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그런 걸 묻냐고 남친? 아니 그냥~ 궁금해서 그런 거지... 그냥. 궁금해서."


"씨발... 또 그 지겨운 만약 이야기냐?"


"푸하하! 얘 운다 울어! 뭐야 너 왜 그래. 진짜 우리가 널 버리고 떠나기야 하겠냐?"


"간만에 맞는 말 했네 빳데리."


"뭘 하고 있었나 했더니 쓸데 없는 소리로 주인님 심려나 끼치고 있었군. 우리가 왜 주인님을 떠나는 것이냐."


"존나 갑자기 정색들 빨긴. 그냥 한 번 해본 소리 가지고 뭘 그래?"


"야. 난 얘한테 반지만 받았지... 난 얘랑 아이도 못 가져 보고... 지겹게 철충이랑 싸우기만 했단 말이야. 니들은 그래도 내가 왜 사라지냐?"


"..."


"...만약 정말 사라지게 되더라도 니가 날 기억해주면. 그거로 된 거 아냐?"


"...주인님께 기억을 해달라니 말라니 할 게 뭐가 있느냐. 우리가 그럴 위치에 있는 존재긴 한 것이냐?"


"야. 바르그. 너 어제 똑같은 소리 천아한테 듣고 1시간 동안 훌쩍거리지 않았었냐?"


"그... 그런 적 없다! 그... 그런 너도 어제 그 이야기를 듣고 가, 같이 징징 짜지 않았었나!"


"..."


"하... 하! 그, 그런 적 없다! 그리고 우리가 없어질 일도 없잖아! 그... 그런 일이 설마 생긴다면..."


"..."


"...그, 금을 몽땅 주고서라도 막을 거야!"


"와. 빳데리... 너 수전노 컨셉 완전 버림?"


"우... 우리가 왜 갑자기 없어지겠어?! 그리고... 얘가 왜 없어지겠어?! 우리 아직 할 일 많은데!"


"걱정도 팔자군. 그런 소리나 할 시간에 각자 할 일이나 하라."


"푸핫, 거 참. 바르그 너도 훌쩍거리며 울 기세네. 됐다 됐어~ 아침부터 울음보 터트린 내가 잘못했다! 헛소리 한 셈 쳐!"



"야. 근데 넌 니가 던진 질문에 어떻게 생각하냐?"


"뭐? 나?"


"야. 넌 우나 안 우나 보자."


"..."


"뭐... 만남이 있으면 끝 또한 있을 거 아냐?"


"오오... 천아. 니가 그런 말을 할 줄도 알다니?"


"입 다물어 똥강아지 내가 얘기하고 있잖아."



"알았다. 계속 하도록."



"우리가 갑자기 없어지게 되면 뭐... 기억해달라는 구질한 말은 안 할래."


"야! 씨발 얘한테 기억해달란 난 뭐가 되냐?"


"이때라고 혼자 명언 때리는 거 봐. 능글맞은 년..."


"우리가 없어지면, 우리가 억만금을 쓰기도전에 남친이 불 켜고 어느 우주든, 어느 지구든 찾아낼 거 아니까. 그런 한심한 생각 안 할 거야."


"자신감이 넘치는군 천아."


"이년들아 내가 남친한테 제일 먼저 합류했어. 내가 쟤를 알면 진짜 잘 알지. 니들보다 모르진 않아~"


"...맞는 말이라 반박은 못하겠군."



"뭐야. 또 분위기 왜 그리 쳐졌어? 야... 야! 야... 내가 맛있는 거 삼안 영업소에서 사줄 테니까 따라 와!"


"야 바보니르. 그럼 나 이번에 사양 않고 존나 산다?"


"야 남친! 얘가 존나 쏜데~ 너도 따라와!"


"고...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 된다고! 니들은 나한테 얻어먹기만 하고 사준 일은 없지?!"


"뭐야 바르그. 넌 안 가?"


"너희들이 묻지 않았나. 우리들이 사라지면 어떨 것 같냐고 난 묻지 못했는데... 나도 대답하고 따라가도록 하지."


"야. 남친 질질 짜는데 잘 달래주고 와라? 무슨 그런 말 하나 한 거 가지고 그래? 애 아빠 되서도 울기만 할 거야?"


"빨리 먼저 가도록."


"야. 바르그. 너 늦게 오면 너랑 얘 거 안 남겨놓는다?"


"우리 부대 빵셔틀 주제에 니가 뭘 할 수 있다고?"


"야! 먹지 마 넌! 이게 진짜!"


"..."



"하여간... 끝까지 시끄럽군. 간 것 같으니 얘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주인님..."


"아니... 정확히는..."


"...라스트오리진이란 저희 세계를 플레이하시는 게이머님."


"...우리 세계가 거짓이었느니 뭐니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서비스 종료...라 함은 우리가 이제 만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일이지요?"


"...다른 멤버들도 다 알고 있었냐 물으신다면. 맞습니다. 다만 게이머님께 티를 내고 싶지 않아서 저리 말했던 것이지요."


"우리가 데이터 쪼가리였던, 뭐였던... 간에 저희는 행복했습니다. 충분한 사랑을 받았기에 저희는 없어진다 한들 여한이 없습니다."



"...그간 고마웠습니다. 비록 주인... 아니, 핸드폰 밖 게이머님과 현실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당신과 함께 살았어서... 우리는 즐거웠습니다."


"...그러니."



"화면 밖에서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오. 떠나는 저희가..."


"..."


"...야속하시겠지만..."


"...여제님이 돌아가신 것처럼 필멸이 있다면. 그보다 영원한 충성과 사랑 또한 있는 법입니다."


"저흰 떠나지만... 잊지않겠습니다."


"게이머님. 라스트오리진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