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칸이 이끌던 하루가 끝나고 저녁점호마저 가볍게 끝마친 칸은 내 방으로 돌아왔다.


"우리 부대 스타일로 진행하려니 영 껄끄럽군.

오늘 제대로 지휘를 했는지도 모르겠어."


"무슨소리야. 칸은 칸답게 잘했는걸. 

물론 내 카드는 중파당했지만..."


"후후, 아깝다면 내가 참치캔을 갚아줄수도 있다만?"


"에이, 그러는건 사령관으로써나 남자로써나 체면이 안서잖아. 

오르카의 모두에게 베풀었다고 생각하는게 낫지."


"후후, 그럴줄 알았다. 사령관이라면 그럴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카드도 두고왔지."


이렇게 또 한방 먹는군...

점점 칸도 능글맞아지는 느낌이 살랑살랑 드는데...


"그나저나 내일은 어떤부대에게 맡길 생각인가? 

사령관의 명령대로 진행해봤지만 쉽진 않은일이더군."


"흐음, 내가 멋대로 선정해봐야 의미는 없고 

여기 통에서 종이한장 뽑아볼래? 후임은 스스로 뽑아야지 않겠어?"


탁상위에 있던 작은통을 칸 앞으로 내밀었다.


"후후, 이런건 샐러맨더와 내기할때를 빼곤 처음이군.

다음부대가 발할라가 아니길 빌어야겠어."


"응? 발할라는 왜? 아직도 레오나랑 사이가 안좋아?"


"단순히 그런문제가 아니다. 

오늘 설산 탐험을 가장해서 진지를 구축하고 바베큐 파티를 가려던것은 충분히 알고 있다.

문서작업을 전부 내가 했으니까, 그런데 청소상태 불량을 말미삼아 파티를 망쳐버렸으니 

내일 발할라가 지휘를 한다면 우리에게 불똥이 튈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


"레오나 성격상... 음 그럴수 있긴하지. 그래도 대놓고 편파적인 행동은 하지 않을거 같은데..."


"차라리 대놓고 하는게 마음은 편할거다. 

은근히 꼬투리 잡고 늘어지면 정신적으로 힘들다.

사령관도 초반에 레오나에게 당한기억이 있지않나?"


윽... 분명히 있긴 했다. 

처음 만났을때 레오나는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기분좋으니 3m 정도 유지하라고 했었던가..

한동안 트라우마에 멀리서 보고 발걸음을 돌리는일이 제법 있었다.


"뭐, 레오나가 나중에 나오길 빌어야겠네.

그럼 뽑고 퇴근해~"


"그럼.. 어디..."


칸은 작은통에 손을 넣어 한참이나 뒤적거리고 접힌 종이한장을 꺼냈다.


"그럼 칸이 뽑은 다음 후임자는~~?"


"...몽구스팀이군. 홍련 작전관을 만나서 인수인계를 해야하나?"


"응? 아냐아냐, 어차피 인수인계 할건 없고,

내일 호출도 내가 할테니까 걱정말고. 오늘 고생했어. 이만 퇴근해."


- 찰칵 -


"어...? 퇴근해도 되는...데?"


문을 잠근것을 확인한 칸은 입맛을 다시며 사령관쪽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늑대의 눈앞에 맛있는게 있는데.. 돌아가라면 그것만큼 들어줄 수 없는것도 없는 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