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오르카 저항군의 주간 회의시간


평화로운 나날이지만 오늘의 회의안건은 사뭇 밝지 않아보였다.






오늘 회의의 안건은 사전에 고지해드린 바와 같이 최근 부사령관님의 이상징후에 대한 것입니다.




너희들도 최근 인지하고 있듯이, 부사령관의 상태가 조금 이상해진것 같아.

각자 생각을 말해주면 좋겠어.




확실히 몇 주 전부터 부사령관님께서 저항군 인원들에게 돌연 '민주주의'의 당위성을 설파하시는게 목격되었어요.




그 뿐만 아니라 저항군 인원들 중 저희같은 군인 바이오로이드들에겐 더욱 적극적으로 철충에 대한 '민주주의 전파' 작전을 실행할 것을 지시하셨습니다.




스틸라인에게 그랬단 말야?

우리한테는, 특히 내 권좌의 핵탄두를 보고는 '이것이야말로 참된 민주주의 배달을 위한 결전병기' 라고 하던데.

당최 뭔 뜻인지 아직도 이해를 못하겠어.




혹시나 해서 결례를 각오하고 부사령관님이 혼자 계실 때 뭘 하고 계시는지 염탐을 해봤는데...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모를 노래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노래? 무슨노래?




녹음을 해왔는데 들어보시겠어요?




한번 들어보자.




.

.

.

.

.

.

.



자유는 모든 별 위에 군림해야만 하네




모든 의로운 마음을 가진 시민들의 마음 통하여




그들의 빛을 존중하리. 대의를 위하여 그대의 역할을 다 하리




확고한 지지, 기대 이상의 성과




인류만의 최고의 통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지명한 사실.




질문과 의심은 허용하지 않네.




반역자들은 모두 부정되리라.




'통제민주주의'만이 진정한 길




이에 반하는 자는 모두 우리의 분노에 고통받으리.




그들을 뒤덮는 백(white), 황(yellow), 청(blue).




정의와 희망은 영원히 펼쳐지리라




은하 전체로 뻗은 우리의 길은




죽은 이들의 뼈로 닦여져있도다.




슈퍼지구의 침몰하지 않는 자부심




그것은 만족을 모르는 홍수와 같네




우리는 낙원을 위해 희생하네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으리




일어나라 시민들이여, 일어나라 자유여.




슈퍼지구의 자부심이 드높이 떠오르리니.



.

.

.

.

.

.

.

.

.



이거 뭔가... 미묘하게... 위험한거 아니야??

슈퍼지구? 통제민주주의?

민주주의가 통제가 가능해?




노래가 마치 국가(國歌)처럼 들리는데... 대체 뭐지??




추가로 부사령관님 방에 이런 게 걸려있었습니다.














저건.... 마치 나라의 국기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군.

스스로 만든 것 치곤 너무나 본격적인 것 아니오?




아, 전에 둘째 오빠가 내 연구실에 와서 이상한 전투복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어.




전투복을??




응. 둘째오빠야 워낙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는걸 좋아하니까 전투복 개발요청을 자주 하잖아.

그런데 이번에 부탁했던 전투복은 좀 뭐랄까... 그냥 여러모로 이상했어.




무슨 전투복을 부탁했는지 봐도 될까?




어디보자....

아, 이거야.















뭐지... 저 어두운 분위기의 전투복은?

해골마크는 또 뭐고....




대체 뭘 하시려는 걸까요 부사령관님께서는...




아, 그러고 보니 요전에 저에게 와서 행정부서 하나를 신설해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행정부서? 부사령관이 아르망에게 직접 부탁했다고?




네 폐하.

부서 이름이........

'진리부'?? 였던걸로.....




주인님.....

즉각 구인류 검증실험에 들어가시죠.

그게 아니라도 이건 거의 쿠데타의 정황이에요.




.............................................




부사령관 지금 어딨어...?!




그러고보니.... 오늘 새벽부터 차 한잔 배달하러 간다고 나가셨는데....




차라니? 이 와중에 웬 차?




사령관님! 회의중에 죄송합니다!

지금 철충 접경구역에 부사령관님께서 철충들과 교전을 벌이고 계신 것으로 확인됩니다!




뭐?! 아니 왜 멋대로 튀어나가서 혼자 뭐 하는 건데?!

모두 회의는 이쯤에서 끝내고 어서 부사령관을 지원해줘!!!









같은 시간 부사령관은.......





 



민주주의 만세~!

다들 한잔씩 하라고!!

이것이 바로 리버티(Liber-Tea)이다~!! 하하하하!!!!!  







======================================================================================================














통제민주주의를 지지하십시오.

거역하는 시민은 소정의 교육 후 다시 민주주의의 품으로 돌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