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처와 자식에 저희 노부까지 포함해서 먹여 살릴 입만 일곱입니다, 거기다 산재 인정도 못받아서 굶어가고있는데 여기서 기초보조금까지 끊긴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나의 앞에서 머리를 조아린다.



한심하기는



그래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어



"제발...제발 부탁드립니다! 진짜 보조금 없으면..."



장황한 사연과 이야기를 한치의 거짓도 없이 나에게 모두 털어놓는다.



이미 자신들은 벼랑 끝에 서있다고 



"팔 병신이지만...어떻게든 일을 하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그전까지라도...!"



"다음"



그래서 어쩌라고



이게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인데 뭐를 바라는거야?



돈이 없는 스스로를 탓해, 부자가 아니었던 당신의 부모를 탓하라고



애초에 실업 급여가 당신들처럼 일 못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줄 알아?



...



......



"어째서입니까! 분명히 보험도 다 들어놨었는데!! 어째서 한 푼도...!"



"다음"



바보같기는



지금 2000년대 초인줄 알아?



지금 우리나라 의료보험은 2000년대 미국이랑 비교해야 하는 거라고



믿은 당신이 바보인거야



"공장에서 일하다 다친건데 어째서..."



"다음"



공장에서 다쳤다고? 분명히 어디 미등록 불법 공장이겠지



요즘 시대에 왜 인간을 써



인간을 쓴다는 거는 다 이유가 있는법이야



여기와서 말해봤자야 오히려 당신이 안잡혀가면 다행이라고



...보아하니 불구가 된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렇게 힘없이 걸어봤자 하나도 안 불쌍해, 당신은 운 좋은 편이야



"도대체 이 나라가 어떻게 돼먹은 겁니까?! 우리 아들은 참전용사 말입니다! 그런데...그런데 어떻게 그냥 종이 한장으로...!"



"다음"



...풋



웃기는 아줌마네



우리나라가 언제 안 그런 적이 있던가



그러게 왜 나라에 자식을 맡기십니까? 스스로 맡아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인 세상인데



그리고 기왕이면 그런 말은 어디 안보이는데 가서하세요.



여기는 보는 눈이 많거든요.



"그냥 평화 시위였는데....크윽...내 불쌍한 동생놈...나라 라는게 그렇게 만들어 놨는데 어떻게...어떻게..."



"다음"



제발 그만 좀 찾아와요.



당신 동생은 거기서 즉결 처분 안 당한게 다행이야



스틸라인 부대들도 있는 곳에서 집회를 한 당신 동생이 바보인거라고



그것들이 왜 지금까지도 총검술 훈련을 하겠어?



...



......그러게 왜 여기서 그런 말을 해가지고



그래도 다행히 시티 가드네 



...또 볼 수는 있겠네요.



기왕이면 여기는 안 왔으면 좋겠지만



"망할 기업 새끼들이...딸꾹....그 망할...!"



"다음!"



제발 좀 술 처마시고 여기로 오지 말아요.



하다 못해 길에서 그러다 쓰러지면 쥐도새도 모르게 죽거나 시티 가드가 업어가 주겠지만 여기는 아니라고요.



당신 사업 말아먹은 이유가 기업 때문인줄 알아요?



천만에요, 당신이 머리를 조아리지 않은거 때문이라고요.



바이오로이드에게 인권을? 세상 좋은 소리하지 마세요, 기업들이 그걸 뭐라고 들었겠어요?



알아서 기었어야죠, 머리위로 총탄이 날라다니는데 굳이굳이 왜 쏘냐고 일어서서 소리쳐야지 속이 시원해요?



시원은 하겠죠, 그래서 지금처럼 바람구멍이 생겼는데



...



그러니까 어디 뒷골목 같은데서 했어야죠



누가 알아요? 당신처럼 이 엿같은 세상 뒤집어 엎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지



"...제가 뭐라고 말씀을 드려도 답은 같을까요?"



"..."



답을 알고 있잖아



그렇게 수많은 답을 들었는데도 이렇게 계속 오는거보면 그냥 부정하고 싶은거겠지



내가 여기서 당신의 남편은 죽었고 너는 그냥 물건일 뿐이야라고 말해줘야 적성이 풀리겠어?



그러면 나를 그만 괴롭힐거야?



바닐라가 이렇게까지 주인을 위하는 걸 너 덕분에 알았다.



그런데, 그 사람은 더 이상 너의 주인이 아니야 



그냥 실종된거라고



실종됐지만 재산이 모두 처분된 그런거라고



너같은 저가형을 진심으로 사랑한 별난 인간이라고 해도 그런거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 



너의 지금 주인한테는 더더욱 그렇고



"다음"



...



그러니까 제발 찾아오지마



그런 얼굴로 힘없이 툭 던지고 그렇게 울음을 삼키며 뒤돌아 걸어간다고 뭐가 바뀔줄 알아?



그래서 어쩌라고



...그래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어



"^&#)^($)_#_(#&...."



...내가 당신들에게 해줄 수 있는거는 아무것도 없다고



"다음"



그러니까 제발



제발... 



찾아오지마










"하나 드릴까요?"



커넥터 유미 



...캔커피라



"...잘 마실게"



공짜인게 어디야



"...늘 느껴지는 건데 참 과묵하시네요."



"..."



그러지 말아야 할 이유라도 있나



어차피 의미없다고 그런거



"그래도 가끔씩은 신기해요, 이렇게 사람이랑 같이 근무한다는 것도 그렇고요, 아시다시피 요즘 직장에서 사람 보는게...."



"..."



블라블라블라



그래 신기하겠지



...내가 어두운걸까 너가 밝은걸까



뭐 그게 중요한가 결과는 같은데



...



아까 팔 다친 아저씨네



누구든지 수고 좀 해라, 나는 다 마시고 들어갈거다.



...



이런



"...그리고 또..."



"유미, 전에 물어 본적 있지? 어째서 나같은 사람이 여기에서 일하고 있는거냐고"



"에,에? 지금 먼저 말 걸어 주..아니아니...그..."



지금 말한다는게 고작 그거냐



...그래 뭐 그거라도 상관 없겠지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하거든"



저 높으신 기업 양반들 대신 말이야



그런데 바이오로이드는 책임을 지지 못하잖아?



AGS도 마찬가지고



"그게 무슨...?"



맞아 책임을 질 수 있는 것은 오직



"이 망할 기업의 개새끼야!!!"


-철컥!



인간뿐이거든



"...커피 고마웠어"



-탕!!!



아...



다음은 누가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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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겜에서 진지한 작품을 쓰는건에 대하여



그치만 내가 야한것보다는 이런거 쓰는게 더 재미있어서 어쩔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