나 유망주 중 한명이었어. 제국사관학교를 오기 전엔 지금 주인공 반에 있는 놈들하고는  한 반이기도 했지. 거기까진 알고 있지?"

"네, 어느 정도는요."

"문제는 보젤 님이 너무나도 뛰어났다는데부터 시작이었어. 그 반에 있던 주인공 녀석들은 이미 인간계에서도 엘리트 코스를 밟아가던 녀석들이었고, 자신들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출중했지. 마계 출신인 보젤님이 그 그룹에 섞일 수 없게 된건 어찌 보면 당연했던 일이지." 


 팟시르는 다시 보젤이 떠나간 방향을 슬쩍 보고 말을 이어갔다.


"그 녀석들은 철저히 보젤 님을 따돌리기 시작했어. 하지만 보젤 님이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하자 그들은 점차 평정심을 잃어갔지. 그리고 마침내 그 사건이 터진거야."

"사건이요? 리아나 양은 따돌림을 당하던 보젤 님이 그들을 피하기 위해 전학을 갔다고만 했어요. 제가 읽어본 자료에도 자세한 건 써있지 않았고요."

"그들은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겠지. 하지만 아주 큰 사건이 있었어." 


 팟시르는 한숨을 쉬며 다시 멜파니를 보고 말했다.


"괴롭힘을 견디다못한 보젤 님이 그들을 전부 때려눕혀버린거야. 몇달씩이나 입원해야했던 디하르트 같은 녀석도 있으니 단순히 때려눕혔다고는 볼 수 없을지도."

"보젤이 그렇게 강하다고?"


 올리버가 끼어들었지만 팟시르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인간계에서 초 엘리트 코스를 밟아가던 학생들의 전멸. 그것만으로도 엄청나게 큰 일이었지. 그리고 인간계가 다수를 차지하던 학교였기에 인간계 선배들까지 끌어들여서 보젤 님을 괴롭혔다. 그리고 학교는 보젤 님을 감싸안는 게 아니라 안 좋은 소문이 퍼지지 않도록 하는데에만 집중했어. 선생들은 티나게 보젤 님을 괴롭혔지. 그래서 보젤 님은 우리 학교로 오게된거야."

"그런 일이 있었군요.."

"보젤 님이 유망주라고 인간이 압도적으로 많은 학교를 갔던 게 잘못이었을지도.. 우리 학교는 평범하지만 마계 출신들이 많았거든. 그래서 거기서 벨제리아의 유쾌한 친구들이라는 동아리도 만들었지. 즐거운 나날들이었어."


 팟시르는 다시 멜파니를 보며 말했다.


"얘기는 이정도면 될까?"

"네, 충분해요." 

"그럼 나도 이만 가볼게. 보젤 님에겐 아무래도 떠올리기 싫은 기억인 거 같아서 말이지. 아마 보젤 님도 내가 이렇게 하리라는 건 알고 있을거야."

"네, 조금 있다가 뵈요."


 팟시르는 멜파니와 올리버를 두고 보젤이 향한 방향으로 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