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모음집



"...모두 모였습니다, 경위님"


"..."



그녀는 자신의 온몸에 가득한 반창고와 붕대들을 억지로 외면하면서 걸음을 재촉했다.



""""...""""



수많은 시티 가드 병력들이 그녀의 앞에 서있다.



그날, 그곳에 있던 이들이다.



그녀들의 상태 또한 그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딘가 부러지고 어딘가 터져 성한 곳 하나없는 환자들의 집합체 같았다.



"...철충들이 몰려오고있어요."



하지만 그 누구도 그녀의 말을 흘려듣지 않고 있다.



모두 재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원은 없고 우리뿐이예요, 전멸은 피할 수 없을 거예요."



그리고 그녀 또한 마찬가지였다.



""""...""""



모두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저 눈빛에 담긴 의미들이 무엇인지 전부 알 수 있었다.



이곳의 그 누구도 그녀를 탓하지 않고있다.



모두들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었다.



그날, 자신들이 충분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까득"



역겨운 것이 하나 있었다.



-"...그러니 철충을 대하듯이 다뤄줘야겠지"



그날, 시민들을 학살하라 지시한 그 남성이 역겹다.



하지만 그것보다 역겨운 것이 하나 있다.



"...우리는 공무원이예요, 시민분들을 위해서 봉사하는게 의무인"



그 하베트롯과 브라우니들이 역겹다.



하지만 그것보다 역겨운 것이 하나 있다.



"비록 우리가 충분하지 못했고, 우리가 무능했다고해도



...우리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해도"



그날 그 노인분을 저격한 총격범이 역겨웠다.



하지만 그것보다 역겨운 것이 하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시티 가드예요, 우리는 아직도 공무집행권한을 가지고있고 시티 가드 배지를 몸에 차고있죠"



그녀는 방패위에 독수리가 그려진 자신의 배지를 잠시 응시했다.



아무도 지키지 못한 허약했던 자신이 역겨웠다.



하지만 그것보다 역겨운 것이 하나 있었다.



"...우리는 시민분들을 방패예요, 비록 지금까지는 시민분을의 앞에 서야만했지만 지금은 아니예요."



끝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따르지 않고 다리를 건넌 시민분들이 역겨웠다.



하지만 그것보다 역겨운 것이 하나 있었다.



"...마지막만큼은 시민분들의 뒤에서 싸울 수 있을 것 같네요."



자신들이 막는 동안 시민분들이 도망칠 수 있을 것이다.



한명이라도 더 살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일상을 빼았고, 시민분들의 일상마저 빼았은"



역겨운 것이 하나있다.



"끝없는 학살을 계속해서 시민분들이 대피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그 어떠한 것보다 역겨운 것이 딱 하나있다.



"...끝내 어떻게든 죽음으로 몰아버린"



그날, 그 어떠한 존재보다 역겨웠던 것



"저 망할 철충놈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방 먹여보죠"



철충



철충이 없었다면, 모든 것이 괜찮았을 것이다.



그날 시민분들이 이곳까지 대피해와 죽음에대한 공포와 두려움에 도망치다가 총에 맞을 필요도 



자신들이 그들을 막을 필요도, 막지 못해서 이렇게 죄책감에 몸부림칠 필요도, 끝내 사죄도 하지 못한체 사라지는 것도



무전 너머의 그 인간의 명령 때문에 방아쇠를 당겼을 하베트롯과 브라우니들을 증오할 필요도



-"...그러니 철충을 대하듯이 다뤄줘야겠지"



그 역겨운 말을 기억속에 남길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철충 때문이다.



"""""경위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녀들의 눈에는 투지가 불타고 있었다.



적어도 지금 느껴지는 이 모든 감정을 토해내야할 대상이 누구인지 모르는이는 이곳에 단 하나도 없었다.



-턱!



그녀는 이내 자신의 무기를 챙겼다, 자신도 그녀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싸울 것이다.



"그러면 모두 차량에 탑승하세요! 


'마지막 출동'입니다!"



마지막 출동이다.










"..."



켈베로스가 반응이 없다.



동시에 떨림이나 과호흡같은 이상 증세도 모이지 않고있는 상황



"""""..."""""



모두가 숨죽인체 켈베로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그날 저는 아무도 지키지 못했었어요."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차분해보이는 목소리였다.



"...저는 죽지 못했고, 이후 모두가 사라졌죠"


-덜그럭



그녀들을 겨누던 리볼버의 총구가 힘없이 바닥을 향했다.



"...도저히...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어요."



그녀가 눈물 방울을 바닥에 톡 톡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아무도 지키지 못했었는데...다시는 그 누구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도저히 버틸 수 없었어요."



그녀의 어깨가 외롭게 들썩거린다.



"누군가를 지키고 싶었어요, 그 누구도 지킬 수 없다면... 바로 제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었을거예요."



"혹시 그래서..."



브라우니가 조금 측은한 표정을 지었다 아까 자신의 말이 마음에 조금 걸린 모양이다.



"...뇌파가 같으니까요, 알고있는데...머리는 알고있는데 뇌파는 계속해서 철충들을 인간이라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냥....그냥...."


-터덕!



그녀가 자신의 리볼버와 안고있던 철충 유충을 바닥에 떯어뜨리고 양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저는 인간님을 지킬 자격이 없어요, 흑...철충을 인간으로봤던... 저같은..저같은 미친년이 인간님을 지킬 수 있을리 없어요."


...더 이상 인간님의 발목을 잡지 않을게요, 이제는 믿어요, 저둘이 인간님을 해치지 않을거라는걸"



" "..." "



-턱



돌아오는 반응이 없자 그녀는 자신의 공무원증을 꺼내들었다.



"...가져가세요, 차단장치 옆쪽 패널에 공무원증을 대고 15345를 입력하면 풀릴거예요."



"..."


-턱



하베트롯이 조금 머뭇거리다 공무원증을 받고 다시 거리를 뒀다.



"...어디론가 사라질게요, 다시는 인간님을 마주칠일 없으니...


...걱정마세요. 히히..."



켈베로스가 힘겹게 웃어 보이고는 걸음을 옮길려고했다.



"켈베로스, 어디가는거야?'



그의 질문에 켈베로스는 눈물을 억지로 삼켰다.



역시 참 착한 인간님이다.



"...철충을 인간님과 같은 인간으로 보고있었어요, 만약 방금 제가 방아쇠를 당겼으면...


...브라우니가 했던 말 하나도 틀린거 없어요, 저는 인류의 배신자나 다름없는 년이에요.



동시에 움직이는 시한 폭탄이죠, 만약 제가 철충을 또 인간으로 혼동하면.... 인간님의 안전을 위해서 저는 사라져야 만해요."



지금도 스스로에게 의문이든다.



만약 철충이 인간님을 공격하려고하면 망설임없이 반격을 가할 수 있을까



아니면 무기를 던져놓고 달려들어 어떻게든 둘을 때놓겠다고 제압이나 시도하고 자빠져 있지 않을까



그 위험을 인간님이 감수해서는 안된다.



"...켈베로스, 너는 나를 믿어?"



"...네, 믿어요, 인간님은 저를 못믿으시겠지만 저는 인간님을 항상 믿을거예요."



"다행이네, 그러면 나의 선택도 믿어줄테니까"



"네, 인간님이시라면...


....네?"



지금 저런말을 하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켈베로스, 너는 인류의 배신자가 아니야"



"위로의 말씀 감사하지만..."



"필요했을 뿐이잖아, 버티기 위해서 살기 위해서"



"...하지만 철...."



"그 대상이 무엇이었는지는 지금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거는 그것 덕분에 지금까지 버텼다는거야"



"...방금 보셨잖아요, 방아쇠를 당겨서 인간님을 죽게 만들 뻔했어요, 그런데도..."



"하지만 결국 당기지 않았지, 결국 깨달았고, 결국 옳은 선택을 했잖아"



"...만약 또 철충을 인간으로 생각하면..."



"켈베로스, 너가 나를 믿듯이 나도 너를 믿어"



"...이해할 수 없어요, 저는 인간님한테 해만 끼쳤는걸요?"



"행동이 잘못된 건 맞지, 하지만 그 이유가 나쁜거는 아니었잖아, 오히려 좋은거였지"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아니, 중요해, 너도 경찰이니 알거 아니야? 의도가 무엇이었는지에 따라 형량이 달라진다는 것을"



"..."



"물론 둘이 죽었다면 나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았을거야, 하지만 아니잖아? "



"...정말로 죽이려고 했어요."



"하지만 죽이지 않았지, 그게 타의든 자의든 중요한 것은 죽이지 않았다는 것이고 되돌릴 수 있다는거야



둘을 죽이지도 않았고, 방아쇠를 당긴것도 아니야, 방식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그렇게 생각한 이유나 의도는 문제가 없었어"



"...무슨 말씀을 하시고 싶으신거죠?"



"나는 너를 용서한다는 거야"













켈베로스는 또 한동안 말이 없었다.



"...왜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시고 희생하시는거죠?"



켈베로스가 작게 을조렸다.



"그야..."


"아니요, 아니라고요, 바이오로이드가 인간님을 지키기 위해서 대신 그래야하는거지 인간님이 그러시면 안되는거라고요."



켈베로스가 그의 말을 끊고 말을 이어갔다.



"저희의 문제예요, 해결해도 저희끼리 어떠한 형태로든 끝내서 인간님에게 해를 끼치지 않게 마무리 해야하는 거라고요."



"하지만 그렇게 해결하는게 한쪽이 다 죽는거였어서 말이야, 그래서 내가 어쩔 수 없이 개입했어"



"...이렇게까지 하시는 이유가 뭐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그는 잠깐 고민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해피 엔딩을 원하니까"











"..."



켈베로스는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해피 엔딩'



애니는 잠시 그를 곁눈질로 보다가 고개를 저으며 시선을 돌렸다.



-스슥...


"?!"



그때 이프리트는 자신의 다리 옆으로 아까 켈베로스가 내려놓은 철충 유충이 지나간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깜짝이야... 그래도 반응 보니 그를 인지한 것 같지는 않네'



그래도 그와는 거리가 꽤 있었기에 크게 개의치는 않는 이프리트



"브라우니! 하베트롯! 여기..."



철충을 조용히 처리할 마땅한 근접 무기가 없었기에 둘을 부르려고 했으나



-...샤샥!!


 

"""""!!!"""""



철충 유충이 순식간에 그가 있는 이불 쪽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뇌파 감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이프리트의 위치가 그랑 꽤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리를 본거구나!'



이유는 바람때문에 이불 아래쪽에 살짝 드러난 다리, 



물론 그것이 인간의 다리인지 바이오로이드의 다리인지 구별할 방법은 없지만 이 철충은 일단 달려들기로 한 모양이다.



"막아!!"


-턱!



이프리트가 기겁을 하면서 산탄총 개머리판으로 그것을 찍으려했지만 이미 그녀를 지나쳤다.



"제기라...


...!!"



"브라우니! 당장 그거 저기에 내려놓고 줍지마! 명령이다!"



브라우니는 곧바로 자신의 소총을 주울려했으나 움찔하고는 일단 철충을 향해 내달리며 소리쳤다.



"하베트롯! 마체테 줘!!"



"여기요!"


-휙



브라우니가 재빠르게 뛰고는 있었으나 그녀가 철충에게 붙기 전에 철충이 먼저 그한테 달려들게 사실상 분명해보였다.



'이런...!'



그 모습을 본 애니는 철충과 가장 멀리 있었던 탓에 근접공격을 시도할 수도 없는 상황



-턱



이건 어쩔 수 없이 총을 쏴야한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빠르게 인지한 애니는 곧바로 자신의 홀스터에 손을 가져다댔다.



"?....맞다!"


"...그럴리가요.



-휙~


제가 왜 그러겠어요?"



하지만 아까 그가 지시한데로 리볼버를 던졌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마는데



"쏴버려!!"



-척



하베트롯은 다급하게 소리치는 애니의 목소리를 뒤로한 체 무릎쏴 자세를 취했다.



-달카...



그리고 곧바로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으나



"발포를 금지한다, 이건 명령이다!"



"!!!"



아까 그가 내렸던 명령 때문에 방아쇠를 못당긴다는 사실을 손가락에 힘을 줘도 움직이지 않는것을 느낀 후에야 기억해냈다.



"...맞다! 당신!! 빨리 발포 금지 철회해!!!"



그리고 그 명령의 대상은 이프리트 또한 마찬가지였던 모양 산탄총의 조준을 풀며 크게 동요하고 있었다.



-샤샥!!



하지만 철충은 이제 이불 코앞까지 다가온 상황 그가 명령을 다 내리기도 전에 달려들게 분명했다.



"안돼애애애!!!!"


-휙!



마지막으로 지금 상황을 인지한 브라우니가 절규하면서 들고있던 마체테를 철충에게 던졌으나



-깡!


' ' ' ' '아...' ' ' ' '



애초에 연습한적도 없었기에 형편없이 빗나갔다.












고작 철충 유충 때문에?



그 수많은 칙과 램파트들의 맹공 속에서도 그를 지켜냈다.



그런데 고작 이렇게 그를 잃는 것인가



그녀들의 걸음은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애니는 자신의 리볼버를 줍기 위해서 몸을 날렸다, 콘크리트 바닥에 온몸이 까지고 있지만 상관없다.



이프리트는 자신의 산탄총을 철충에게 조준한체 달려가고 있다, 그가 저 철충보다 먼저 명령을 철회해주기를 기도하며



브라우니는 자신의 주먹으로라도 철충을 때리기 위해서 온힘을 다해서 자신의 한걸음 한걸음을 철충 유충을 향해 날리고 있었다.



하베트롯은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양손으로 방아쇠에 들어간 검지 손가락을 부러뜨릴 각오로 힘을 주고있었다. 조준이 조금 흔들렸지만 쏠 수만 있으면 상관없었다.



그녀들 모두 이미 늦었다는 것을 알고있음에도 멈출 생각은 없었다.



-파악~!



하지만 애석하게도 철충은 이제 도약해서 이불을 뚫기 시작했다.



이제 그의 시야에서도 철충이 보일 것이다.



너무 늦었다.













나 때문에 그렇게 된거야, 



-턱



내가 약했기 때문이야, 



-달칵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킬거야 



-덜그럭



너희들로부터



-탕!!!!











-팽~!


"""""!!!"""""



큰 소리와 함께 철충의 머리 부분이 조각남과 동시에 그를 향해 날라가던 힘을 잃고 바닥에 떨어졌다.



"..."



그의 발가락 앞에는 철충의 사체 조각 일부가 무심하게 툭하고 닿았다.



그는 이불에 대빵만하게 생긴 구멍 사이로 이내 그녀들의 얼굴을 볼 수 있게되었다.



"""""....."""""



모두가 어안이 벙벙해진 것인지 멍하니 그 구멍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그를 포함한 모두의 시야가 총성이 들린 방향으로 향하니 그곳에는



-쉬이익....



켈베로스가 총구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리볼버를 양손으로 들고있었다.



"...괜찮으신가요? 시민분"



켈베로스가 방긋 웃어보였다.



-----


모두가 기다리던 사이다가 드디어 왔습니다!!


이제 진정한 적에 함께 맞서 싸우는 그녀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대립을 너무 오래 지속해서 기가 빨린다는 느낌들을 받았을 것 같으니 한동안은 대립보다는 다른걸 중점적으로 다뤄 볼게


독자들처럼 캐릭터들도 조금 쉬어야지 


물론 연재 속도 때문에 상대적으로 짧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리고 동시에 비축분이 오링났습니다.


단편들 올리느라 비축분을 안만들고 있었어


아무튼 이건 내가 알아서할테니 재미있게 읽어주고 다음화를 기다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