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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그 탐정부 20화


- 사건 해결






2022년 9월 19일 아침 11시 반, 호텔 근처.


 발가스 군을 추격하던 엘윈 군은 호텔로 들어오는 길로 접어들었다. 호텔로 들어오는 길에 지나다니는 사람이나 차량은 일절 없었다. 


"뭔가 이상한데."


 후방에 뒤쳐진 레딘이 혼자 중얼거렸다. 엘윈이 병사들을 거의 다 동원했기에 레딘을 따르는 병사는 몇 남지 않은 상태였다. 


"엘윈에게 욕을 먹긴 했지만, 이번 전쟁은 나에게도 중요한 일이다. 그대로 둘 수는 없다. 혹시 모르니 너희는 여기 잠깐 대기하도록."


 레딘은 그렇게 말하고 혼자 엘윈이 있는 전방으로 향했다. 한편 선봉에 있던 엘윈은 호텔에 도착했다. 하지만 발가스 군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게 무슨 일이지? 아무리 적이 소수였다 할지라도 아예 모습이 보이지 않다니. 어쩔 수 없다 흩어져서 호텔 안을 뒤져보는 수밖에."


 엘윈은 그렇게 말하며 양옆을 둘러보았다. 그때 호텔의 조명이 켜졌고, 그 조명이 전부 그를 향했다. 그리고 호텔 건물 안밖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쏟아져나왔다.


"꼼짝마라! 너희들은 포위됬다."

"너희들은 누구냐!"

"경찰이다. 모두 손 들고 항복하라."


 그렇게 말하는 경찰 지휘관의 옆에는 올리버와 멜파니가 서있었다.


"보젤 이녀석.."


 엘윈은 이를 갈며 옆을 보았다. 거기에는 아론 서밋 아레나 총책임자도 서있었다.


"아니, 아론이라고?"


 서밋 아레나 우승 5번으로 전설로 알려진 그의 모습을 보고 학생들은 무기를 내려놓았다. 하지만 엘윈은 아직 남아있는 기계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레딘이 엘윈을 불러세웠다. 


"레딘! 너 따라온거냐?"

"엘윈, 여기까지다."

"하지만, 서밋은 우리의 인생이잖아.."

"우리가 한 일에 책임을 질때가 온거야."

 

 레딘은 엘윈의 말을 자르며 다시 말했다. 레딘의 말에 엘윈은 잠시 말이 없다가 무기를 내렸다. 그와 동시에 기계 병사들과 조종당하던 학생들도 일제히 침묵했다.



2022년 9월 19일 오후 1시, 기자로프의 은신처 앞.


"귀환했습니다. 기자로프 님."


 엘윈과 레딘이 은신처 정문 앞에 서있었다. 


"잘했다. 모두 들어오도록."


 기자로프의 말과 함께 은신처의 문이 열리고 기자로프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리고 기계 병사들 사이에서 숨어있던 발가스와 다른 사람들이 나타났다.


"뭣? 발가스?"

"당신을 학생들의 납치 및 세뇌, 선생들에 대한 폭행, 납치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합니다."


 기자로프는 저항하려 했으나 이미 엘윈과 레딘이 그를 붙잡은 상태였다. 


"엘윈, 레딘! 너희들이 감히 나를 배신하다니!"


 그렇게 말하며 경찰에 끌려가는 기자로프가 지나가고, 엘윈과 레딘은 그뒤를 따라갔다. 기자로프가 체포된 후 그의 은신처를 수색하던 발가스 일행은 갇혀있던 이사장과 베른하르트를 발견했다.


"할아버지!" 

"역시 우리 조카들이야. 너희가 해낼 줄 알았단다."


 이사장은 품에 안기는 멜파니와 올리버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다친 곳은 없으세요? 괜찮으셨어요?"

"그럼그럼, 갇혀있던 거 외엔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었단다. 오히려 베른 교장이 고생을 했지."


 발가스가 옆에 있던 베른을 보며 물었다.


"교장 선생님. 괜찮으십니까?"

"이제야 좀 살 거 같군. 기자로프 녀석 나를 조종하려고 이런저런 검사와 실험을 반복하는 바람에 진이 다 빠졌다네. 자네가 빨리 와줘서 다행이야."

"그렇군요. 기자로프 소장은 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을 꾸몄던 걸까요?"

"어느정도 짐작은 가지만 그가 이미 붙잡힌 이상 당장 중요한 건 아닌 거 같군. 기자로프에 가담했던 다른 학생들은 어떻게 되었나?"

"서밋 아레나 운영진과 경찰의 합동 작전으로 전부 구속되었습니다."

"그 학생들에 대한 처분은 결정되었는가?"

"전부 미성년자고 학생이지만 저지른 죄가 죄인지라 내일 비공개 재판이 열릴 예정입니다. 교장 선생님에게도 출석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그렇다면 나도 참석하겠네. 자네도 참석하게나."

"그들을 용서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들은 아직 학생이라네. 내가 그들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누가 지켜주겠는가?"

"알겠습니다. 교장 선생님. 이사장 님과 함께 일단 호텔로 돌아가시죠. 오늘은 푹 쉬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2022년 9월 20일 아침 11시, 호텔 근처 경찰서 내 회의실.


"아직 어린 학생들입니다."

"베른 교장, 이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피해자도 명확하구요. 본인조차도 피해자였는데 아직도 학생들을 감싸는 겁니까."

"그들의 행동은 용서받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베른 교장, 거기다 피해자도 명확합니다. 저들과 피해자들이 같이 학교를 다니게 할겁니까?"

"기자로프 소장을 체포하는데 도움을 준 건 그 학생들입니다."

"하지만 기자로프는 탈출했습니다!"

"그건 그 학생들의 잘못이 아니지 않습니까?" 

"다시 그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지 않습니까?"


 사람들의 질책에도 베른은 흔들림 없이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회의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베른은 다시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인 보젤 군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죠."

"그러도록 합시다."


 잠시 후, 발가스가 보젤을 데리고 회의실로 들어왔다. 베른이 보젤을 보며 물었다.


"보젤 군, 당신은 그들이 처벌 받길 원합니까?"

"마음 같아선 그쪽이 속이 편할 거 같지만, 고작 그런 녀석들에게 이몸이 휘둘렸다 생각하니 기분이 더 나빠지는군요."

 

 회의실 한쪽에서 웅성거림이 생겼다. 그리고 경찰 관계자 중 한 명이 말했다.


"그렇다면 그들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 보젤 군?"

"서밋 아레나에서 그 녀석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그런 큰 무대에서 그들을 물리치고 우승하는 것이야말로 저의 진정한 복수가 될테니까요." 


"그들에 대한 처벌이 필요 없다는 말인가?"

"그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 녀석들과 다시 맞붙을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면 그거야말로 어둠의 왕자의 체면이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2022년 9월 27일 정오, 서밋 아레나 관중석.


"재밌는 경기였어, 누나."

"그러게 말이에요. 호호. 눈여기가 되는군요."

"보젤 녀석, 그렇게 강한 지 몰랐어. 주인공 녀석들이 그렇게나 경계하는 이유가 있었네."


 올리버가 크리스티아네에게 말했다.


"아니에요! 보젤 님은 그 사건 이후로 강해지기 위해 하루도 훈련을 거른 적이 없어요."


 리코리스가 올리버를 보며 말했다.

 

"그으래? 그것도 그거대로 대단하네. 이름만 어둠의 왕자가 아니었구나. 그나저나 기자로프 아래 있던 녀석들까지 서밋 아레나에 출전하게 둘 줄은 몰랐네. 보젤도 참 대단해. 회의에서 그런 말까지 하다니 말이야."

"역시 보젤 님이에요. 저는 믿고있었다구요."


 리코리스가 다시 말했다.


"결승은 언제지?"

"음.. 그러니까 30분 뒤에요."

"결승에 올라온 건 보젤과 엘윈인가? 기대되는걸."



2022년 9월 27일 오후 12시 30분, 서밋 아레나 경기장 선수 통로.


"보젤, 내가 서밋 아레나에 출전하게 해준 게 너냐?" 

"경찰 같은 공권력에 의존하다니 그건 어둠의 왕자에게 맞지 않는 일이라 생각했을 뿐이다. 너를 이기고 난 오늘 우승컵을 들어 올릴 것이다."

"여전히 이상한 소리를 하는군. 나는 항상 너의 그런 점이 맘에 안 들었다."

"웃기는 군. 그런 건 내가 알 바가 아니다. 경기장에 누울 준비나 하는 게 좋을 것이다. 느하하하하"

"여기까지 온 이상 나도 질 수 없지. 네가 나를 출전하게 해줬다고 내가 봐줄 거라 생각하지 말아라."


 그렇게 말하며 엘윈은 먼저 경기장으로 향했고, 보젤도 따라나섰다.



2022년 9월 27일 오후 12시 30분, 서밋 아레나 경기장.


"드디어 132회 서밋 아레나도 결승전입니다. 보젤과 엘윈이 결승에 진출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아론 님."

"물의를 일으키긴 했지만 엘윈은 명문 출신에 실력도 갖춘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였죠. 그에 반해 보젤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초신성입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이 어디까지 올라갈 지 보여주고 있어요. 같은 학교의 라이벌들을 차례차례 이기고 올라온 엘윈의 우세가 점쳐지긴 하지만, 보젤도 만만치는 않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아론 님. 역시 서로에게 쉽지 않은 상대인가 보군요. 곧 경기가 시작합니다."

"와아아"


 관중들의 함성과 함께 결승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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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다음이 마지막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