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모음집




"다행이야...다들 무사했..."



창문 너머로 셋의 모습이 보이자마자 그의 얼굴에 웃음 꽃이 피었다.



비록 분위기는 나쁘지만 모두가 모여있다, 그래도 자신이 옳은 선택을 했다는 것을 직감하니 긴장했던 마음이 녹아내렸다.



-"창문에서 떨어지십시요!"



갑작스러운 셀주크의 외침에 반사적으로 몸을 숨긴다.



"왜 무슨 일이야?"



-"철충이 인간님을 인지할 가능성이 있지않습니까? 그런데 현재 상황을 좀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셀주크는 자신의 회로판을 이용해서 정보를 수집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아, 볼 수가 없었겠구나, 지금 상황이..."









그렇게 몰래 숨어서 상황을 보던 와중



"...상황이 안 좋은 것 같은데, 뭐라고 대화하고 있어?"



특히 켈베로스의 상태가 가장 안좋아 보였다. 뭔가 큰 충격을 받은 듯 힘없이 주저앉아있는 상황



방음이 꽤 잘되었던 탓에 그보다는 소리에 민감한 주크에게 상황 설명을 요청한다.



-"...아무래도 인간님이 나서셔야 할 듯합니다."



"왜 무슨 일인데?"



-"연산결과 켈베로스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난동을 부릴 가능성이 97..."


"...아아아아아악!"



그때 검문소 안쪽에도 정확하게 들릴 정도로 큰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뭣...!"



순식간에 켈베로스가 하베트롯을 제압하고 철충 유충을 빼았았다.



"잠깐 다녀올게!"



-"잠시만요!"



더 이상 보고만 잇을 수 없다고 판단한 그가 검문소의 문을 열어젖히려고 했으나 셀주크의 부름에 멈춰섰다.



"빨리 말해! 하베트롯 상태도.."



-"지금 상황의 문제 요인은 바로 저 철충..아니 규소-금속 중합 자생적 유기체 유충 때문입니다, 그것이 인간님을 감지해서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면 켈베로스가 크게 다치게 될 것입니다."



"...그렇네, 맞아"



자신의 생각이 짧았다, 자신이 함부로 개입하면 철충이 자신을 죽이려 행동에 나설 것이고 켈베로스가 크게 다치게 될 것이다.



-"...연산 결과,현재 켈베로스는 심신미약 상태로 대치 상태가 길어질 수록 켈베로스가 발포할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그러니까 내가...!"



어떻게든 자신이 개입해야지 상황이 호전될 것인데 자신이 모습을 들어내면 철충이 또 문제다.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



하지만 다행히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데이터 베이스에 의하면 유기...앞으로는 그냥 철충이라 하겠습니다, 철충은 시각정보와 뇌파정보를 복합적으로 분석해 인간과 바이오로이드를 구별합니다.



그러니 뇌파 감지 밖으로 어느정도 안전 거리를 유지하면서 인간님을 특정할만한 형상을 숨기면 철충이 공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철충의 뇌파 감지 범위에 대한 데이터는 없습니다만 감염한 AGS 개체에 뇌파탐지 성능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그는 그 조언을 충실하게 따랐다.



'이정도 거리라면...됐다.'



"걱정마 첫날에 램파트한테서 숨었던 경험이 있거든, 유충이니 적어도 그것보다는 짧을거 아니야?"



'...조용한거보니 정말인가 보네'



-"저는 같이 가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철충의 AGS의 인식에 관하여서는 데이터 베이스에 정보가 부족하니 위험을 감수할 수 없습니다."



이제 그 스스로 해쳐나가야한다.



"인간...님?"



켈베로스의 궁지에 몰린 듯 갈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 켈베로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들렸다.



















" "인가..." "


"브라우니, 하베트롯 잠깐만 기다려줘"



브라우니와 하베트롯이 지금 느끼고 있을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어지만, 잠깐만 뒤로 미루어 달라 부탁한다.



"어서 피하세요!! 인간님을 죽이려고 할거에요!! 인간님이라도 어서 도망치세요!"



켈베로스는 이미 정상적인 인지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기에 아무것도 믿지 못하고있었지만 그는 제외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인간님을 지킨다는 그녀의 맹세 때문이었다.



"켈베로스의 상태를 안정시키고 현실을 직시시키려면 켈베로스의 '모순'을 인지시켜야해요, 


하지만 너무 직접적으로 하거나 몰아붙이는 형식으로하면 좋지 않을거에요.


...저도 정말 무너질뻔했었어요."



자신이 그 느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그에게 진심으로 조언하는 애니



애니의 충고를 귀 기울여 듣고 켈베로스에게 말을 건낸다.



"진정해, 켈베로스 아무도 나를 죽이려하지않아"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따뜻한 목소리로 그녀를 다독여준다.



"아니에요! 이미 여기계신 '시민'분을 해치려하고 있어요! 어서 도망치세요!"



그녀의 눈이 풀려있다, 그러면서 아무도 서있지 않은 곳을 보기도하며 이곳저곳 부산하게 시선을 돌리고있다.



"그래서 내가 명령했어, 발포하지 말라고"



"저년들은 인간님의 명령에 따르지 않아요!! 인간님을 속인 거예요!! 연기예요! 속지마세요!!"



켈베로스는 부정하면서 소리쳤다,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았다.



"..."



켈베로스의 모습을 보고있는 애니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지금 켈베로스의 심정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자신또한 마음이 아팠다.



"아니 거짓말이 아니야, 우리 협상해보자"



"왜요? 왜 인간님이 저랑 협상을 하시는거죠?! 이상해요...이상하다고요!!"



켈베로스가 상황이 무언가 '모순'되었다는 것을 인지하자 켈베로스의 상태가 크게 동요했다.



"진정해, 그러면...그래 내가 너에게 먼저 믿음을 보여줄게"



일단 먼저 양보를 하면서 시작하기로 한다.



"믿음...이요?"



"다들 무기 내려놔, 명령이다."



" "!!!" "



그 말에 하베트롯과 브라우니는 기겁을 했고



" "..." "



애니와 이프리트는 그렇게 동요하지 않았다.



"인간님!"


"너무 위험합니다! 저년이..."



하베트롯과 브라우니가 반발했지만 그는 차분히 그녀들을 설득했다.



"어차피 켈베로스가 발포하던 우리가 발포하던 결과는 마찬가지야, 나를 믿어줘"



"...명령으로 하셨으면서"


-턱



브라우니가 약간 툴툴대면서 자신의 무기를 내려놨다.



"그래야지 켈베로스가 더 믿을거 아니야"


-턱



이프리트가 그 대신 대답하면서 산탄총을 내려놨다.



"발포를 금지하신 마당에 의미가 있나요."



"이건 확실하게 보이니까, 부탁할게"



하베트롯은 마지못해 따르는 눈치였다.



"...알겠어요."


-턱



그렇게 세명의 바이오로이드가 무기를 내려놨다.



"...애니"



애니 빼고



"...저는 인간님 명령에 따를 필요 없다는거 아시죠?"



명령권등록을 아직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아쉽게도 인간님은 저한테 명령하실 권한이 없어요."



이전에 비슷한 말을 한적이 있지만 조금 놀리는 듯 했던 그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그래서, 안 따를거야?"



"...그럴리가요.


-휙~


제가 왜 그러겠어요?"



애니는 보란 듯이 자신의 권총을 가볍게 던졌다.



"??...???"


-덜그럭...



오로지 켈베로스의 리볼버만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허공을 겨누고 있다.



"좋아, 켈베로스 이제 좀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차분한 그의 목소리를 들으니 켈베로스의 손도 조금 덜 떨리는 것 같았다.



"..."



켈베로스는 계속해서 그녀들이 무기를 주울까봐 경계하느라 답을 하지 못했다.



"켈베로스, 너도 총을 내려줄 수 있을까?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봐 불안해서 그래"



"안되요!! 절대 안되요!! '시민'분들을 지켜야해요, 저는 괜찮아요. 저는 훈련받은 바이오로이드에요, 저를 믿으셔야해요 저는..."



잘못된 질문이었다, 저 권총을 켈베로스에게 있어서 사실상 유일한 패였던 탓이다.



켈베로스의 상태가 악화되었다.



"내가 실수했어, 미안해 너를 믿어 너는 나의 동료잖아, 나는 그저 동료를 걱정했던거야"



"동...료...? 드디어...드디어 저를 믿어주시는건가요?"



순간 자신의 머리속에 그리던 행복한 미래를 떠올린 켈베로스의 상태가 조금 안정됐다.



"나는 진실을 믿어 켈베로스, 너처럼 말이야, 너도 진실을 원하고 있잖아?"



"맞아요...네...저는 진실을 원해요. 저는 시티 가드니까요...시민분들을 지켜야하니...."



'모순'을 느낀 켈베로스가 조금 중얼거렸다.



-끄덕



그는 애니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애니는 알았다는 듯 켈베로스에게 조금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켈베로스, 지금 너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충분히 공감해, 나도 느꼈거든, 모든 것이 부정당한다는 그 느낌 나도 잘 알아


하지만 인정할건 인정해야해, 우리는 수사관이야 진실을 알아낼 의무가 있어, 우리의 감정에 눈이 멀면 안돼"



"....아니야...아니야!! 너는 수사관이기 전에 바이오로이드의 본분을 저버렸어! 이 '시민'분을 처리한다고?! 그게 정녕 너의 입에서 나올 말이야!!"



애니는 걸음을 멈췄다, 공감을 하는 동시에 설득하려던 애니의 시도가 실패했다.



켈베로스가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미친 듯이 눈을 굴리고 있다.



-끄덕


-끄덕



그는 이프리트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프리트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켈베로스에게 조금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켈베로스, 우리가 싸웠던 이유를 잊지 말아줘, 우리 모두 인류를 지키기 위해서 싸우고 있는거잖아 안 그래?"



"모두는 아니야...모두는 아니야...아니야...."



켈베로스는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는 그를 지키기 위해서 움직여, 그가 나의 명령권자야, 그러니까 우리는 같은 편이야 맞지?"



"...우리는 동료야, 인간님을 지켜야해 인간님을  저...그러니까....그..."



'모순'을 느낀 켈베로스가 말을 더듬었다.



"나는 저 둘이랑 달라! 그러니까 나를 구해준거잖아, 나를 구하기 위해서 일부로 총을 쏘지 않은거지? 총을 쏘면 철... 아니....그...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



"...으으으윽...."



'모순'을 느낀 켈베로스가 표정을 살짝 구기면서 고통스러워 했다.



이프리트는 걸음을 멈추고 그에게 눈짓을 했다.



"켈베로스 지금 정말로 총을 쏠 생각이야?"



"필요하다면요! 인간님을 지켜야하니까요! 모두를...모두를 지켜야해요."



켈베로스가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었고 동시에 호흡이 빨라졌다.



"너는 이미 나를 지켰어, 나를 지키기 위해서 하베트롯과 브라우니에게 맞서 싸웠지, 총도 쓰지않고 말이야



실력이 대단한걸? 그런데 혹시 그때 총을 안썼던 이유가 뭐야? 궁금해서 그런데 설명해줄 수 있을까?"



" "..." "


-슥



그의 말에 하베트롯과 브라우니의 표정이 조금 굳었지만 그가 손짓을 해서 그녀들을 안심시켰다.



"모두를 지키기 위해서 연습했으니까요! 다시는 잃고 싶지 않아서 매일 매일...


...총을 쏠 필요 같은거는 없었어요, 오히려 총을 쐈다가는......에?


....에? 어라? 후읍...그러니까...어...그 '시민'분들이..시...시민? 놀라실...수, 후우...흡...다시 말해..그...."



'모순'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인지 그녀가 숨을 몰아쉬면서 몸을 떨기 시작했다.



"진정해, 켈..."


"이,이상해요. 제,제가 쏘지 않은 이유가 뭐죠? 그, 그리고 저 둘이 왜 안쐈던거죠? 몰라요..모른다고요...모르겠어요.


...모두가 죽고말거에요. 인간님을 해칠려할거예요. 제가 막아해요. 저는 공무원이예요. 시민분들을 위해..."



스스로 '모순'을 인지햇던 것인지 그녀의 정신이 빠르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켈베로스, 심호흡해, 아무도 나를 해칠 생각이 없어, 방금 봤잖아? 모두가 내 명령에 따르는 모습"



"그, 그건...그런...그...그러니까...."



켈베로스는 조금 진정하고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바이오로이드는 주인을 해치지 못해, 너도 알고있잖아?"



"네,네...네? 맞아요, 네... 주인을 해치지 못해요..."



켈베로스가 '모순'을 느낀 듯 동요한다.



"..."



순간 켈베로스의 숨이 급속도로 안정을 되찾았다.



".....설마 인간님이 지시하신건가요? 이 '시민'분을 해치라고?"



"뭐?"



켈베로스의 차가운 시선이 그가 너머에 있는 이불에 꽂혔다.



-척!


""""""!!!""""""



켈베로스가 그에게 리볼버를 겨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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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지 잘못 고른 우리의 주인공


주인공은 저둘의 명령권자라 주장하고있다.->저둘은 '시민'을 죽이려하고 있다->'시민'을 죽이려면 지시가 필요하다->주인공이 지시했다.


라는 기적의 논법이 일어나버림, 그렇게 되면 둘이 과거의 명령으로 인해 인간을 죽이려한다는 전재가 모순이 되지만 스트레스 땜 못느낀 것, 스트레스 관리 잘못하면 파멸이다!



저번에 더 라스 오브 오리진에 이어서 차기작 또 하나 구상했음


해전이 중심이되는 작품이 없었던 것 같아서 한번 써볼까 고민 중이야, 스토리에 걸맞는 네이밍도 적절한거 찾아놨음


차기작 구상이 여러개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따로 한번 올려볼게!



그러면 읽어줘서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