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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그 탐정부 14화


- 다가오는 그림자



2022년 9월 18일 오후 4시, 서밋 아레나 경기장 근처의 한 건물.


"자네, 우리에게 원하는 게 뭔가?"

"제 바램은 간단합니다."


 이사장 앞에 있는 남자가 대답했다.


"저에게 제국사관학교의 교장 자리를 주십시요.."

"이런 짓을 하고도 그것이 가능할 거라고 보는건가?"

"이번 서밋 아레나에서 제가 개발한 전용장비를 낀 학생들이 상위권을 휩쓸어버릴 겁니다. 실적으로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럴 일은 없을걸세."

"그건에 대해선 다음에 다시 얘기하도록 하시죠, 이사장님. 리아나 양, 일이 끝나기 전까지 이사장님을 잘 모시도록 하게."

"거기서라! 기자로프!"


 고함을 치는 이사장을 뒤에 두고 기자로프라 불린 남자는 방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 남자는 바로 옆방으로 들어갔다. 그 방에는 온갖 기계들이 가득했다.


"급한대로 챙겨오긴 했지만 이정도면 충분하겠군. 그로브! 준비는 잘 되가고 있느냐?"

"네. 앞으로 5시간이면 베른하르트 교장의 전용장비가 완성됩니다."

"서두르도록 해. 서밋 아레나가 얼마 남지 않았다. 베른하르트가 우리 손으로 들어오면 이사장도 어쩔 수 없겠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보젤 따위야 우리에게 큰 문제가 될리는 없겠지만, 이사장이 고용한 탐정 사무소는 여간 번거로운 녀석들이 아니다. 그들을 포섭하려면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이사장을 우리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저희 4천왕이 정규직이 될날도 얼마 남지 않았군요."

"내가 교장이 된다면 그런 건 일도 아니게 될것이다."

"믿고 있겠습니다."


 그때 시그마가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기자로프 님, 여기 계셨습니까?"

"무슨 일이냐, 시그마. 너답지 않게 서두르는구나."

"호텔을 빼앗겼습니다."

"보젤의 짓이냐? 그렇지만 아무리 보젤 혼자 그런 일을 할 수는 없었을텐데."

"네, 말씀대로 탐정놈들이 호텔 내부에 숨어있다가 지원을 해준 거 같습니다. 게다가 그의 과거 동료였던 유쾌한 친구들도 보젤에게 합류했습니다."


 그 남자는 잠시 말이 없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약간 빠르군. 하지만 큰 문제는 없을거다. 그전에 이사장만 설득하면 되겠군."

"전용장비를 써서 이사장도 조종할 수는 없는 겁니까?"

"이사장은 일반인이라 전용장비의 힘에 정신이 무너질 여지가 있다. 그리고 그보다 베른하르트를 손에 넣는 게 더 급하다. 정 안되면 라그가 필요하긴 하겠지. 라그는 어디있지?"

"아까 전부터 라그와 가이엘이 보이지 않습니다."

"또 무슨 일이지? 라그가 오면 즉시 나에게 오라고 전해라."

"알겠습니다."

"일이 재미있게 흘러가는군."



2022년 9월 18일 오후 9시, 406호(임시 회의실).


 올리버와 발가스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보젤, 좋은 소식이야."

"무슨 일이냐?"

"구스타프가 구조됬대."

"그게 정말이냐? 구스타프는 어디있느냐?

"지금 올라오는 중이라고 하더라."


 보젤을 보며 올리버가 대답했다.


"정말 다행이네요. 보젤 님.

"축하드려요."

"구스타프가 인질로 잡혀있으면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했는데 다행이네, 보젤."

"그나저나 넌 언제까지 나에게 말을 놓을 것이냐, 꼬마야."

"뭐라는 거야? 네가 먼저 나에게 말을 놨잖아!"


 올리버와 보젤이 또 투닥대는 동안 멜파니가 발가스에게 물었다.


"구스타프 양은 어디서 발견된거죠?"

"그녀는 지하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아마 주인공 일당이 급하게 움직이느냐고 잊어버리고 갔던 모양이더군요."

"그렇군요."

"지금 이쪽으로 오고 있으니 물어볼 게 있다면 물어보면 될겁니다."

"몸은 괜찮은 건가요?"

"구스타프 양의 상태는 놀라울 정도로 멀쩡합니다."


(잠시 후)


"구스타프, 보젤 님을 뵙습니다."

"구스타프여, 걱정했다. 다친 곳은 없느냐?"

"예, 그렇습니다. 주인님."

"무슨 일이 있던 것이냐?"

"첫날 화장실에 갔을 때였습니다. 그때 기절한 이후 그뒤로는 내내 여기 있었습니다. 주인님, 대략적인 상황은 다 전해들었습니다. 제가 그녀석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고 있습니다."

"정말이냐?"

"네, 그렇습니다. 저를 감시하는 녀석들이 떠나기 전에 이야기하는 것을 기록해두었습니다."


보젤과 구스타프가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크리스티아네가 멜파니에게 작게 속삭였다.


"저 학생 뭔가 이상하네요."

"뭐가요, 언니?"

"그냥.. 뭔가 좀 부자연스러워요."

"그건 아마 구스타프 씨가 특이해서 그럴거에요."


 옆에서 듣고있던 리코리스가 대답했다.


"구스타프 씨가 특이하다구요?"

"네, 맞아요. 구스타프 씨는 기계 장치들로 이루어진 사이보그거든요. 인간 같지 않아보이는 게 어쩌면 당연해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진짜 인간보다 더 따뜻한 마음을 가졌어요."

"그렇군요. 전혀 몰랐어요."


 크리스티아네, 멜파니, 리코리스가 이야기를 하는 사이 보젤과 구스타프도 대화를 마쳤다.


"구스타프의 말에 따르면 우리의 다음 목표는 서밋 아레나 경기장이로군."

"오늘은 다들 쉬고 내일 다시 얘기해보도록 하게나. 아마 선생님들을 비롯해 몇몇 학생들도 다음 공격에 참여할 수 있을걸세. 레온 군과 란스 군, 그리고 나암 군도 우리에게 협력하겠다고 하더군."


 보젤과 발가스가 대화하면서 회의는 마무리되었다. 다들 쉬러가는 사이 올리버와 크리스티아네는 멜파니를 보며 물었다. 


"괜찮겠어? 이대로 가도? 저 사람들은 적들을 상대하기엔 너무 정직한 거 같은데?"

"나도 감이 좋지 않아."


 두 사람의 말을 듣고 멜파니는 다시 한 번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세력이 커진 이상 어른들은 제 말을 들으려하지 않을 거에요. 그 뒤의 일이라도 준비해놔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