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주인님을 모셔서 영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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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충과의 전투가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패널을 잡은 내 손은 상당히 떨렸다. 이제 이 기나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환희 때문일까?

아니, 그것은 아니었다.

아주 위험한 작전이었다. 철충이 만든 마지막 본거지를 소탕하기 위해선 강력한 위력을 바탕으로 포위, 섬멸을 하는 것도 좋지만...

안에서부터 이들을 쥐고 흔드는 것이 필요했다. 소수의 인원으로 적의 내부를 휘저으며 혼란을 부추길 '테러'의 스페셜리스트들이 필요했다.


"바르그... 바르그! 응답해!"


패널에 소리를 질렀지만 잡음만이 일었다. 그러던 그때였다. 갑작스레 패널에 누군가 연락을 취해왔다.

혹시나 바르그일까 싶어 클릭한 내게 연락을 한 것은 마리였다.


"지금 오르카 저항군이 철충의 본거지를 가까스로 포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현재 상황은?"


내 질문에 마리는 다급히 말을 이었다.


"워낙 많은 수가 있기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각하... 하지만 이번 작전에 투입된 엠프레시스 하운드를 구출하기 위한 부대 또한 돌입을 마쳤으니..."


사망자 0명의 지휘관.

오르카 저항군이 나를 부르는 별명이었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그러한 별명은 무참하게 무너졌다.

그때, 마리의 연락에 누군가 끼어들었다. 다름 아닌, 몽구스팀의 작전관 홍련이었다.


"사령관님. 몽구스 팀도 돌입 준비 마쳤습니다. 최대한 신속히 철충을 뚫고 엠프레시스 하운드 대원들 구출에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젠장. 내 탓이야. 그런 위험한 임무에 아이들을 투입시키진 말았어야 했어."


나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오르카의 모든 지휘관들이 내게 향했다. 애써 이들을 이끄는 사령관으로써 개인적인 감정을 컨트롤 해야 했지만... 도저히 제어할 수 없었다.


"...사령관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장화랑 그 아이들은 강인한 아이들입니다. 절대..."


"...각하. 너무 스스로를 책망하지 마십시오."


내 머릿속에선 지금쯤 철충의 본거지에서 고립된 엠프레시스 하운드 멤버들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장화, 천아, 파프니르, 그리고 바르그까지. 위험할 수 있는 임무였지만 그들은 오히려 그 임무에 자원했다.


'이번 임무는 저희의 주특기나 다름 없는 임무. 반드시 성공하여 모두의 승리에 기여하겠습니다.'


잠입하기 전 바르그가 나를 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던 것이 기억났다. 생각해보면 말렸어야 했다.

그 여린 아이들을 그저 빠른 승리를 하기 위해 사지로 내몬 것만 같아 마음이 아파왔다. 나는 마리와 홍련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왔다.


"...손실이 가지 않게. 최대한 조심하여 작전을 속행한다."


"알겠습니다... 승리!"


"...명령 하달 받았습니다. 사령관님."


패널이 꺼지고 나는, 잡음이 이는 엠프레시스 하운드의 화면을 향해 말했다.


"들려... 너희들? 오늘이 아니라도... 충분히 철충을 이길 수 있어. 그러니까, 살아와. 살아와야 해. 알았어...?"



*



이와 같은 시간, 네 명의 여자들은 벽 뒤에 숨어있었다. 그녀들의 앞으론 어느새 엄청난 철충의 무리들이 포위를 하고 있었다.

마치 항복하라는 듯 총을 쏘아대는 통에 팔의 상처를 매만지던 천아가 씩 웃으며 말했다.


"하아... 옛날 생각난다. 전에 여제 아줌마 암살 심부름 갔다가 블랙리버 애들한테 이렇게 포위됐던 적 있었는데. 그치?"


"...그러게. 그땐 어떻게든 탈출했는데. 오늘은... 좀 빡세네."


천아와 장화의 말에 파프니르는 따지듯 그녀들에게 말했다.


"...너넨 그때 나한테 혼자 정전 시키고 먼저 도망 갔잖아!"


"그게 원래 니 주특기였잖아. 블랙아웃 스페셜리스트?"


"맞아~ 우리가 너 버리고 도망갔냐? 그래도 나중에 구해주러 왔잖아 인정?"


"웃기지 마! 낙하산도 빌려달라 하곤 뺏어간 년들이..."


바르그는 그리고 이 상황에서도 투닥거리는 그녀들을 보며 어이가 상실했다. 하지만 그녀는 크게 숨을 내뱉은 후 말을 이었다.


"너희들은 이 상황에서도 니탓이니 내 탓이니 틱틱거리는 게 참 웃기는군... 아니. 그래도 죽는게 무섭다고 질질 짜진 않으니 다행이려나?"


바르그의 말에 천아는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그리고 손에 나이프를 거머쥐며 말을 이었다.


"뭐~ 우리 임무 특성상 이런 날이 올 건 각오하고 있었잖아? 근데... 좀 아쉽네. 진짜 탈출하는 건 글렀어."


일사불란하게 멤버들은 철충의 생산 라인을 파괴하고, 전력을 끊었다. 또한 연결체를 암살하며 안에서부터 적들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결국 그녀들은 철충에 의해 집중 포위되었다. 물론 사령관은 자신들을 구출할 부대를 보낼 것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우릴 구출하러 오게 된다면 주인님의 작전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다. 우리 하나 때문에 마지막 작전을 망치면 안 된다. 우린 최대한 더 많은 철충 본대의 발목을 잡는다."


바르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모두들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다들 성치못한 몸을 이끌며 나가려는 순간, 파프니르의 발치에는 망가진 사령관 패널로 연결되는 초소형 드론이 보였다.


"...이거. 망가졌나?"


"그렇겠지. 통신도 안 되니, 그래도 불 들어오는 거 보니 카메라 녹화는 되나 보네."


그렇게 이야기를 하던 그때, 천아가 별안간 드론을 들더니 대뜸 그들에게 가리키며 말했다.


"자~ 자. 카메라를 보고 나이와 이름들을 말해줄래?"


"야. 넌 이 상황에서도 장난이나 치냐?"


"... 장화. 나이는, 몰라. 안 센지 오래 돼서."


장화가 툭 말을 내던졌다. 그러자 모두의 표정이 그녀에게 쏠렸다. 그리고 바르그는 잠시 침묵하다 천천히 말을 이었다.


"...바르그. 나이는 장화와 동갑일 거다."


그러자 천아는 장난스레 드론의 카메라를 파프니르에게 건넸다. 그녀는 어물쩡거리며 버벅거리다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파프니르. 나이는 알 필요 없어. 난 엠하 중 가장 강한 멤버야."


물론 평소에 바르그가 듣는다면 어이가 없어 코웃음을 쳤겠지만 그녀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어느새 그들 앞에는 철충들이 조금씩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천아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짓곤 이내 카메라를 자신의 쪽으로 돌렸다. 만신창이가 된 몸을 애써 최대한 가리곤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천아. 우리 남친 핫~ 팩의 첫 번째... 부인이 될 뻔한 여자야."


"흥. 누구 마음대로 걔 첫 번째 부인이래? 미쳤냐 뱀년아?"


"웃기네! 걘 내 제일 소중한 보물이거든? 너희들이 먼저 가진 척하는 거 진짜 웃기네?"


"어쩌면...주인님이 보실... 마지막 영상에도 이런 추태나 보이다니. 대체 너희들은..."


그렇게 대답하던 바르그는 피식 웃어버렸다.


"...그래. 이게 엠프레시스 하운드 답긴 하겠군."


그와 동시에 천아는 불이 들어온 드론 카메라를 멀찍히 떨어뜨렸다. 멤버 넷의 모든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총에 맞아 옆구리에 피가 흐르는 장화, 한쪽 손목에 총상을 입어 한 손으로 나이프를 쥐고 있는 천아. 꼬리가 반쯤 잘린 파프니르까지. 바르그도 이미 디스트로이어의 일격을 정면으로 맞아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웃고 있었다.


"이거 유언이냐? 아쉽네. 난 늙어 죽을 때나 남길 줄 알았는데 말이야."


"남친한테 할 말 있냐 너?"


엠프레시스 하운드에서 천아 다음으로 합류한 장화. 그녀의 머릿속에선 많은 일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갔다.

사령관 휘하의 몽구스팀을 공격했던 일, 사사건건 천아와 치고박고 싸웠던 일. 사령관에게 마음을 열고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던 일.


"...씨발. 하아, 이럴 거였으면. 너한테 사랑한다 한 마디라도 더 하고 올 걸. 홍련한테... 투덜거리지 말 걸..."


"후회해 봐야 달라질 거 있냐? 짧게 말해. 애들 다 말 남겨야 하니까."


천아의 말에 장화는 길게 숨을 내뱉었다. 잠시 생각하던 그녀의 눈에선 한 줄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하지만 건틀릿으로 애써 눈물을 훔친 후 그녀는 입술을 꾹 깨물며 말을 이었다.


"...사랑해. 그때도, 그리고 지금도. 그리고... 날 잊지 마. 하... 하. 씨발... 진짜 이런 거 구질구질해서 싫은데... 싫은데... 나 잊지 마. 꼭... 나도 너... 안 잊을게 알았지...?"


카메라를 잡은 천아의 손이 떨려왔다. 그녀는 애써 눈물을 닦은 후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뷰웅신... 남친이 우릴 잊겠냐? 무슨 쓸데없는 소릴 하고 있어... 자 다음은... 똥강아지? 너가 할래?"


천아의 카메라가 바르그에게 향했다. 바르그는 숨을 길게 내쉰 후 카메라를 보며 대답했다.


"...주인님. 저는 엠프레시스 하운드의 대장으로서 두 가지 보고를 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파괴 공작 임무는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그렇게 대답한 바르그의 입가 근처에선 주르륵 피가 흘렀다. 몰려오는 통증을 애써 참던 바르그는 해맑게 웃으며 다음 말을 이었다.


"하지만... 꼭 살아 돌아오란 두 번째 임무는... 완수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바르그의 머릿속에선 사령관의 모습들이 떠올랐다. 배신자라 생각하던 자신을 받아주고 대장으로 대우했던 그의 자상하고 부드러운 음성에 그녀의 목소리는 파르르 떨려갔다.


"...용서해주십시오. 저는... 대장으로선 어울리지 않은... 아둔한 자입니다...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과분한 신임을 받았지만... 두 번째 임무를 완수하지 못해..."


결국 바르그는 눈물을 터트리며 말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부디 강령하십시오... 주인님."


천아는 깜짝 놀랐다. 여제의 무덤 앞에서 통곡한 이후론 전혀 눈물을 흘리지 않던 그녀가 서럽게, 카메라를 보며 통곡했기 때문이었다.

천아가 잡은 카메라도 심하게 떨려왔다. 하지만 애써 그녀는 입술을 꾹 깨물곤 말을 이었다.


"야... 이러면 남친이 괜히 질질 짤 거 아냐! 뭔 애들이 펑펑 울기만 해... 야, 밧데리! 너는 뭐... 할 말 있..."


그렇게 카메라를 돌린 천아는 이내 퉁퉁 얼굴이 부운 채 울고 있는 파프니르를 발견했다.

멤버들 중 가장 나중에 합류하였지만, 철의 탑을 하카로 폭파시킨, 아주 지대한 공이 있는 여자. 그야말로 엄청난 막무가네 바보.


"...흐으... 아... 안 울려고 했는데에... 흐으... 씨이이... 이럼 니들 또 엄청 놀릴 거 아냐...아..."


"...놀렸으면 좋겠다. 아주 두고두고 말이야."


"주인님께 보내는 마지막 인사다. 파프니르. 주인님을 섬기는 일원으로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라."


두 여자의 말에 파프니르의 눈에선 눈물이 더욱 쏟아졌다. 어린아이처럼 훌쩍거리는 그녀였지만 장화도, 바르그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멤버를 놀리는데 진심인 천아까지도.


"야. 밧데리. 울지만 말고 남길 말 없어? 나도 남겨야 한단 말이야!"


천아가 말하자 파프니르는 울먹이던 눈을 몇 번이고 박박 비볐다. 그녀 역시 처음 합류 했을 때 자신을 귀여워 해주던 사령관이 떠올랐다.

바보가 아니라며 자기를 치켜세워주며 웃던 사령관을 떠올리던 파프니르는 크게 숨을 내뱉은 후 이내 말을 이었다.


"...나 말이야. 맨날 황금만 찾곤 했었는데... 나 사실 황금보다 더 좋아한 건 너... 란 거 알지?"


다시금 울음을 터트리려던 파프니르는 애써 입술을 꾹 깨물곤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어차피 죽으면... 금은 저세상에 들고 가지도 못하는데... 괜히 아까워 하기만 하고...오... 하아... 씨이... 너한테 사랑한다고 더 말해둘 걸..."


그렇게 대답한 파프니르는 고개를 세차게 돌렸다. 그리곤 애써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사랑해. 황금보다 소중했던... 내 사랑. 그리고... 스털링. 빡대가리 데리고 다니느라... 정말 수고했어."



이윽고 제일 먼저 합류한 천아는 카메라를 자신에게 돌렸다. 그녀는 애써 웃으며 혀를 쏙 내밀곤 말을 이었다.

여제의 명령이 사라진 후, 목적없이 떠돌던 천아를 거둬준 사령관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얼굴이 떠오르자 그녀는 목소리가 다시 떨려왔다.


"...하하. 애들 말 존나 많다. 그치? 어차피 유전자 씨앗으로 나중에라도 복구하면 되는데... 여제 아줌마가 우리 유전자 씨앗을 남겨놨을진 잘 모르겠지만..."


그러던 천아의 눈에선 똑똑 눈물이 흘렀다. 그녀는 애써 눈물을 닦곤 크게 숨을 내쉰 후 쾌활하게 말을 이었다.


"...철충이랑 전쟁 끝나면. 남친 대신 애기 아빠, 하고 불러보고 싶었는데. 하아... 이걸 못 부르네... 씨이... 진짜..."


그러던 천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랑해. 애기 아빠."


그러던 천아는 이별하듯 드론 카메라를 내려놓았다.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녀들은 당당히 카메라 앞에 서곤 자세를 잡았다.

먼저 바르그가 입을 열었다.


"엠프레시스 하운드 인원 보고. 총원 4, 부상 4... 열외 0. 현재 인원 4..."


그리고 바르그는 카메라를 보며 대답을 이었다.


"...저흰 여제님을 모셨고, 주인님을 모신 기간은 이보다 짧았지만...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모셔서 영광이었습니다. 주인님. 이상... 보고 끝입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던 바르그는 카메라를 향해 오르카식으로 경례했다. 그러자 장화도 경례했고, 천아와 파프니르도 경례했다.

그렇게 뒤를 돌자, 어느새 철충들이 그녀를 완전히 포위하며 들어오고 있었다. 혹시나 모를 장화의 부비트랩을 찾는 건지 조심스레 그들이 숨은 엄폐물로 다가왔다.

그리고 자신들의 앞에 놓인 수많은 철충들을 보며 바르그는 입을 열었다.


"엠프레시스 하운드의 구호가 뭐지?"


"대장이면서 나도 아는 걸 모르냐? 여제님을 위해 저들을 찢어발겨라."


"여제 아줌마는 없고... 어쨌든 우리의 직속 상관은 남친이니 구호를 바꿔야겠네."


"그래. 그래야지. 전보단 확실히 좋겠네."


그리고, 그녀들은 일제히 구호를 외첬다.


"...사령관을 위해 저들을 찢어발겨라."


장화는 그렇게 대답한 후 건틀릿에서 가느다란 와이어를 뽑았다. 천아도 나이프를 거머쥐곤 혀를 내밀며 웃었으며 파프니르도 남은 꼬리에서 최대의 전력을 방출했다. 바르그도 스콜과 하티를 뽑아들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자신들을 애워싼 철충들을 향해 돌격했다. 어느새 카메라에는 장화가 일으킨 거대한 폭발과 파프니르가 일으킨 전격의 폭풍이 몰아닥쳤다. 천아가 던진  나이프가 사납게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바르그가 휘두르는 대검이 철을 절단하는 굉음이 들렸다.


*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스틸라인의 엄호를 받으며 등장한 몽구스팀이 이상하리만큼 얼마 남지 않은 철충을 저격했다. 가쁜 숨을 몰아쉬던 홍련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장화! 대답해봐요. 장화! 장..."


"...엄마. 여... 여기..."


그때였다. 불가사리가 어느 한 곳을 가리킨 곳에는 차마 말할 수 없이 당한 네 사냥개들의 시신과 함께 나이프와 잘린 주피터와 건틀릿, 그리고 묘비처럼 꽂힌 스콜과 하티가 있었다.


아무런 말도 못하고 홍련은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뒤따라 온 마리도 네 사냥개의 시신과 그 주변으로 무수히 쌓인 철충의 잔해들을 보다 수색하는 스틸라인의 장병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평소엔 장난기 많던 브라우니들도, 군기가 빠진 이프리트들까지. 스틸라인의 대원들은 사냥개들의 시신을 보자 입을 다물었다.

네 시신의 주변으론 처절한 사투가 벌어진 전장의 상흔들이 마치 사냥개의 발톱과 이빨 모양으로 긁혀 있었다.


"..."


마리는 뒤를 돌곤 몽구스팀과 스틸라인 대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부대 차렷!"


울음을 참지 못한 몽구스팀의 대원들과 미호의 부축을 받아 몸을 일으킨 홍련. 그리고 이 소식을 들으며 그 누구보다 슬퍼할 사령관을 떠올린 마리 또한 울음을 참고 외쳤다.


"엠프레시스 하운드 대원들에 대하여 경례!"


그리고 그와 동시에, 빨간 불이 깜빡거리던 드론 카메라의 불이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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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비 보다 뭔가 이런 진지한 글도 써보고 싶어 끄적였음.

전에 봤던 080 외전도 그렇고 이런 느낌의 글도 한 번 써보고 싶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