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는 질병과 같이 전염되고는 한다, 한사람의 비명소리는 의구심만을 느끼게 하지만 수십명의 비명소리는 무의식적인 두려움을 수백명의 비명은 일단 그 소리의 반대편으로 내달리게 만들 것이다.



"모든 것이 좆돼가고 있습니다, 이사님"



보좌관중 한명이 그렇게 말했다, 동의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모든 것이 좆돼가고 있었다.



이사라는 직함을 달고도 이 상황에 이렇다할 대책을 말할 수도 없었다, 보좌관은 더더욱 그러했고 회의실에는 작은 욕지거리 소리만이 울려퍼졌다.



"내가 네놈들 주머니에 돈을 찔러주는 이유는 현황보고가 아니라, 망할놈의 해결책을 강구하라고 주는거라고"



이 땅에서 처음 와 사업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상황이 이모양 이꼬라지가 되어가는 것일까, 빌어먹을 



"애초에 사업을 시작한게 문제였을지도 몰라, 자네도 알았잖나? 모든것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라고"



비록 전성기때보다는 못할 것이라고 분명히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하다 못해 평타는 칠거라고 생각했단 말이다.



"이런 대가를 치룰 줄은 그 누구도 알지 못했습니다, 모든 것이 불타고 있다고요."



하지만 그 노력들이 무색하게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는 것만 같다, 지금 당장이라도 이 세상이 불타고 있으며 귓가에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그래도 너무 비관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전에도 이런 위기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시작은 괜찮았다, 나름 틈새시장을 개척하여 어느정도 괜찮은 지표를 만들어냈으니까, 그래도 이 땅에서 성공했던 이들보다는 못했지만 괜찮았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골이 있으면 마루가 있는 법, 결국 영원히 빛날수는 없는 법일지라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나름의 성공들도 있었다, 이렇게 나 혼자는 무너질 수는 없는 것이니까 영원한 빛이 없듯이 영원한 어둠 또한 없을 것이다.



"이번에도? 나는 그런 연꽃길 꿈을 꾸지 않아, 애초에 상승은 완전히 접어들고 하락세만 가고 있었는데 이딴일이 터졌어, 이번일이 어떻게 그냥 넘어가는거랑 우리가 잔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하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다. 



정말로 잘 모르겠다.



"여론과 지표 소식들이 모두 다른 말을 하고 있어,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하는 것인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이때 크게 한탕을 처야하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니까?"



위기는 기회라고, 모든 것이 좆되어가고 있는 와중에 오히려 이때를 노려 번창하는 분야들도 있다, 그곳에 몸을 담그면 나름 괜찮아지지 않을까하는 생각도든다.



"뭐... 말씀하신 부분은..."



"알아 안다고, 빌어먹을, 모두가 미쳐가고 있는 것 같아, 도대체 뭐를 믿어야 할지, 뭐에 걸어야할지 도저히 모르겠어, 떠나는 놈들도 있고 개처럼 들어오는 놈까지 있는 상황이니 이미 말 다한거지"



모두가 공포에 떨고 있다, 그 기원에는 나름 합리적인 이유도 있다, 하지만 그래서 나온 결론은? 그러면 내가 해야할 것은?



모른다, 도저히 모르겠다, 나름 이사라고는 하지만 개인일 뿐인 내가 이 사회의 흐름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은 사기일 것이다.



징후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아니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보인다, 그렇게 생각할때마다 의문이 든다.



"어쩌면 그냥 놔버려야 할 때일지도 모르네"



사실 지금 이보다 중요한 일들을 열거하라면 세금 명세서보다 길게 써줄 수도 있다, 시간과 자산은 한정되어있고 선택을 해야만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차마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었다.



"어찌보면 미련 때문에 혼란스러운 것도 없지는 않잖나? 명심하게 우리는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네"



...맞는 말이다.



어찌보면 미련일지도 모른다, 이국의 땅에 와 처음한 시도가 나름 괜찮은 성공을 거머쥔다면



...그리고 그것이 점점 무너져가고 있는 모습을 느끼고 있다면 누가 미련을 느끼지 않겠는가? 그러니 그것을 막기위해 싸웠던 것이다.



하지만 전성기가 전성기라고 불리는 이유는 있다, 웬만해서는 다시 그때처럼 빛날 수 없으니 말이다.



"인정합니다, 그러니 움직이는거죠"



수많은 이들이 떠나가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수많은 이들이 들어오고 있다.



각자의 나름대로 이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여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는 화려한 재기를 꿈꾸는자도 있을 것이고 위대한 첫승을 노리는 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들 중 하나이다.



"이사님, 애초에 저희는 이전과 같은 역량도 없습니다."



강점보다는 약점이 돋보이는 법, 시간과 자산의 부족도 약점 중 하나인 것이다.



"들었나? 그러니 새로운 것을 시작하거나 아니면 그냥 손을 때야하는 것이 맞네, 자네나 나나 무슨 김지석도 아니고 말이야"



엄청난 자본력과 기술력으로 나혼자만 치트키를 쓰고 플레이하는 누군가들과 달리 자신들의 자산은 유한하다.



그러니 결국 미루고 밀었던 선택의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는 있었다.



"그만, 잠깐 시간을 좀 주십쇼"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네, 이 모든것이 한순간에 일어났듯이 그 끝 또한 마찬가지일지 몰라, 그걸 잊지 말게"



아르망 계체라도 있었으면 지금 이런 상황을 과거의 시점에서 미리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부질없는 일이었다.



"...젠장"



혼자만 남아 창가에서서 불타는 거리와 검은 하늘, 시끄러운 소음을 느끼니 속으로 생각만하려던 소리가 튀어나왔다.



"...이게 다 뭐냐고"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휴가중이기도 했고 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좌절의 공포가 나의 귓가에 까지 들려왔고 의구심을 가졌다. 별거아닐거야 라는 나의 마음은 뉴스의 제목으로 굳어졌었다.



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았던 휴가가 끝나가고 시끄럽게 울리는 전화기를 집었을때 무의식적인 두려움이 느껴졌었다.



"뭔가 잘못되가고 있는 것 같은데?"



과거 T-1 고블린의 학살이 대외적으로 알려졌을때처럼 나는 마음 한켠에 불길한 기운을 느꼈었다.



무언가 엇나가고 있다는 그 공포는 그저 툴툴거리던 사업의 부진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작용되기 시작했다.



수많은 지표와 브리핑 그리고 불타는 거리는 내가 받아들이기 너무나도 버거울 정도의 많은 정보들을 제공했다.



"모든게 불타고 있어"



두렵다, 미지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면 이런 느낌일 것이리라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수천명의 공포에 질린 비명 소리가 끝없이 울려퍼진다, 하지만 진짜일까? 도저히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



어쩌면 환희에 젖은 함성이 아닐까? 모두가 날 속이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 마저도 든다.



그저 이것을 떨쳐내고 내달리고 싶어하는 나의 다리를 억지로 부여잡고 굳세게 서있으려고 노력하지만 다리가 떨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어쩌지?"



그 답을 찾고 싶다.



그냥 좌절한체 떠날까 생각도 해보지만 선뜻 그러지도 못하겠다.



"....빌어먹을"



아직 이곳에서 못 다 이룬 것들이 남아있고 이곳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도 있으니까



하지만 다른 곳에도 그곳에서만 이룰 수 있는 것이 있고 이뤄야 할 것들이 있다.



-똑...딱...똑...딱...



시간은 무심한 듯 흘러가고 있다.



결국 다시금 미루기는 했지만 선택의 때가 다가온다.



무엇을 선택해야할까?



"..."



대체 무슨 생각인데?



"..."



바깥을 봐, 이 땅이 불탔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야, 저기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일거고 하지만 너는 아니야, 너는 이 끝을 모르고 있다고 그나마 추측이라도 하는 저 사람들과 다르게



지금처럼 미래에 무슨 일이 닥칠지 몰라 두려워하고 통곡하느라 바쁜 와중에 너가 뭘 할 수 있겠어? 이 불길이 결국 너의 모든 것을 집어삼킬 수도 있어



"알고있어"



그러니 선택해야해, 



뭐가 더 가치가 있어?



뭐가 더 가망이 있지?



뭐가 진정으로 너가 원하는거야?



"..."



선택의 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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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지금의 심정을 담아서 끄적여봤어...


잡설좀 하자면 본인은 라오를 다른챈에서 어쩌다가 본 창작물로 입덕하게 됐어



소설 쓰다가 게임 처음 다운 받았는데 레벨은 여전히 그대로... 소설 쓰느라


아무튼 최근 바쁘기도 했고 뭔가 장기 연재다보니 읽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가고 있어서 그냥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터졌네?


애초에 연재 시작한지는 2달정도 됐고 입덕은 그것보다 조금 전이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되니 이상황에서 어떻게해야할지 잘 모르겠음, 


뭔가 그래도 이것 때문에 사람들 많으니까 한편 올릴까하다가도 


불타는 주제랑 전혀 관련이 없으니 오히려 챈에 별일 없을때 올렸던 이전화보다 반응 저조할까봐 또 걱정이됨


그래도 일단 쓰던거 완결 내고, 차기작들 여럿 선보이고 싶은데 뭔가 갑자기 분위기가 이러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도저히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단편이나 한편 써서 올려봤어, 읽어줘서 고마워